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남해 해저터널 ‘사활 건 남해군’ VS ‘8년 남았는데…느긋한 여수시’
여수-남해 해저터널 ‘사활 건 남해군’ VS ‘8년 남았는데…느긋한 여수시’
  • 마재일
  • 승인 2023.11.15 09: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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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물적 교류, 관광 활성화 등 효과…인구 유출 우려도
지역 정치권, “전남도‧여수시 관심‧대응 준비 부족” 질타
남해군, 터널 전담부서 신설…4개 분야 핵심 전략 수립
​​​​​​​여수시, “8년 남아…조만간 TF 구성‧내년부터 준비 본격화”
▲ 여수시 신덕동과 남해군 서면을 육상과 해저로 연결하는 해저터널은 해저 구간 5.76㎞에 지상 구간 등 총연장 8.085㎞이다. 남해 해안가를 빙 둘러 1시간 30분, 50여 km를 달려와야 했던 거리가 단 7.3km로 줄어들면서 차로 10분 만에 연결된다. 터널 사업은 오는 12월 공사를 시작해 2031년 개통할 예정이다. (자료=남해군)
▲ 여수시 신덕동과 남해군 서면을 육상과 해저로 연결하는 해저터널은 해저 구간 5.76㎞에 지상 구간 등 총연장 8.085㎞이다. 남해 해안가를 빙 둘러 1시간 30분, 50여 km를 달려와야 했던 거리가 단 7.3km로 줄어들면서 차로 10분 만에 연결된다. 터널 사업은 오는 12월 공사를 시작해 2031년 개통할 예정이다. (자료=남해군)

다음 달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를 잇는 해저터널 사업이 공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여수시와 전남도의 대비가 안일한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저터널 개통으로 영·호남 지역 간 화합과 동반 성장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기도 하지만 여수시 입장에서는 인구 유출 타격과 관광산업 등의 선점을 위한 치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시 신덕동과 남해군 서면을 육상과 해저로 연결하는 이 터널은 해저 구간 5.76㎞에 지상 구간 등 총연장 8.085㎞이다. 해저터널 구축과 4차로 국도를 신설하는 공사에 국비 6,974억 원이 투입된다. 남해 해안가를 빙 둘러 1시간 30분, 50여 km를 달려와야 했던 거리가 단 7.3km로 줄어들면서 차로 10분 만에 연결된다. 터널 사업은 오는 12월 공사를 시작해 2031년 개통할 예정이다.

산업이 발달한 전남 동부와 자연경관이 수려한 서부 경남이 해저터널로 가까워지면 물적, 인적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정책브리프(Brief) ‘여수∼남해 해저터널 기대효과 분석’ 자료를 보면 해저터널 건설사업이 지역 간 동일 생활권 구축을 통한 인적·물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남·서해안을 잇는 해양관광의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교통사고 저감’, ‘관광 시너지, 일자리, 정주‧교육 여건 보완’ 등 해저터널 건설에 따른 다양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남해군이 실시한 분석 용역에서도 해저터널 개통 후 지역내총생산(GRDP)은 연간 2조 원 증가하고 일자리는 7,500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정주 인구 2만 5,000명과 관계인구 2만600명이 각각 증가하고 신규 주택 1만 가구, 관광객 연간 1,200만 명, 외국 관광객 연간 20만 명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 정기명 여수시장(오른쪽)과 장충남 남해군수는 지난 7월 해저터널 시대를 대비한 상생협력을 약속했다. (사진=남해군)
▲ 정기명 여수시장(오른쪽)과 장충남 남해군수는 지난 7월 해저터널 시대를 대비한 상생협력을 약속했다. (사진=남해군)

“열악한 여수시 정주 여건 남해군이 보완”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만큼 앞으로 대비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남연구원은 해저터널 건설로 통행 거리가 감소하면 출퇴근, 업무, 관광 등의 목적으로 통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남연구원이 ‘출근’ 목적의 통행량을 분석한 결과 여수시는 유입 통행량(대부분 순천‧광양)이 유출 통행량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은 반면, 남해군은 유출 통행량이 많았다. 여수시는 인력이 부족해 다른 지역으로부터 인력을 수급받고, 남해군은 일자리가 부족해 하동‧사천 등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실정이다. 해저터널 건설로 남해군민은 가까운 여수시로부터 일자리를 구하고 여수시는 남해군 등으로부터 부족한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귀가’ 목적의 통행량을 보면 여수시는 유출 통행량이 많았다. 이는 출근, 등교 등은 여수시로 하고 거주는 인근 지역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로 여수시의 정주 여건이 비교적 열악하다는 것이다. 반면 남해군은 유입 통행량이 많았다. 거주는 남해군에서 하고 출근, 등교 등은 다른 지역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정주 여건이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전남연구원은 열악한 여수시 정주 여건을 남해군이 보완할 수 있다고 봤다. 여수 인구가 남해 등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국가산단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남해에서 거주하며 출퇴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교육 여건은 두 지자체 모두 열악한 측면이 있어 해저터널 건설과 동시에 이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남해군은 지난해 6월 해저터널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산업·경제 △문화·관광 △도시·지역개발·교통 △환경·녹지 △교육·복지 등 5개 분과 39명으로 구성된 주민참여연구단을 구성했다. (사진=남해군)
▲ 남해군은 지난해 6월 해저터널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산업·경제 △문화·관광 △도시·지역개발·교통 △환경·녹지 △교육·복지 등 5개 분과 39명으로 구성된 주민참여연구단을 구성했다. (사진=남해군)

남해군, 주민참여형 발전전략 수립

남해군은 해저터널 개통이 8년이나 남았지만, 전담부서를 만드는 등 선제적 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저터널 사업과 관련해 터널 인근의 5개 마을을 돌며 주민 피해와 우려, 궁금증 등을 경청하고 설명하는 등 주민 소통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앞서 남해군은 지난해 6월 ‘해저터널 건설 남해군 발전전략’ 수립을 위해 주민참여연구단을 구성하고, 군민 설문조사와 읍면 순회 수요조사, 비전 정책 공모 등을 거쳐 발전전략 용역을 마쳤다. 남해군은 인구 10만 생태 해양관광도시를 목표로 1년 2개월간 용역을 추진, 도출된 234개 단위 과제를 부서별 검토를 거쳐 도시교통·문화관광·산업경제·교육복지 등 4개 분야, 29개 핵심과제를 엄선했다.

남해군은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KTX, 공항, 항만, 국가산단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형 국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300만 명에 이르는 추가 관광객 유입이 예상된다며 핵심 전략 수립 배경을 밝혔다.

남해군은 ‘해저터널 팀’을 신설해 각 부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터널 설계 시 차량 흐름 분산 유도 설계, 남해군 시점부 홍보관‧전망대 설치, 발생 사토 남해군 투입 방안, 현장사무실 남해군 내 설치, 해저터널 내 아쿠아리움 연출, 공동구 설치 등을 해저터널 실시설계 업체들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 전남도‧여수시 준비 미흡 질타

반면 지역 정치권 등에서는 전남도와 여수시의 관심과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행정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주철현 의원(여수 갑)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남도와 여수시가 해저터널과 관련된 아무런 계획이나 대응 방안이 없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남해군은 생태 해양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장기비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여수 등 전남 동부권의 인구와 관광객 유출은 물론 여수‧광양 산단의 배후 일자리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충남 보령해저터널은 터널 내부 풍경이 일반 터널과 다를 바 없어 통과하는 동안 지루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40억 원을 투입해 바다 생물 영상을 구현한 미디어아트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사진=보령시)
▲ 충남 보령해저터널은 터널 내부 풍경이 일반 터널과 다를 바 없어 통과하는 동안 지루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40억 원을 투입해 바다 생물 영상을 구현한 미디어아트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사진=보령시)

주 의원은 이어 “전남도와 여수시, 일부 정치인은 해저터널이 여수와 전남 동부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나 대책도 없이 경남 쪽이 다 만들어놓은 터널 사업을 자기들이 한 것처럼 생색만 내고는 정작 지역 주민들의 애로사항이나 터널 활용계획에는 아무런 관심도, 노력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주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전남도와 여수시는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서 해저터널을 활용한 여수, 전남 동부권 발전계획과 삼일동‧신덕 마을 주민들의 불편 해소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강문성 전남도의원도 지난 7일 전남도 기획조정실 행정사무감사에서 “경남도가 사업 추진을 위해 도 연구원, 남해군과 호흡을 맞춰 체계적인 준비를 해 왔지만, 전남도는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해저터널이 광양만권의 관광 활성화 등 효과도 있지만, 인구 유출 등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남도가 이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장현범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여수시와 전남연구원, 인근 시‧군과 상의해서 우려를 불식시키고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여수시도 해저터널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 종합적인 전략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마래터널 우회도로 개설, 중장기 관광종합개발계획 반영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조만간 TF 구성 등 내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저터널은 바닷속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실 별로 볼 게 없다. 8년 사이 관광 트렌드가 변할 수 있고 공사 지연 등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기본안은 정해놓되 상황에 맞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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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힘 2023-11-15 17:35:46
8년같은 소리하고 있네. 시간은 금방 훅! 가버린다.

미리미리 대비해야 훗날도 좋지 우리나라 왜? 임진왜란 괜히 나오는게 아닌 이유 알면서도 8년같은 소리네? 한려해저터널 착공하기 무섭게 대책을 세워 신대에 좋은 일만 해온 여순자동차전용도로, 중마에 좋은일만 해온 이순신대교처럼 여수만 손해보는 짓거리 두번다시 생각도 말아야지 그렇게 둔한건지 이해가 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