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어린이들이 뛰어놀게 하자
공원에 어린이들이 뛰어놀게 하자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7.31 0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 박효준 <여수경실련 사무국장>
“어린이 공원엔 어린이들이 없다.”
안타깝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현재 여수시에는 69년 이후 여수시에 건설부고시로 지정된 어린이 공원수만 84개소고 이중 조성된 것은 63개소에 이른다. 그러나 그 많은 어린이 공원 중 정말로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는 곳은 얼마나 될까?

오랫동안 갈아주지 않아 딱딱한데다 기생충이 득시글한 모래바닥에서, 한쪽이 잘린 그네와 삐그덕 거리는 시소, 여기저기 널린 병조각과 쓰레기들 그 속에서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놀라고 할 수 있을까?

더구나 돌보아 줄 이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그자체가 안타까움이다. 그래서 일까 지역의 많은 어린이 공원엔 어린이들이 신명나게 뛰어놀지 않는다.

학원이다 과외다 해서 바쁜 아이들의 일상 탓도 분명 있을 테지만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인지는 않을까 생각 해 볼 일이다.

어린이들에게 공원을 마음껏 즐기게 하는 것은 화려하고 비싼 시설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관심이다.

그다음이 안전하고 좋은 시설일 것이다. 수천만원을 들여 만든 조합놀이대 일지라도 어른이 없이 혼자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슬프기만하다. 마치 흑백영화의 아스라한 기억처럼 안타깝고 처량하다.

어른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어린이들에게 어린이 공원을 되찾아 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내 자녀가 사용할 곳이고 놀고 있는 곳이기에 고장 난 시설이나 위험요소가 있다면 고쳐주고 치워주는 일을 해보자.

마을 할아버지 한분이 아이들과 둘러앉아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정자나무 아래를 상상해 보자.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공원에 꽃밭을 만들고 그들의 추억을 새기는 일도 해보자. 어른들 보다 피곤한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보자.

그 공간은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닌 나와 내 이웃이 소통하는 광장의 역할도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 어렵지도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용되는 일도 아닐 것이다. 그 마을에 사는 엄마 아빠가 한 달에 한 번 씩만 관심가져 준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좁은 방안에서 컴퓨터와 씨름하는 내 아이를 햇살가득한 공원 속으로 안심하고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하여 내 아이가 바라는 공원의 모습을 만들고 또 그리하여 내 아이가 바라는 우리지역의 모습, 우리사회의 해 맑은 모습을 함께 그려낼 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