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우지 배설물로 여수 장군도 나무·석축 고사‧부식
가마우지 배설물로 여수 장군도 나무·석축 고사‧부식
  • 마재일
  • 승인 2024.01.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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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우지 떼’ 출현, 수목‧석축 등 백화 현상
​​​​​​​여수시, 기피제 살포‧개체수 조절 등 대응
▲여수시 중앙동 바다와 돌산대교 사이에 있는 장군도가 겨울 철새인 가마우지 배설물로 섬 숲이 뒤덮이면서 백화현상이 발생했다. (사진=여수시)
▲여수시 중앙동 앞바다와 돌산대교 사이에 있는 장군도가 겨울 철새인 가마우지 배설물로 섬 숲이 뒤덮이면서 백화현상이 발생했다. (사진=여수시)

전남 여수시 중앙동 앞바다와 돌산대교 사이에 있는 장군도(將軍島)의 숲이 겨울 철새의 배설물로 하얗게 변하는 백화(白化) 현상이 나타나자 여수시가 대응에 나섰다.

17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장군도에 가마우지 떼가 출현하고 있다. 강한 산성의 바다가마우지 배설물에 섬의 수목, 석축 등이 하얗게 오염돼 고사하거나 부식됐다.

장군도는 여수 대표 관광지인 이순신광장과 돌산공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섬으로 하얗게 변한 모습이 경관도 저해하고 있다.

시는 드론으로 친환경 조류 기피제를 살포하고 스마트 경보기를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목 고사를 막기 위해 세척도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가마우지 개체수 조절도 유도할 계획이다.

가마우지는 국제자연보호연맹 보호종이지만 전국 28개 지자체가 피해가 잇따르자 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하면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다. 오는 3월 15일부터 포획할 수 있다.
 

▲여수시 중앙동 바다와 돌산대교 사이에 있는 장군도가 겨울 철새인 가마우지 배설물로 섬 숲이 뒤덮이면서 백화현상이 발생했다. (사진=여수시)
▲여수시 중앙동 앞바다와 돌산대교 사이에 있는 장군도가 겨울 철새인 가마우지 배설물로 섬 숲이 뒤덮이면서 백화현상이 발생했다. (사진=여수시)

중대형 물새인 가마우지는 겨울 철새다. 하지만 2000년 초반부터 국내 기후에 적응하며 텃새화 됐다. 한 쌍이 한 번에 4~5마리, 연 2~3회나 산란해 개체수가 크게 늘었다. 지구온난화로 천적인 매·올빼미 등이 없어지면서 가마우지 개체수가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배설물 피해뿐 아니라 가마우지가 양식장이나 낚시터에 경제적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가마우지는 하루 평균 700g의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번식기에는 1㎏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먹성이 좋은 가마우지는 장소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여수의 한 가두리양식장에선 가마우지 1000여 마리가 우럭 15만 마리를 먹어 치우기도 했다.

강원도 원주시 등에서는 저수지 내 섬의 나무가 배설물로 모두 말라 죽자 다시 나무를 심어 복원하고 있다. 소양강 하류에서 겨울철 상고대를 연출해 장관을 이루던 춘천 버드나무 군락은 가마우지가 집단서식하면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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