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 사무총장이 붙여 준 세계가 인정한 ‘싸인 맨’
BIE 사무총장이 붙여 준 세계가 인정한 ‘싸인 맨’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4.03.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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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남해안신문 평생독자 최성남(70)씨
‘푸르지기’ 이끌며 ‘푸른 여수’를 만들어 가는 여수사람

 

“건강한 지역 언론의 성장이 지역사회 발전을 주도할 수 있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응원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20년이네요”

지역사회 공동체를 위한 일이라면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여수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사회활동가 최성남(70)씨의 남해안신문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은 덕담이다.

‘푸르지기’ 회장을 맡고 있는 최성남(70)씨는 20년전 ‘새여수신문’으로 출발할 당시 지역언론을 응원하는 뜻을 담아 일정 금액의 구독료를 후원하고, 기사 하나하나 열독하며 쓴소리마저 아낌없이 전해주면서 남해안신문과 20년을 함께한 평생 독자다.

그런 최 회장은 여수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사회활동가다.

중단없는 지역발전과 여수의 정상화를 이루려는 여러 단체에도 참여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앞장서 뛴다. 흔히 ‘마당발’ ‘싸인 맨’이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푸르지기 봉사단은 2014년 여수시청 산림·녹지 직 퇴직 공무원과 뜻을 같이하는 시민 등 11명이 모여 구성하고 10월 31일 여수시에 자원봉사자 단체로 등록까지 했다.

여수를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하여 한 달에 한 번씩 가로수, 공원 수목 관리, 비료 주기, 팻말 붙이기 등 꽃과 나무 살리기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의 손길로 시내 도로변 가로수와 꽃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 많아 점차 참여 인원도 늘어 지금은 4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최 씨가 청년 시절 첫 사업으로 조경사업에 뛰어든 것은 우연이 아닌 운명이었다고 한다.

1968년 여수중학교를 입학하자 학교 ‘유리온실’ 담당 학생으로 지명되었다. 꽃과 나무에 물과 비료를 주고 정성을 다해 가꾸면서 나무와 친해졌다. 이 경험을 계기로 나무를 알고 사랑하게 되고 재배, 배양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결국 83년 남도 조경(일반사업자)과 연지식물원을 개업하기에 이른 것이다.

98년에는 ㈜남도조경을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전문건설업 면허를 취득, 조경식재, 조경시설물 설치 등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 16년간 활발하게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2001년 8월 구제역 방역, 산불방지 전국 유공 공직자 청와대(김대중) 초청 오찬 행사에 유일하게 민간인으로는 산불 진화에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홀로 참석할 정도였다. 나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10년 전 자신이 경영하던 ㈜남도조경(여수시 장성1길 19)을 아들 최윤호(48)에게 물려주고 자연인으로 돌아와 도리어 푸르지기를 실천하고 더욱 활발한 사회 활동하는 행동하는 시민으로 거듭 태어났다. 마당발을 자처한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한 시민운동에 참여하면서 그는 ‘싸인 맨’으로 탄생했다.

여수세계박람회 준비위원회 도시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인 2007년 4월 9일~13일 BIE 현지실사가 진행되었다. 11일 실사단 일행은 여수를 찾았다.

여수는 한 편의 국가원수급 환영 열기로 감동 드라마를 연출하여 실사에 참여한 BIE 대표들께 깊은 감명을 안겨 줬다. BIE 실사단은 시민들의 환영에 대해 '지구상에서 처음 접해보는 환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때 최 씨는 일행이 여수 세계박람회 홍보관 입구에서 실사단 일행의 방문 기념 탁본 행사가 이루어졌다. 그때 불쑥 실사단 대표 가르맨 실뱅, BIE 사무국장 로세르 탈레스 일행에게 이미 만들어진 이들의 얼굴 모양 종이 가면을 불쑥 내밀고 기념 사인을 받아 내기도 했다. 그의 순발력에 놀란 로세르 탈레스가 여수의 ‘싸인 맨’이라고 불러 국제적으로 ‘싸인 맨’이라는 애칭을 얻기까지 했다. 이 광경이 당시 YTN 돌발뉴스로 방영되기도 했다.

그의 사인 행각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국내외에서 VIP 방문, 시찰, 방문 외국인, 각종 행사장엔 어김없이 등장, 사인을 받았다. 박람회가 확정되기 전까지 매일 매일 그만의 일상이 되었다.

심지어 2007년 11월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여수로 확정된 후 당시 한덕수 총리가 답례의 메시지를 보내는 현장에서 국민응원단으로 참석한 한복 차림의 최씨가 총리의 축하 싸인을 받기도 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져 그 결과 아트지, 부채, 리본 등 갖가지 싸인물 1천여 점을 모아 보관하고 있다.

그를 사회 활동가, 마당발로 불리는 이유를 주요 경력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푸르지기 봉사단 단장, 여해 재단 이사. 여수 선언 실천위원회 고문, 좋은 친구들 모임 회장, 아름다운가게 운영자문위원 등 다채롭다.

기후 보호 주간 지구 날 행사 때마다 여수산림조합과 공동으로 무료로 아이비, 다육식물을 나누어 주는 행사를 아름다운가게 나눔 보따리 행사에는 증정 물품을 기부하고 손주들과 함께 수혜자 가정을 찾아가 위로한다.

2007년 11월 엑스포 확정 전후 최씨는 아들 국악인 최영진 고수, 며느리 대금 연주자 박미나 씨에게 여수 시민대표단과 국민응원단이 파리로 오가는 인천국제공항 로비에서 응원과 환영 연주회를 열도록 했다. 이는 인천공항 로비 정례 연주회의 시발점이 됐고 지금은 거의 일상이 되었다.

아들 영진 씨는 2022년 8월 수해 당시 서울 강남순환도로에서 장애물을 치우고 막힌 배수로 쓰레기를 수거하여 수많은 차량을 소통시켜 의인으로 선정되었고, 모범 시민으로 제야의 종을 타종하기도 했다.

‘나무를 심고 기르고 손질하고 그래서 여수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땅도 푸르렀으면 좋겠다’는 그의 메시지는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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