‘맨날 싸울 바엔 여수 갑‧을 선거구 하나로’…방안퉁수 정치가 원인?
‘맨날 싸울 바엔 여수 갑‧을 선거구 하나로’…방안퉁수 정치가 원인?
  • 마재일
  • 승인 2024.02.14 17:51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칼럼]
일각서 ‘차라리 선거구 하나로 합치자’…반복되는 갈등 정치 ‘염증’
그 중심에 주철현·김회재 국회의원…지역 현안 놓고 사사건건 충돌
후보들 지역 분열 ‘정치’ 지목…국회의원 소환제·시민 공천제 등장
▲ 여수시 전경. (사진=남해안신문 DB)
▲ 여수시 전경. (사진=남해안신문 DB)

주철현‧김회재 갈등, 시의회까지 분열 ‘정치 효용성 의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단일 선거구로 통합 가능성이 제기됐던 여수시를 기존 두 개 선거구를 유지하는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여수와 순천을 묶어 갑‧을‧병 3개 선거구로 나누는 방안이 정개특위에서 재논의되자 지역 정치권이 혼란을 빚고 있다.

지난해 12월 획정위의 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당시 선거구가 줄면서 통합되는 지역은 역차별, 지역 간 불균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강한 반발과 함께 의석수를 유지하고 하나라도 더 늘리기 위해 치열한 물밑 작업과 여론 작업을 마다한다. 그런데 여수지역에서는 갑·을 두 개의 선거구를 하나로 선거구를 합치자는 의견이 분출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중심에는 여수갑 주철현, 여수을 김회재 의원의 지속적인 갈등 표출이 있다.

두 의원은 그동안 지역의 주요 현안마다 충돌해왔다. 협치와 소통은 사라지고 대학병원 유치, 통합 시청사, 박람회장 사후 활용, 여수-순천 간 고속도로 건설, 웅천 생활형 숙박시설 토론회, 여순평화공원 위치 등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며 갈등을 빚으면서 지역을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었다. 그 누구보다 지역을 화합하고 갈등 중재 역할을 해야 할 정치인들이 보인 행태는 실망을 넘어 정치 염증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두 의원은 갈등과 분열만 초래할 뿐 소통하고 화합과는 거리가 먼 행태와 행보를 보여왔다. 이런 모습이 지역민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가뜩이나 싸움질만 하는 중앙 정치권에 신물이 날 지경인데 지역에서마저 싸우는 꼴을 봐야 하는 유권자들은 절대 반가울 리 없다. 힘든 경제 상황에 희망을 주기는커녕 갈등, 분열의 정치에 짜증만 늘어가는 실정이다.
 

▲ 여수시의회.
▲ 여수시의회.

두 의원 간 다른 입장 차는 여수시의회마저 갑과 을로 나뉘어 패거리, 줄서기 정치 행태로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여수시의회는 정현주 의원이 발의한 순천대 의대와 여수대학병원 설립 촉구 결의안을 놓고 양쪽으로 갈려 세 싸움을 벌였다. 수적 우위에 있는 갑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로 결의안이 부결되자 을 지역구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면서 의회는 파행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수 전남대학교병원 설립 촉구 결의안이 갑 지역구 의원들 주도로 채택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재선에 뛰어든 두 의원은 여전히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

갈등은 사소한 것까지 이어졌다. 예산 확보 치적 홍보, 심지어는 자리를 놓고서도 벌어졌다. 지난 3일 홍익표 당 원내대표 여수 방문 당시 김회재 의원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런 상황을 바라봐야 하는 지역민 입장에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민선 7기 권오봉 여수시장도 대립하는 두 국회의원 사이에서 시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차라리 갑·을 선거구를 하나로 합치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아무리 그래도 국회의원 한 명보다는 두 명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두 명이 있으나, 네 명이 있으나 유권자는 정치 효용성을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역 분열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 손실과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일부 총선 후보는 두 명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합쳐지면 경쟁이 치열해져 국회에 입성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속내가 있다. 국회의원 두 명의 필요성이 정당성과 시민에게 절대적인 공감을 얻으려면 실망감에서 기대감으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게 효용성을 증명하고 각인시켜야 한다.
 

▲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당시 모습. (사진=남해안신문 DB)
▲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당시 모습. (사진=남해안신문 DB)

후보들, 한목소리로 지역 분열 ‘정치’가 원인

이번 총선 후보들은 타파해야 할 지역 문제로 ‘정치로 인한 지역 분열’을 꼽고 있다. 여수을에 출마한 권오봉 예비후보는 “민생은 뒷전이고 시도의원 줄 세우기를 통한 시정간섭과 지역의 여러 현안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정치 후진성이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권 예비후보는 “정치권은 갑·을 선거구 간 갈등을 유발하고 지역을 분열하는 정쟁이 난무해 ‘국회의원을 한 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비등하다”면서 “정치의 후진성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시·도의원 시민 공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시의원이 시민의 목소리보다는 공천권을 행사하는 국회의원의 눈치를 더 보는 지금의 정치구조를 바꾸고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는 정쟁을 지양하고 국회의원 간, 국회의원과 시장이 협력하는 정치풍토를 조성하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여수갑에 출마한 이용주 예비후보도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 순으로 줄 세우기와 국회의원이 시장 선거 등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국회의원이 시정과 시의회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등 정상적인 당‧정협의 관계를 넘어서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배제하겠다”고 했다. 이 예비후보는 “그 비판의 중심에 민주당이 서 있고 민주당이 바뀌어야 지역 정치가 정상화되고 바뀐다”면서 “지역의 대표 정당인 민주당을 개혁하기 위해 1호 공약으로 ‘국회의원 소환제’ 시행”을 약속했다. 여수을에 출마한 조계원 예비후보도 “여수 발전에 시너지를 내야 할 갑‧을 정치가 오히려 분열과 갈등으로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 4‧10 총선에 출마한 여수시갑 예비후보들.
▲ 4‧10 총선에 출마한 여수시갑 예비후보들.
▲ 4‧10 총선에 출마한 여수시을 예비후보들.
▲ 4‧10 총선에 출마한 여수시을 예비후보들.

주철현‧김회재 “죄송, 협력해 나가겠다”

두 국회의원은 갈등으로 인한 지역 분열 비판에 대해 머리를 숙이면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철현 의원은 지난달 1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회재 의원과의 갈등에 대해 “국회의원이 두세 명 있는 지자체가 다들 사이가 안 좋다. 그걸 대놓고 갈등을 표출하느냐 안 하느냐 문제라고 보는데 과거에 시장할 때 김성곤, 주승용 의원은 그렇게 안 싸웠다. 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여러 가지로 미숙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갈등을 합리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천권을 빌미로 지방의회를 좌지우지한다는 지적에 대해 “2년 전 지방선거 때 공천에 탈락하신 분들은 핑계를 대긴 하지만 갑 지역은 비교적 시민과 당원 뜻에 맞게 합리적인 공천을 했다고 믿는다. 또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의원도, 도의원도, 시장도, 국회의원도 지역주민의 표를 먹고 사는 유권자인, 주인인 시민의 심부름꾼이다. 지역주민의 뜻에 따라 활동할 수밖에 없다. 구 여수와 구 여천의 지역 간 대립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는 지역구 주민들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 재선에 나선 여수갑 주철현, 여수을 김회재 의원.
▲ 재선에 나선 여수갑 주철현, 여수을 김회재 의원.

김회재 의원은 지난 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갑‧을 갈등에 대해 “주철현 의원과 감정의 문제는 아니고 주요 현안을 놓고 의견 대립이 있는 것이다.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이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시스템으로 풀 것이냐에 대해서는 시민을 중심으로 시민이 주도권을 가지고 결정해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우리가 지금 부족한 부분이 주요 현안에 대해서 아무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서 “가장 좋은 것은 여수에 중요한 사항이고 국회의원 의견이 다르면 시장이 주도해서 협의하고 풀어나가야 한다. 당정 협의가 원활하게 돼야 하는데 정기명 시장이 당선된 후 당정 협의를 두 번 하고 멈췄다”고 했다. 그는 “당정협의회도 대표성을 띤 시‧도의원만 하다 보니 정말 시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이 안 되고 한쪽 입장만 서로 대변하다 보니 싸우는 것으로 비치고 문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나치게 갑·을 의견이 아주 달라서 사실은 시민들이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지고 포용하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 여수시 전경. (사진=남해안신문 DB)
▲ 여수시 전경. (사진=남해안신문 DB)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정치

두 국회의원이 지역사회의 우려와 해법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런데도 왜 협치가 안 될까. 국민을 위한, 시민을 위한 정치가 자기들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치로 전락한 지 오래다. 본인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며 부인할 수 있지만, 거기에 동의할 시민은 얼마나 될까.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모적 정쟁 속에 실망을 넘어 불신감이 팽배한 시민은 정치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른바 정치 무관심이다. 일부 추종 세력 그들만의 정치일 뿐이다. 시민은 조금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며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지만, 지역 정치권은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지,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의 정치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갈등은 분열과 대립을 낳기 쉽지만 의외로 긍정적인 기능도 있다. 나와 생각이나 입장이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함께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갈등도 창조적으로, 발전적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두 국회의원한테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 여수시 전경. (사진=남해안신문 DB)
▲ 여수시 전경. (사진=남해안신문 DB)

우리 속담에 ‘망둥이 제 동무 잡아먹는다’, ‘한솥밥 먹고 송사한다’는 말이 있다. 같은 당 소속이면서, 한 도시의 리더이면서 서로 불화하는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지금 여수 갑‧을이 이 상황 아닌가. 조금 비약하자면 중앙 정치에서 존재감이 약한 의원들이 자신의 입지 강화를 위해 시·도의원 등 지방의원들 줄 세우고 대장 노릇 하려는 방안퉁수 정치인이 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선거구가 갑‧을‧병으로 나뉘어 동네북 취급받는 지역의 현실은 결국 지역 정치인이 힘이 없기 때문 아닌가. 자업자득으로 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

재선에 나선 주철현 의원은 ‘중단없는 여수 발전’, 김회재 의원은 ‘하나 된 여수, 담대한 도전’을 부르짖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역 화합의 훼방꾼이 아니라면 둘이 먼저 하나가 돼야 하지 않을까. 그게 어렵다면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는 현안이라면 적어도 한목소리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중앙 정치무대에서 큰 정치 한다며 재선시켜 달라고 읍소하기 전에 지역에서부터 큰 정치를 보여달라. ‘정치’가 누구의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주철현·김회재 의원이 지역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예전으로 2024-02-19 05:51:29
여수시
여천시
각자도생합시다
3여통합 해체가답이다

여수대동문 2024-02-14 23:10:34
여수갑 주철현국회의원의 지역공약 전남대와여수대 통합양해각서에 국동캠퍼스에 먕한방한의대를 설치하겠다고 2006년도에 약속하고 여수시의 국립대학을. 전남대에 통합하였다 ~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주철현의윈측에서. 국동캠퍼스에 전남대 분원. 여수대학병원을. 만들자는것이다 적극 지지히고 열악한 여수의료현실을 개선해 주기 바랍니다 // 국동캠퍼스는 웅천동 도로를 이용하면 여수시 전역의 도로망. 연결 접근성이 양호 하다

여수의힘 2024-02-14 19:13:11
구)여수시권역이 가장 큰 문제다. 1998년에는 19만명에 육박했던 인구가 지금은 11만명선 붕괴직전으로 엄청 줄어들게 되었는데 그에 대한 책임지는 이가 한명도 없다. 만약에 생각이 있었다면 조선소 집단화부지라든가? 신월동 한화공장을 돌산읍 상.하동 남동쪽에 옳겨 산단 만들고 신월동에는 테크노밸리 유치했으며 오천산단 동쪽해변 메워 동여수산단 만들었을것을 그렇게 했으면 구)여수시 인구는 줄지도 않았을테다. 여천도 율촌,삼일,덕양.묘도 홀대 안했어도......

아무튼 인구감소 너무심한 구)여수시권역 인구감소문제 해결능력이 없다면 설사 나가더라도 지역구는 접어라. 시간만 아깝다. 차라리 전국구출마하여 당선되는게 낫겠다.

먹통 2024-02-14 18:06:37
제대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