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동주(吳越同舟)
오월동주(吳越同舟)
  • 서선택 기자
  • 승인 2009.01.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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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순천 당정간담회가 남긴 것

정치적 적대관계에서 동지로 입장이 변환 서갑원 국회의원과 노관규 시장, 두 정치인의 만남을 놓고 순천지역 호사가들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민선5기 단체장 선거를 1년 5개월 앞두고 몇몇 후보군들의 물밑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 두 정치인의 만남이여서 더 화제꺼리다.

서 의원과 노 시장은 지난 19일 오후 2시 순천시청 소회의실에서 민주당 지역 당직자와 순천시 간부 공무원, 언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4기 출범이후 3여년 만에 첫 당정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당정협의회를 두고 두 정치인은 지역발전을 위해 같은 당의 국회의원과 시장이 한 뜻을 모아 지역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다고 확대해석을 자제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정치인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마련된 자리다고 평가해 달라"고 주문했다.

일단 시민들은 이들의 만남을 놓고 "서로 정치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는 과거고, 현재는 지역의 지도자로 지역발전을 위해 한 뜻을 모을 때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다른 해석들도 쏟아지고 있다. 일부 지역 정치계에서는 이번 만남으로 노 관규 시장이 내년 시장선거를 앞두고 서 의원과 불편한 관계를 일단락 시켜 당 내 입지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서의원-노시장 "지역발전 위한 것" 확대 해석 막아

반면 내년 단체장 선거 예비 주자로 거론되는 측에서는 "간담회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아닐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앞으로 펼쳐질 정치적 역학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더욱이 이날 당정 정책 간담회가 이렇듯 다양한 해석을 내놓게 하는 것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과 지난 2006년 민선 4기 지방선거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 서 의원과 민주당 소속 노 시장이 정치적 경쟁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정치인은 지난 2007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을 해 현재는 같은 당 소속이여서 같은 당 국회의원과 시장으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정치적 상황이 만들어져 있다.

그렇지만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서 의원이 선거운동을 해줬던 당시 시장 후보가 내년 지방선거에도 도전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하고 있어 이날 서 의원과 노 시장의 만남은 의미가 크다.

서 의원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조심스럽게 "민선4기 순천시 행정의 명성과 인지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서 많이 놀랐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노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일부 정치권 "내년 선거 위한 사전 만남" 평가

여기에 서 의원은 "시작이 반이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이런 자리를 마련해 보자"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노 시장도 "말하기 좋아하는 지역 호사가들이 '즉흥적 시정을 한다'고 말들 하지만 그렇게 시정을 이끌어 오지 않았다"며 그동안 지역 내 반대 세력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또한 노 시장은 "오늘 당정협의회는 호사가들의 좁은 시각보다는 지역의 미래를 내다보며 지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마련된 좋은 자리다"며 이날 만남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순천시가 2009년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 정원 박람회나 목포~광양 간 고속도로 순천만 관통 구간 공법 변경, 여수와 순천만 보성 연안도로 확포장, 가칭 시민 문화 교육 공간 조성 사업 등 서 의원의 국회 지원 활동을 요청하며 진행됐다.

많은 해석을 낳고 있는 이날 순천지역 두 정치인의 만남은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는 말과 '서로 미워하면서도 공통의 어려움이나 이해에 대해서는 협력한다'는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귀를 연상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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