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Yeosu’, 여수아이트(Yeosuite)!
‘I love Yeosu’, 여수아이트(Yeosuite)!
  • 남해안신문
  • 승인 2024.03.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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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시대 / 정희선 범민문화재단 이사장

 

정희선 이사장.
정희선 이사장.

 

먼저 남해안신문 창간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2003년 신문이 창간된 이래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론직필(言論直筆)의 사명감을 잃지 않고 20년을 한결같이 달려온 남해안신문에 경의를 표한다. 더욱 발전하여 거대한 발자취를 남기길 바란다.

여수는 우리 현대사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동학운동에서는 마지막 전투로 지역민이 많이 희생되었고, 여순사건에서는 여수 시내가 불바다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이 둘로 나뉘는 아픔의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6ㆍ25 전쟁에서는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을 맞이하는 등 여수가 바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70년이 훨씬 지났다. 지금 여수는 현대사의 상흔이 잘 치유되었을까? 반목과 대립을 넘어 공동체 의식을 지니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예’라고 명쾌하게 답을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분열과 반목을 일삼는 지역은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져 낙후되었음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과연 지역의 미래 발전을 위한 대안과 전략은 무엇일까? 지역민의 ‘화합과 소통’이 문제의 해법이라면 그 ‘화합과 소통’을 위해 물꼬를 틀 수 있는 그 무엇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여수 지역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여수는 지역색이 가장 적고 텃세가 거의 없는 곳이다. 텃세가 거의 없다 보니 어느 지역 주민이건 이곳에 와서 사업하기 쉽고 적응하기 쉽다.

동학농민운동, 여순사건, 6ㆍ25를 거치면서 많은 지역민들이 학살되었고 그 빈자리를 고흥 사람들, 함경도 피난민들, 그리고 다른 지역 주민들이 자리를 잡았다.

또한 1970년대까지는 육상보다 해상교통이 발달되어 전라도 완도에서 경상도 부산까지 이어지는 여객선이 주요 교통수단으로 운영되면서 해상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하였다.

따라서 외부 인구가 많이 유입되었다. 반면에 여수 본토 주민들은 50%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전국에서 가장 적은 본토 인구수를 지니게 되었다.

다음으로, 여수에 인물이 적다는 말이 회자(膾炙)되고 있었다. 현대사의 생채기가 지역을 훼손시켰을 뿐 아니라 인물까지 희생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60년이 지나자 여수의 인물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백일섭(탤런트), 허영만(만화가), 배병우(사진작가), 정철(카피라이터), 장유정(영화감독), 지성(탤런트), 문지영(피아노) 등 문화예술인들이 국민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거기에 여수 출신은 아니나 여수를 소재로 하는 문화예술인들도 많아졌다.

소설가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기메문학상을 수상하였지만 그의 최초 소설은 소호동에서 집필한 ‘여수의 사랑’이었다.

시인 도종환도 여수에서 군대시절의 모습을 ‘접시꽃 당신’에 담았다. 국민가요 ‘여수 밤바다’를 부른 장범준도 여수를 상징하는 가수이다.

이제는 여수가 서서히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문화예술로 치유하고 승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소통과 화합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이다. 우리 지역 출신이든 아니든 여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문화예술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소통과 화합이기 때문이다.

이에 글쓴이는 여수에 하나의 모멘텀을 제시하고자 한다. 뉴욕에는 ‘I Love New York’을 외치는 뉴요커(New Yorker)가 있고, 파리에는 ‘I Love Paris’을 외치는 파리지앵(Parisien)이 있듯이, ‘I Love Yeosu’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여수아이트(Yeosuite)’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

영어로 ‘~ite’ 역시 시민을 지칭하는 어미이다. 출신지와 관계없이 여수를 사랑하는 주민들이라면 모두 ‘여수아이트(Yeosuite)’인 것이다.

‘여수아이트(Yeosuite)’

전 세계 사람들이 ‘I Love Yeosu’를 외치게 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당당하게 ‘여수아이트(Yeosuite)’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여수아이트(Yeosuite)’로 뭉치고 소통한다면 여수의 미래를 담보하는 청신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인재 브랜드로 넘쳐날 것이다.

이미 도종환, 한강과 장범준은 여수아이트(Yeosuite)이다. 이제는 남해안 신문사처럼 지역 언론이 앞장서서 ‘I Love Yeosu’를 외치는 여수아이트(Yeosuite)들을 견인해 주어야 한다.

여수아이트(Yeosuite)가 나비효과가 되어 여수 미래 발전에 큰 축이 되길 기대해본다. 다시 한번 스무살 청년으로 발돋음하는 남해안신문에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늠름한 장년의 미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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