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전면 허용하라” 여수 여도초 인근 주민들 “누구 하나 죽어야 해결되나”
“입학 전면 허용하라” 여수 여도초 인근 주민들 “누구 하나 죽어야 해결되나”
  • 마재일
  • 승인 2024.02.16 14:3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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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아파트 주민 526명 교육청 등에 연명서 제출
“학교 코앞에 두고 30분 통학…위험천만 등굣길”
“학교 운영 예산 75% 국고 보조금…공립화해야”
​​​​​​​“시‧교육청‧정치권, 해결책 요구에도 무관심” 비난
▲ 여도초·중학교 전경. (사진=마재일 기자)
▲ 여도초·중학교 전경. (사진=마재일 기자)

공립화 전환을 놓고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사립 여도초등학교 사태와 관련해 인근 주민들이 입학 전면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해결책 요구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여수시, 교육청, 지역 정치권 등을 비난하며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도초교 인근 봉계동 아주타운, 대광오투빌, 로얄골드빌, 신동아 아파트 등 주민들은 526명 서명이 담긴 연명부를 지난 1월 중순 여도학원과 여수교육지원청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여도초교 인근 주민 자녀 입학 차별 시정 요구 입장문’에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2조 및 제3조1항에 따르면 아이들은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하며 아이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교육 관계기관과 교육 재단에서 인근 주민 자녀들의 권리와 이익을 무시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400여 명의 우리 자녀들이 여천초로 통학하고 있고 여도초교 운영 예산 대부분이 우리의 세금인 국비로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코앞에 학교를 두고도 매일 아침 여천초로 가는 통학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다수 민원을 제기해 왔으며, 이러한 민원 내용이 일부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는데, 현재까지 어느 곳에서도 관심과 답변을 주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은 “최근 여도 공립화가 추진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자녀 통학 문제가 쉽게 해소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부 정치권이 여도에 다니는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공립화 반대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녀들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학교를 두고도 교육 관계자들의 무관심과 편의주의로 인해 부득이하게 원거리로 통학할 수밖에 없는 웃지 못할 작금의 사태를 개탄한다”며 여도학원과 여수교육청의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했다.
 

▲ 여도초등학교 인근 지역 주민 자녀들이 여도초가 아닌 원거리 통학을 위해 통학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전남CBS 제공)
▲ 여도초등학교 인근 지역 주민 자녀들이 여도초가 아닌 원거리 통학을 위해 통학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전남CBS 제공)

주민들은 “여도초 인근 주민 자녀들의 입학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면서 “원거리 통학으로 우리 자녀들은 사고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어 입학 기회가 전면 확대되기 전까지라도 구체적인 통학 안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여도의 공립화 여부와 관계없이 주민과 자녀들의 오랜 요구사항을 묵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며 “정치권도 여도 울타리 내 사람들의 입장만 고려하기보다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는 주민 입장도 고려해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주민 김모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도학원 운영 예산 80~90%가 국비로 지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세금으로 대부분 운영되는 학교가 사립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수산단 위주로 학생을 우선 수용하고, 우리 자녀들은 제한적으로만 수용하는 행태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아침저녁으로 45인승 대형버스를 타고 원거리를 통학하는 상황”이라며 “버스가 회차할 곳이 없어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와 좁은 골목을 돌아나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매일 연출되고 있어 시에 대책을 세워달라고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비난했다.

김씨는 “그동안 통학버스 운행에 돈이 십수억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그 돈이면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 10분도 채 안 걸리는 학교를 놔두고 아침저녁으로 줄 서서 버스를 타고 다닌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지난해 학교법인 이사회가 법인 해산을 결정했는데 여수시, 교육청, 정치인들이 무관심하게 내버려 두고 있다. 지역구 정치인들조차도 아무런 반응도, 의지도 없다”면서 “누구 하나 죽어야 해결되지, 싶은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 여도초·중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이 지난해 11월 17일 LG화학 여수공장 정문 앞에서 공립화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 여도초·중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이 지난해 11월 17일 LG화학 여수공장 정문 앞에서 공립화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학교법인 여도학원의 여도초˙중학교는 지난 1980년 여수산단 기업들이 출자해 임직원 자녀들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설립했다. 지난 40년 가까이 이 학교는 사립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인근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진학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지역 내 공립화 요구가 계속돼왔다.

여도학원은 지난해 5월 이사회를 열어 공립화 전환에 대해 투표했으나 이사 정수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지난해 11월 재차 이사회를 열어 법인 해산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여도학원은 공립화를 위한 법인 해산 절차에 들어갔으며 전남도교육청 승인 인가와 전남도의회 승인 절차를 거친 뒤 최종 공립 전환이 결정된다.

하지만 이사회 결정에 대해 여도초‧중 교직원과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의 주체인 교직원,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배제한 채 일방적인 의사 결정이 내려졌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교육 수준 저하 등을 우려하며 공립 전환에 반대하고 있어 문제 해결이 장기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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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이 2024-02-20 11:10:53
광양제철초를 뛰어넘은 여순광 최고, 남중권의 명문사학, 호남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입소문이 많이 나서, 우리 여수에 여도초 때문에 이사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시민 2024-02-19 10:00:50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도학원은 공립화보다 사립재단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학교는 전면 개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도학원만의 특색있는 교육은 계속 이어지고 그것을 원하는 인근과 원거리 주민들에게 입학이 허용되어 여도학원의 역사와 전통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도교육을 원하는 여수시민들은 누구나 입학이 허용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여도학원 이사회는 공립화 추진을 철회하고 지속적으로 여도학원을 이끌어가며 여수 시민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을 하고 학교 당국도 여수산단 자녀들만을 위한 학교라는 편협한 생각은 버리고 여도교육을 원하는 모든 자녀들이 입학하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방하여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여수산단과 여수시민들이 공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시민 2024-02-16 15:41:06
국가 재정 써가면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이유가 "교육 수준 저하"
대기업 다니는 공돌이 자녀들은 우월하다 이거냐~!!
좁은 동내에서 Z랄 염병들 하고 자빠졌네 너희들만의 리그로 지키고 싶으면 세금 좀먹지 말고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라..
계속 지켜볼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