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문화도시 5번째 실패…전남서 순천‧진도 선정
여수, 문화도시 5번째 실패…전남서 순천‧진도 선정
  • 마재일
  • 승인 2023.12.29 10: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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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진주·통영·충주 등 13곳 예비 문화도시 선정
1년간 예비사업 진행 후 법정 문화도시 최종 지정
순천, ‘정원’에 문화콘텐츠 접목…문화로 도시 변화
진도, 진도아리랑 등 한국 대표 민속문화 도시로
​​​​​​​시, 또다시 고배…그간 노력 물거품‧책임론 불가피
▲ 여수시 전경. (사진=마재일 기자)
▲ 여수시 전경. (사진=마재일 기자)

전남 여수시가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문화도시’ 공모 사업에서 또다시 실패했다. 이번이 5번째다. 전남에서는 순천시와 진도군이 선정됐다.

문체부는 29일 문화도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지역 중심 문화균형발전’을 선도할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 대상지로 총 13곳을 선정 발표했다.

문화도시 선정 지자체는 ▲세종특별자치시 ▲강원 속초시 ▲대구 수성구 ▲부산 수영구 ▲전남 순천시 ▲경북 안동시 ▲경기 안성시 ▲전북 전주시 ▲전남 진도군 ▲경남 진주시 ▲충북 충주시 ▲경남 통영시 ▲충남 홍성군 등 13곳이다.

이번 공모에 전남에서는 여수를 비롯해 순천·광양·곡성‧진도 5곳이 참여했다. 순천시는 ‘정원’으로 도시를 변화시킨 경험을 토대로, ‘정원’에 ‘문화콘텐츠’를 접목해 다시 한번 문화로 도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전략이 호평받았다. 진도군은 진도아리랑, 전통무용 등을 기반으로 하는 ‘민속문화 마스터클래스’ 특성화(앵커) 사업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문화 도시로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평가받았다.

사업이 확정된 지역은 2025년부터 3년간 국비 1,300억 원 등 모두 2,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특색에 맞춘 ‘문화도시’ 조성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 지자체. (자료=문체부)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 지자체. (자료=문체부)

문체부의 ‘대한민국 문화도시 추진전략 및 지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문화도시는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관광, 전통, 역사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지역의 문화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진흥법에 따라 문체부 장관이 지정하는 도시를 말한다.

‘K-문화도시’ 사업으로 불리는 새 공모는 광역시권, 경기권, 충청권, 강원권, 경상권, 전라권, 제주권 등 7개 권역별로 나눠, 권역별로 2개 지자체 등 13곳을 ‘예비 문화도시’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체부는 지난 6월 문화도시 지정 계획을 공고했으며, 11월 대상 지자체의 신청을 받았다. 문화도시 추진 방향과 사업의 효과 및 가능성, 문화를 통한 균형발전 선도 가능성의 3대 평가 기준과 8개의 세부 평가지표를 통해 1차 서면 평가하고, 이를 통과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현장 심사 및 발표평가를 진행했다. 이번 평가는 사업 도전에 나선 전국 40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선정 지자체는 내년 1~12월 지자체 예산으로 1년간 문화도시 예비사업을 추진한다. 이후 내년 12월 문화도시심의위원회 심의,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최종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다. 사업 기간은 2025~2027년 3년이다.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3년간 국비 50%, 지방비 50% 최대 200억 원의 사업비가 지원되고 지역의 문화사업을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성과 관리 등 행정적인 지원을 받는다.
 

▲ 낭만버스킹. (사진=여수시)
▲ 낭만버스킹. (사진=여수시)

여수시, 2019년부터 5차례 연속 실패
순천시, 문화산업 집중육성 계획 탄력

2019년부터 4차례 연속 문화도시 지정에 고배를 마신 여수시는 올해도 그간의 추진 경험과 실패 원인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예비 문화도시 공모 사업에 도전장을 던지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천명했다.

시는 연속 탈락으로 전략 부재, 의지 부족 등 많은 비판을 받았다. 시는 ▲시민 협치 구조 및 거버넌스의 지속성 부족 ▲여수만의 지역 특색이 있는 문화 앵커 사업 부재 ▲여수의 문화를 이끌어갈 청년 기획자, 문화 리더 발굴 시스템 부재 ▲다양한 문화 기반 사업 추진의 구심점인 문화재단 부재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시는 지난 8일 ‘여수문화예술재단 설립 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마쳤다. 또,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도시 청사진과 콘텐츠를 모색하기 위해 기존 문화도시 추진단을 재정비하는 한편, 20개 부서가 함께하는 문화도시 추진 행정협의회를 꾸려 다양한 사업 연계를 통한 문화도시 조성을 구상했다.
 

▲ 불꽃축제. (사진=여수시)
▲ 불꽃축제. (사진=여수시)

이와 함께 문화도시 여수 키워드 찾기와 문화 버킷리스트SNS 댓글 달기 이벤트를 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특히 대한민국 6대 추진전략(문화창조, 문화누림, 문화혁신, 사람연대, 정책연대, 지역연대)에 맞는 다양한 문화자원 활용을 통한 특색 있는 도시 브랜드 창출과 도시의 경제적 발전,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 등 알찬 문화도시 조성계획 수립도 나섰다.

아울러 문화도시에 대한 다양한 홍보를 통해 시민 인식 제고와 산단과 의회, 도 문화재단 등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가 연대하는 문화도시 기반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시는 지난 10월 23일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와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산단 기업과 근로자를 위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1사 1문화예술 사업’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지역 예술단체도 응원에 나섰다. (사)한국예총 여수지회는 지난달 산하 8개 협회 지부장과 ‘문화도시 여수 지정’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여수시는 지난 8일 현장 심사가 진행됐으며, 이어 11일 세종시에서 발표평가를 했다. 김종기 여수시 부시장은 사업 계획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을 하며 여수시가 문화도시로 선정돼야 할 당위성을 강조했다.
 

▲ 여수엑스포장. (사진=여수시)
▲ 여수엑스포장. (사진=여수시)

시는 아름다운 밤바다를 배경으로 한 버스킹 등의 거리문화공연을 꾸준히 펼치는 낭만의 도시이자 여수음악제, 마칭페스티벌, 재즈페스티벌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을 연중 선보이는 공연의 도시로서의 강점을 부각했다. 또 시립미술관, 시립박물관, 전남시청자미디어센터 등 다양한 문화시설 기반 조성과 특히 오는 2025년 문화예술재단을 설립‧운영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문화사업 추진 거버넌스 확립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예비 문화도시 지정에 또다시 실패하면서 시 행정과 지역 정치권에 대한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최근 K-문화콘텐츠를 선도할 수도권 앵커(선도)기업과 정원에 애니메이션과 문화콘텐츠를 접목한 새로운 미래 도시 청사진을 제시하는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여는 등 문화산업 집중육성에 나선 순천시는 탄력을 받게 됐다. 순천시는 2019년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선정됐으나 본 도시 지정에 실패한 바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올해 정원박람회 개장식과 지난 10월 목포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순천 애니메이션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정부 부처에 지시하겠다”고 공개 발언한데다, 지난달 7일 김건희 여사가 순천 아랫장을 찾아 노 시장과 점심을 함께한 일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 내외의 순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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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이 2023-12-29 22:44:12
중도사퇴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