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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이번엔‘필리핀’으로
[지구촌 사랑나눔회 18번째 해외봉사 동행기 - 1]
2007년 창립, 아프리카서 첫 봉사활동 시작
학생 5명 포함 22명 구성 3 5박7일 간 활동
2017년 11월 13일 (월) 09:05:57 이상율 기자 ylsyool@chol.com
   
▲ 지구촌사랑나눔회의 18본째 해외봉사활동 지역인 필리핀 산 테드로시 주민들이 봉사단을 환영하고 있다.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회장 강병석)가 지난 10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5박 7일간 필리핀 마닐라 주 산 페드로 시 “란다얀 바랑가이”, “꾸얍”, “비안바야난” 등 세 마을에서 열여덟 번째 국제봉사 활동을 펼쳤다.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활동으로 2007년 창립한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는 그해 9월 아프리카 탄자니아 다르에르살렘, 나이지리아 카누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등 7개국에 이른다. 이중 필리핀이 7회로 가장 많은 방문기록이다.

지구촌 사랑나눔회는 의료 봉사의 특성상 헌신적인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있지만 다양한 직업군의 회원이 참여하여 현지 구호 활동, 문화교류, 시설지원, 학교 청소년 교류, 도시 간의 유대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봉사단의 구성도 의료봉사단에 강병석(산부인과), 심병수(신경외과), 정대호(내과), 정태호(치과), 박승원(소아청소년과), 박기주(가정의학과), 김재민(치위생사), 서현기(의약품 담당) 8명, 구호지원단 정철섭, 김나현, 김소양, 김다영, 김미숙 등 5명, 학생문화 교류단에 김유환, 김성은, 김태헌, 정지웅, 김동욱 등 학생 5명, 교류 협력단으로 이상율(이사), 최석규(시의원), 신지원(시청), 오문수(언론) 5명 등 모두 22명으로 구성했다. 여행경비는 언제나 모두 자기 부담이다.

26일 21시 30분 김해 공항을 출발한 일행은 12시 10분께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다. 처음부터 꼬인다. 미성년자인 김성은과 김동욱이 가족 동반이 아니라고 붙잡아둔 것이다. 한국에서 입국할 수 있도록 공증 절차까지 받고 여권도 있는데 막무가내다.

약간의 시간을 지체하고 다른 창구에 부탁했지만 담당자가 아니라고 거절한다. 마침 다른 직원이 퇴근한 담당자를 찾아가 허락을 받고 1시간을 넘겨 공증서류와 3,120페소를 내고 입국이 허용 됐다.

변칙이기는 하지만 평상시 일행 중 같은 성씨를 쓰는 아버지뻘이 내 아들이라고 하면 쉽게 통과됐던 일인데 공교롭게도 우리 일행 가운데는 아버지라고 자칭할 대상이 없어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미성년자와 동행은 아버지가 해야하고 어머니는 불가하다고 한다.

   
 
   
 

“아알라 알라방”에 있는 숙소 아카시아 호텔엔 새벽 2시께 도착했다. 입구가 삼엄하다 사납게 생긴 경비견과 함께하는 등치 좋은 경비원이 있고 호텔 정문에는 보안검색대가 설치되어 일일이 검색하는 통에 우릴 주눅 들게 한다. 프런트에서 방이 정해지고 출입 카드를 받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려는데 생소한 시스템으로 곤경을 겪었다.

대부분 호텔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해당 층의 번호만 누르면 된다. 그러나 이곳은 엘리베이터 안의 센서(감지기)에 카드를 대고 푸른 불이 켜진 다음 해당 층의 버튼을 눌러야 제대로 해당 층에 오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층이 다른 사람끼리 한방에 모이기가 어렵다. 한 방 모임은 모두를 프런트로 내려오게 하고 모임방의 당사자가 자신의 카드를 이용하여 함께 오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최근 신설 대형 호텔 대부분이 이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한다. 미루어 필리핀의 치안상태를 대변하는 것 같이 긴장된다.

호텔이 있는 알라방 지역은 신흥 개발 지역으로 높은 빌딩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인 부자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곳이다. 새로 지은 건물마다 맥도날드 등 외국의 유명 메이커가 즐비하다. 도로의 폭도 넓고 신호 체계도 잘 갖추었다.

그러나 도로는 선형은 직선 아닌 굴곡을 채택한듯하다. 도심 대부분이 직선보다는 심하지 않은 굴곡도로가 대부분이다. 섬 국가의 지형 특성상 굴곡이 많은 도로가 필수적인지 모르지만 꾸불꾸불하고 좁고 혼잡한 길에서도 서로가 양보하면서 잘 비켜나가는 것을 보면 이들에게는 이 길이 더 편한 것인지도 모른다.

27일 산 페드로 시 3개 마을에 대한 의료봉사가 시작되는 날이다. 마닐라로부터 약 28㎞ 떨어진 산 페드로 시. 면적은 작지만 인구 약 38만으로 2013년 행정상 도시로 승격한 곳이다. 마닐라의 위성도시다. 아침 10시 호텔에서 출발, 산 페드로 시청을 찾았다.

   
▲ 지구촌사랑나눔회의 18본째 해외봉사활동 지역인 필리핀 산 테드로시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청 앞에 이르자 로데스 카다키스 시장과 칼릭스토 카다키스 전 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 일동이 나와 열렬히 환영한다. 현관에 들어서자 온통 홀은 갖가지 그림과 소품, 장식품으로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다. 다가올 핼러윈과 만성절에 시민과 함께하기 위해서란다.

11월 1일이 만성절(All Saint’s Day) 국가 공휴일이다. 이날은 우리나라의 한식같이 성묘도 하고 친척들끼리 서로 모이는 날이다.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과 친척이 만나 가족이나 친척이 묻혀 있는 공동묘지로 가서 밤을 지새우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무덤가에는 수많은 촛불과 꽃들로 장식을 해놓아 매우 인상적이라고 한다.

환영식장에는 시내 11개 유치원 어린이와 어머니들이 태극기와 필리핀 국기를 흔들면서 반긴다. 주철현 여수시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시가 마련한 컴퓨터 50대를 전달했다. 치약 칫솔, 비누 100세트 의료기기 영양제, 구충제도 전달했다.

로데스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컴퓨터 30대는 신설하는 시립대학에 20대는 시청에서 사용하겠다면서 여러분의 호의에 보답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산 페드로 시 대학에 한국어 과목을 제2 외국어로 채택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석 단장은 여수시의 시화가 동백꽃인데 꽃말은 기다림이라면서 필리핀 국화의 꽃말이 약속이어서 7년 전 재방문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말해 힘찬 박수를 받았다.

   
▲ 지구촌사랑나눔회의 18본째 해외봉사활동 지역인 필리핀 산 테드로시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후부터 시작된 첫 의료봉사는 바얀바야난. 비교적 높은 지역으로 영세민이 많이 사는 우리의 달동네와 흡사한 곳이다.

골목과 같은 좁은 차선에 20명 정도가 탈 수 있도록 지프를 개조한 승합차, 짐과 사람을 실을 수 있는 삼륜차 트라이시클이 사람과 함께 북적이는 통에 걷기가 힘들다.

도로변에는 소규모 상점들이 채소와 생선 등을 팔고 긴 막대로 얼기설기 얽어 옷을 진열하여 파는 곳도 있다.

길거리에 팽개치듯 놓인 필리핀 당구대엔 청년들이 몰려들어 경기한다. 큐는 같은데 공이 다르다. 숫자가 적힌 원형 판이다. 앞에 있는 판을 큐로 핀을 쳐서 커브에 밀어 넣어 이의 숫자를 합해 승패를 겨눈다.

진료 장소인 산 이시드로 초등학교에는 1,000여 명의 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현지에서 채용한 7명의 통역을 약국과 의사들에게 배치했다.

신경외과 김선오, 소아청소년과 김건희, 내과 홍의현, 치과 박승철, 산부인과 이시연, 약국 정민철, 송가연을 배치했다. 이들은 모두 한국인 필리핀 유학생이다. 필리핀은 공영 어가 영어와 타갈로그 어로 주민 간에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원주민 환자와 의사간의 대화를 통역하기 위해서다. 진료 장소가 비좁아 진료가 어려워 인근 지역으로 일부는 분산 배치했다. 치과는 교회 앞 길가에 현지에서 지원한 치과 전용 차량을 배치하고 신경외과는 학교 아래 노인당에 자리를 잡았다.

약국은 본관 한 곳뿐이어서 신경외과에서는 예상 약을 확보하고 진료 후 즉석에서 지급하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 때문에 애를 먹었다. 치과는 환자가 많아 예정 시간을 훨씬 넘겨 끝났다. 지나는 주민들은 우리에게 한결같이 코리아를 연호하며 손을 흔들어 반긴다.

유창한 우리말로 인사를 하는 사람도 많다. 코리아에 대해서는 매우 우호적이다. 반기는 정겨움에 쌓였던 피로가 풀린다.

환자를 수술까지 하면서 최선을 다했던 심병수 원장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의사가 해외 봉사 활동에 참여할 때는 일정한 보수를 주고 대근 의사를 임시고용 한다. 그런데 근무를 하던 의사가 사전 상의도 없이 하루 만에 갑자기 근무를 못 하겠다는 전갈을 보내온 것이다. 이대로라면 임시 문을 닫아야 할 수 밖에 없다.

비록 주말이 겹쳐 짧은 3일간이지만 하루도 쉴 수는 없는데 충격이었다. 일요일 진료를 끝내고 야간 비행기로 귀국하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다행이 동료 의사들의 협력으로 가까스로 문제를 해결, 중도 귀국 위기를 넘겼다. 봉사단 모두는 여행경비를 자기 부담으로 하지만 의사들은 이처럼 여행경비 자기 부담 이외 대근 의사에 대한 조치도 병행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산 페드로 시내 빌리바오 호텔에서 열린 만찬은 하루의 피로를 풀고 서로 간의 친교를 이루는데 충분 했다. 시장 로데스가 초청한 환영 만찬이었다. 남편 전 시장 칼릭스토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강병석 단장이 주철현 여수 시장의 친서와 거북선 제작과정을 조각한 액자와 동백 꽃잎 모양의 찻잔을 전했다.

최초로 거북선을 만든 지역이 여수라는 설명에 경이의 눈으로 찬사를 보낸다. 시간이 가면서 만찬은 절정을 이루었다. 로데스 시장이 홀 중앙의 피아노 반주에 언체인지드 멜로디를 부르기 시작한다. 강병석 원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시장과 함께 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시장 부부도 노래를 부른다.

단원 중 유일한 고등학생으로 약국에서 열심히 봉사했던 김유환 군도 답가로 이탈리아 가곡 카로 미오 벤 (오 내 사랑)을 불러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오늘 밤 만찬은 일행에게 예우를 다한 만찬이었다.

현 시장과 전시장은 부부다. 남편 칼릭스토는 마르코스 시절 민주화 투쟁을 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임기의 3선 시장을 하고 연임 불가로 부인 로데스를 후임 시장에 당선시켰다. 2018년 2선 도전을 꿈꾸고 있다.

여수지구촌 사랑 나눔회 강병석 원장과 카타쿠즈 전임 시장과는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6년 전 산 페드로 시 의료봉사 활동으로 인연을 맺고 재방문을 약속 한 사이이다.

지난 9월 18일, 로데스 시장을 대신해 '2017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 국제자매도시 및 우호도시 합동 환영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카타쿠즈 전임시장 일행이 강병석 단장의 초청으로 여수를 방문 했다.

일행은 서현기 국장의 안내로 시와 시의회를 방문하고 강병석 원장의 주선으로 여수 관광을 했다. 오동도, 엑스포장, 여수 산단, LG공장을 방문하고 해상케이블카와 요트를 즐기고 한식 체험과 여수 밤바다를 관광하고 돌산의 강원장 별장에서 하루 밤을 새는 등 융숭한 환대를 받았다. 둘 간의 우정은 최근 사들인 스포츠카를 직접 운전 에스코트 하는 등 각별한 우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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