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를 꿈꾸던 여수청년, 여수 건축에 미술을 입히다”
“화가를 꿈꾸던 여수청년, 여수 건축에 미술을 입히다”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4.03.20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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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이준 건축사사무소제이플러스 대표
뒤늦은 도전에 성공한 건축사...예술이 깃든 건물 설계로 차별화
고향 여수를 향한 사랑, 온 가족 참여하는 나눔으로 되살려
이준 건축사
이준 건축사

 

화가를 꿈꾸던 청년이 건축사로 전환, 여수 건축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주인공이 있다.

건축사무소제이플러스(여수시 시청동1길 17 7층) 건축사 이준(47).

어려서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미술가를 꿈꾸어왔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선생이던 작가 이율배 선생으로부터 미술가가 되라는 격려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고1 때 아버님의 심한 반대로 잠시 방황했다. 미술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미술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 설계임을 깨닫고 1995년 명지대학교 건축학부에 입학하게 된다.

2001년 11월 대학 졸업작품을 마무리하고 지도교수의 소개로 서울 강남의 설계사무소에 입사하게 한다. 재직 후 설계사무실의 열악한 급여와 근무환경에 회의를 느껴 겨우 1년 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건축설계를 포기하고 낙향하고 말았다.

집에 있는 동안 아버지의 권유와 성화에 못 이겨 여수의 모 설계사무실에 들어가 4년간을 근무한 것이 어느덧 실무경력 5년이 되었다.

2007년 건축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하여 광주의 건축사 학원에 등록했다. 수강 중 서울에서 온 지도교수 김주석 건축사로부터 뜻밖에 자신이 운영하는 건축사 사무실에 스카우트 제의를받게 된다.

그간 근무연수가 쌓여가며 더 나은 디자인, 신기술에 대해 목말라하던 그는 김 교수가 여수에서 명물 건물로 소문나 있는 여수백병원의 설계자임을 뒤늦게 알고 망설임 없이 2008년 서울로 향했다.

김 교수는 전국의 교회, 병원, 고급주택, 개성공단 로만손시계, 신원에벤에셀, 외국 병원의 설계를 했던 유명 건축사였다. 강의와 건축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내와 두살배기 딸을 여수에 두고 혼자 지내는 서울 반지하 원룸에서의 생활하면서 배움에 대한 갈증 해소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한 성취가 주는 만족감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평일엔 직장에서 주말엔 학원에서 주경야독하며 3번의 도전 만에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그곳에서 2년간 소장 직책으로 다양한 실무를 수행하고 경험하게 된다.

우연이 아니었다. 이를 인연으로 2013년 3월 그간 설계했던 여수백병원 수술실 증축 감리자로 일하게 됐고 지역사회에 아름답고 좋은 건축물을 널리 보급하고자 노력하여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고향 여수에서 건축사사무소 제이플러스를 오픈하게 되었다.

당시 여수는 엑스포로 인하여 전국으로부터 관광객이 몰리면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었다. 상가, 원룸, 다가구 건물의 신축 붐이 크게 일어났지만, 디자인이나 편의성에 대한 고려가 태부족한 건물들이 대부분이었다.

속칭 ‘통 집’은 도리어 아름다운 여수의 경관을 해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로 점쳤다.

건축사사무소 제이플러스는 J+ARCH로 표기된다.

건축과 사회에 공헌할 아름다운 건축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고향에 수준 높은 건축 예술을 힘껏 펼쳐보고 싶다는 야망의 표시이기도 하다.

이준 건축사가 설계한 여수의 한 리조트 시설
이준 건축사가 설계한 여수의 한 리조트 시설

 

2014년 대형 숙박시설 건축설계를 의뢰받았다. 모처럼의 기회를 날려 버릴 수는 없었다. 건축주와 건축사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둘이 함께 부지 물색에도 나섰다. 주변 경관과 토지의 형태, 지질까지 꼼꼼히 살펴 적지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아이템을 찾고 외국의 풀빌라 사례도 참고하면서 객실 안에 욕조나 스파가 있는 경우를 배제하고 절벽 꼭대기에 물과 하늘과 이어진 것 같은 시각적으로 경계가 없을 것 같은 수영장을 의미하는 인티니티 풀을 반영하고 그 아래에도 숙박시설이 들어가는 설계로 확정했다. 무려 2년 만에 적지를 찾아 설계에 착수한 것이다.

2015년 사업부지 선정, 허가, 2016년 착공, 2017년 설계변경, 2018년 사용승인까지 4년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로 인피니티 풀장이 있는 여수 관광숙박(호스텔) 1세대가 탄생한 것이다.

부지선정에서부터 전체적인 컨셉 스터디 및 해외 사례조사까지 긴 기간 동안 전국에서 손꼽히는 여수의 아름다움을 담는 풀빌라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건축주의 의지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었다. 돌산 평사리에 동백골에 자리 잡은 ‘르그랑블루 리조트’다.

이외에도 종화동 스타벅스, 고소동 낭만카페, 백야도 카페 마에, 씨에스 나무병원, 다수의 풀빌라 및 근생, 주거시설 등을 탄생시켰다. 여수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공헌했다.

이준 건축사는 다양한 나눔활동으로 지역사회 공동체 회복을 위해 힘을 보내고 있다.
이준 건축사는 가족들과 다양한 나눔활동을 실천하며 지역사회 공동체 회복에 힘을 보내고 있다.

 

그는 여수가 고향이다. 지역사회 선한 봉사활동에도 온 가족과 함께 열과 성을 다한다.

아름다운가게 운영자문위원, 2015년부터 여수노인복지관의 빨간밥차 봉사자, 2018년 아름다운 가게 운영자문위원으로 나눔 보따리 행사에도 가족과 함께 참여하고 2016년부터 국제 와이즈멘 여수 오션 클럽 창단 멤버로 참여하여 2019년 회장을 역임하며 진달래마을, 여수시 장애인복지관, 마니원 급식 봉사 및 결손가정, 취약계층 집수리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전라남도 교육청 학교 공간혁신 촉진자와 사전기획가로 도내 다수 학교의 교육환경개선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고 2020년부터는 한영대학교 친환경 건축인테리어과 겸임교수로 강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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