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인구가 줄어 우편물이 줄었어요”
“섬 인구가 줄어 우편물이 줄었어요”
  • 임현철 시민기자
  • 승인 2007.01.20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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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백야도 찾은 남희석 인터뷰
 
 
▲ 백야도는 각 섬을 연결하는 연락선 역할을 하고 있다.
ⓒ 임현철

전남 여수 백야도(白也島)는 유인도 15개, 무인도 56개 등 71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화정면의 제도, 개도, 월호도, 낭도, 사도, 추도, 상화도, 하화도 등 인근 섬을 연결하는 연락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7일 아침, 8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인근 섬에서 배를 타고 백야도를 찾는 인근 섬의 집배원들을 만나기 위해 백야도로 향한다. 찬바람이 매섭게 살을 파고든다. 사람들이 선착장에서 삼삼오오 무리지어 있다. 섬에 사람들이 많을 리가 없는데 무슨 일일까?


백야교회 이재언 목사님 “MBC 느낌표의 휴먼 메티컬 프로젝트인 <산 넘고 물 건너> 촬영팀이 인근의 섬으로 가기 위해 왔다” 귀뜸한다. 이렇듯 백야도는 인근 섬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촬영팀 무리와 뒤섞인 가운데 각 섬에 소식을 전하는 집배원들이 우편물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여수우체국에서 백야도 화정우체국으로 오는 우편물을 받아 각 섬으로 나른다. 우편 차량이 도착하자 택배와 우편물을 섬 별로 나눠 배에 싣는다.


 
▲ 각 섬별로 우편물을 분리하고 있다.
ⓒ 임현철
 

 
▲ 분리된 우편물은 집배원들이 타고 온 배에 실려 섬사람들 손에 전달된다.
ⓒ 임현철
 

 
▲ <산 넘고 물 건너> 촬영팀들이 백야 선착장에서 인근 섬으로 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고 있다.
ⓒ 임현철
 

그런 후 두어 시간 자기 일을 본다. 고령화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신 섬의 할아버지 할머니 심부름을 대신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들은 보통 집배원이 아닌 섬사람들의 발로 통한다.


6년 째 적금도 사람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는 조상호(47) 씨는 “예전에 비해 섬 인구가 줄어 우편물이 줄었다”면서 “우편물과 택배 이외에도 할머니들이 부식을 주문하기도 하고, 공과금 등 금융일도 봐준다”고 말한다.


섬사람들이 주문한 일을 보고 10시 30분경 타고 온 배를 몰고 섬으로 돌아간다. 집집마다 소식을 전하고 나면 대개 오후 3시 정도에 일과가 끝이 난단다.


백야도 앞 해상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진다. 남희석, 이윤석, 박정아, 장윤정 씨 등 유명 연예인이 도착하고 <산 넘고 물 건너> 해상 촬영에 들어간다. 이 프로그램의 MC인 남희석ㆍ박정아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남희석
ⓒ 임현철
-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비결은?

“(하하) 유재석씨가 잘 나가 저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이곳저곳 얼굴을 내미는 것이다. 김제동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 프로 MC로 활동하고 있다”


- 방송에 임하는 자세는?

“진지하게 방송에 임한다. 건성으로 안하려고 한다. 방송에 데뷔한 지 16년이 되었다. 그동안 인기도 있어봤고, 떨어져도 봤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진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 여수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유라도 있는가?

“우리 프로는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고립된 오지 사람들이 치료를 통해 삶의 의지를 갖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의료 사각지대인 섬과 오지의 열악한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 그 혜택이 다른 섬에도 미치도록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본적인 생활도 보장되지 않는, 여객선도 없고, 전기마저 없고 식수마저 변변찮은 의료 사각지대인 섬을 찾아 국민 의료평등을 외치고 있다.


이번에 그 첫 번째로 (여수의) 상화도, 하화도, 추도, 수락도, 광도를 찾아 그들의 삶을 돌아보며 국민의 의료 건강 평등을 위해 아산병원 무료진료팀과 경희의료원 양한방팀이 치료를 할 예정이다. 지난 주에 왔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녹화에 실패하여 다시 온 것이다.”


 

 

- 낙도와 오지를 찾아다니는 <산 넘고 물 건너>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인구의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다. 섬도 마찬가지다. 이러다 유인도에서 무인도로 바뀌는 섬, 없어지는 마을이 생길까 우려된다. 묘만 가득찬 마을, 묘 관리할 사람마저 없는 마을이 생길 것이다. 섬을 다녀보니 현실적으로 섬 지원은 어려울 것 같다. 예를 들어 5~6명 사는 섬에 방파제 해달라고 하는데 인구 기준으로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쉽지 않다. 전기도 없고, 방파제도 없는 섬의 현실을 온몸으로 느낀다”


(박정아) “이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힘든 사람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 여수의 이미지는?

“내 고향인 충남 보령 못지않게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바다색도 예쁘고 음식도 맛있다. 맛있게 음식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정겹고 감성들이 풍부하다. 여수가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교통이 애매해 관광객이 찾아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음식과 바다에 개그 축제 등 재미있는 사업 아이템을 접목하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아) “아름답고 예쁜 곳이다. 여수공항이 있지만 도로로 여기까지 오는 시간 단축이 급선무인 것 같다. 여수는 피지와 다를 게 없이 바다도 너무 예쁘다.”


- 하고 싶은 말은?

“한 나라의 인구 1/3이 서울이라는 하나의 도시에 살고 있다. 이게 살만한 나라인가? 이게 정상인가? 생각하게 한다. 수도 이전은 이런 고민 속에 고려되었을 것이다. 각 도시들이 잘 살아야 서울로의 인구집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시골은 재벌들이 사는 것 같다. 마당 50평, 건평 70평, 앞산은 정원. 서울에서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다.


또 토요일 저녁 5시 40분으로 프로그램 시간대를 옮긴 후 시청율이 떨어지고 있다. 공공의 참여를 기초한 공익적 프로그램을 많이 봐줘야 지속적으로 방영할 수 있는 것이다. 방송이 왜 의미있는 프로는 안하고 상업적인 것만 치중 하느냐며 비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익방송을 지속할 수 있도록 남해안신문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먼저 많이 시청해 주길 부탁한다.”

 

 
▲ (좌로부터) 남희석, 박정아, 장윤정, 이재언, 이윤석 씨 등 <산 넘고 물 건너>팀이 백야도 해상에서 오프닝 멘트를 하고 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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