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 17주기 추모식
“잊지 않겠습니다”…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 17주기 추모식
  • 마재일
  • 승인 2024.02.06 17: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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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추모비 앞서 종교‧시민사회‧여수출입국사무소 합동 진행
▲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 세워진 추모비. (사진=독자 제공)
▲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 세워진 추모비. (사진=독자 제공)

외국인 수십 명이 숨지거나 다친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 17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열렸다.

6일 오전 11시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 세워진 화재 참사 추모비 앞에서 진행된 추모식에는 전남동부기독교회협의회,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진보당 여수시 지역위원회,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 모임 ‘마중’, 목포나눔인권센터,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1부 추모 기도회에서 은현교회 김왕규 목사는 “하나님은 나그네인 이방인을 긍휼히 여기라, 불쌍히 여기라, 동정하라, 자비를 베풀라고 하셨는데, 오늘 우리는 이런 나그네들을, 외국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17년 전 법적인 문제로 죄인 아닌 죄인이 돼 이들은 철장 안에 갇혀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우리가 외국에 나갔을 때 외국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해 주기를 바라는가. 우리가 우리나라를 찾아온 외국인들을 그런 심정으로 대하면 된다”면서 “우리 모두 회개해야 한다”고 했다.

열린교회 정한수 목사는 “우리도 외국에 나가면 외국인이고 존엄하게 대우받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이 땅에 온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잘 대해 줘야 한다”면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외국인보호소의 인권 문제가 다시는 불거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 외국인 수십 명이 숨지거나 다친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 17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열렸다. (사진=독자 제공)
▲ 외국인 수십 명이 숨지거나 다친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 17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열렸다. (사진=독자 제공)

2부 추모식에서는 순천희락교회 정홍순 목사(시인)의 추모시 낭송과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 모임 ‘마중’에서 활동하는 이윤정 씨, 여수솔샘교회 정병진 목사, 목포나눔인권센터 문지영 사무처장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목포나눔인권센터 문지영 사무처장은 추모사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17년 전 10명의 존엄한 삶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그들의 꿈과 희망을 앗아갔다. 화재 참사가 난지 긴 세월이 흘렀지만 비슷한 만행은 오늘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반인권적 강제 단속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화재 참사는 2007년 2월 11일 일요일 오전 3시 55분쯤 사무소 내 304호 보호실에서 발생했다.

화재로 사무소에 갇혀 있던 보호외국인 10명이 사망했고, 1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상자 대부분은 강제 출국을 앞두고 있던 중국인 25명(조선족 포함), 우즈베키스탄인 1명, 스리랑카인 1명 등이었다.

당시 야간 당직 직원들은 근무를 서지 않고 숙직실에서 잠을 자느라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보호 동에는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추모비는 시민 모금 운동으로 모은 308만 원으로 지난해 2월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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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바 2024-02-06 17:40:54
잊지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