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살인사건 재심 결정에 김회재 “검찰, 최선 다했다. 지켜보자”
청산가리 살인사건 재심 결정에 김회재 “검찰, 최선 다했다. 지켜보자”
  • 마재일
  • 승인 2024.01.08 17: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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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여수시청서 신년 기자회견
“정치인이 거론하는 것은 사법 관여”
고등법원, 지난 4일 재심 개시 결정
백씨 부녀 형 집행 정지 이날 출소
​​​​​​​“돈 봉투 살포 의혹, 돈 받은 적 없어”
▲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국회의원(여수을)이 8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회재 의원실)
▲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국회의원(여수을)이 8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회재 의원실)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부녀에 대한 재심이 결정돼 16년 만에 진실이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당시 사건 담당 차장검사였던 김회재 국회의원(여수을)은 “사법절차를 지켜보자”면서도 “검찰은 당시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서는 돈을 받은 적 없고 오히려 300만 원을 후원 계좌로 줬다며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김 의원은 8일 오전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은 제가 차장검사로 있을 때 검찰에서 기소가 됐고 1심 무죄, 2심 유죄,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가 확정된 사건으로 최근 재심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검찰수사를 거쳐서 재판부에서 의견을 달리하는 여러 가지 결론이 난 사건이고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정치인이 이와 관련해 얘기하는 것은 사법에 관여하는 것이 된다. 결과를 지켜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때문에 억울한 죽음들이 있었고 그 수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검찰수사, 언론의 수많은 취재가 있어 왔다”면서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재심 절차를 거쳐서 확인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법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지켜보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검찰수사 과정에서 뭔가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돼 재심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 사건 공소 유지를 신중히 하려고 부장검사까지 투입해서 공판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검찰 입장에서는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 그 당시 최선을 다했고 1심 무죄가 2심과 대법원 유죄로 바뀌려면 그게 보통 쉬운 문제가 아니다. 엄청난 심리 과정을 거쳐서 이것을 담당하는 판사들도 특히 살인사건은 굉장히 신중하게 처리한다”면서 “여러 가지 그렇게(유죄로) 볼 수 있는 근거도 충분히 있다고 검찰은 생각하기 때문에 재심 과정에서도 그런 부분은 충분히 자료를 낸다던 지 다툴 것으로 당연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고등법원 제2-2형사부(재판장 오영상)는 지난 4일 존속살해, 살인,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형을 확정받아 재소 중인 아버지 백모씨(당시 60)와 딸(당시 27)에 대한 재심 결정을 내렸다. 재심 결정으로 형이 집행정지 됨에 따라 이들 부녀는 이날 출소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했고 경찰 초동수사 당시 수집된 화물차 관련 CCTV(폐쇄회로TV) 자료가 새로 발견된 무죄의 명백한 증거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재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재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판결을 취소하고 다시 재판받게 하는 형사 제도다.

백씨 부녀는 2009년 7월 6일 순천에서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 이를 나눠마신 백씨의 아내 최모씨를 포함해 2명을 살해하고, 주민 2명에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2012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당시 백씨 부녀가 15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를 숨기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 국민 공분을 일으키면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으로 불렸다. 살인, 존속살해,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백씨 부녀는 광주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는 각각 무기징역,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검사는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나온 백씨 부녀의 자백을 ‘결정적 증거’로 꼽았고, 2심 재판부도 이를 근거로 백씨 부녀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핵심 증거인 청산가리가 막걸리에서 검출됐으나 사건 현장 등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청산가리를 넣었다던 플라스틱 숟가락에서도 성분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이어졌다. 백씨 부녀도 1심 재판부터 자백 내용을 번복하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백씨 부녀의 변호를 맡은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이 이들 부녀를 상대로 진행한 조사 영상 등을 증거로 제출하며 “해당 사건은 검사와 조사관이 강압 수사, 허위 수사로 지적 또는 사회 능력이 낮은 가족들을 범인으로 만든 사건”이라며 지난 2022년 1월 재심을 신청했다. 광주고등법원에서 2년간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재판을 진행했고, 이날 재심 결론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여수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예비후보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회재 의원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조 예비후보는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은 무리한 수사와 기소의 표본”이라며 “당시 광주지검 순천지청 차장검사이자 언론 브리핑을 했던 김회재 의원 역시 재심 결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무죄가 선고된다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 의원 모임 명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친구 의리 지키기 위해 송영길 돕는 캠프에 들어갔다. 돈 받은 것 없고 오히려 300만 원을 후원 계좌로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돈을 받은 적도 없고 녹취에 김회재 이름이 돈 봉투 제공 대상자로 거론된 적도 없다. 검찰에서 소환 일정을 잡는다는 얘기도 일절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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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사랑 2024-01-11 08:23:36
돈봉투는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