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평생 이런 배추는 처음…해남 절임 배추 이래도 되는 건가요” 분통
“70평생 이런 배추는 처음…해남 절임 배추 이래도 되는 건가요” 분통
  • 마재일
  • 승인 2023.12.20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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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절임 배추 규격 터무니없이 작아 황당
“아기배추도 아니고 짜리몽땅…소비자 기만”
해당 업체 “포장 작업 과정서 선별 잘못” 죄송
▲ 여수시 김모 씨가 이달 초 주문해 받은 해남 절임 배추 모습. 규격이 김장용으로는 터무니없이 작다. (사진=제보자)
▲ 여수시 김모 씨가 이달 초 주문해 받은 해남 절임 배추 모습. 규격이 김장용으로는 터무니없이 작다. (사진=제보자)

“배추가 너무 작아요. 90일 배추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배추가 7~9통이 나온다고 했는데 받은 배추는 10통 반, 21쪽이 나왔다고. 엄마가 70평생 이런 배추는 처음 봤다고 하세요. 이렇게 작고 짧은 김장 배추는 처음 봤습니다…지인 소개로 구매했는데 배추가 복불복인가요?”

전국 최대 가을배추 주산지이고 명품 배추로 유명한 전남 해남 절임 배추가 김장철을 맞아 올해도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농가 절임 배추의 규격이 상식을 벗어나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해남군 등에 따르면 해남 배추는 중부지방의 작기가 짧은 배추에 비해 70~90일을 충분히 키워내면서 쉽게 물러지지 않고, 황토땅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풍부한 영양으로 타 지역산에 비해 소비자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해남 배추를 원료로 한 절임 배추는 해남 지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해남군 관내 911 농가에서 205만 7,908박스를 판매해 723여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 해당 업체의 절임 배추 상자. (사진=제보자)
▲ 해당 업체의 절임 배추 상자. (사진=제보자)
▲ 배추 재배 모습. (사진=해남군)
▲ 배추 재배 모습. (사진=해남군)

하지만 일부 절임 배추의 규격이 김장용으로는 터무니없이 작고 절임이 미숙해 배추로 인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이달 초 해남의 한 농업회사법인을 통해 절임 배추 두 상자를 받은 전남 여수시 A(70)씨는 택배 상자를 열어본 후 깜짝 놀랐다. 절임 배추 한 상자에 12포기가 들어 있었는데 배추 크기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상자도 마찬가지였다.

딸에게 부탁해 N쇼핑을 통해 절임 배추를 주문한 김씨는 “해남 절임 배추라고 믿고 주문했는데, 크기가 너무 작아 황당했다. 한두 개도 아니고 전부 비슷한 크기였다. 이는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면서 “업체에 항의하니 미안하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N쇼핑 스토어의 해당 업체 절임 배추 홍보를 보면 절임 배추는 20kg 한 상자에 7~8포기가 들어간다. 가격은 3만 5,900원이다. 이 업체는 스테비아 비료를 활용한 차별화 된 농법으로 직접 재배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업체에서 절임 배추를 주문해 받은 다른 소비자들의 비슷한 일부 불만 글도 올라와 있다.
 

▲ 해당 업체로부터 주문 받은 절임 배추. (사진=해당 업체의 N쇼핑 스토어)
▲ 해당 업체로부터 주문 받은 절임 배추. (사진=해당 업체의 N쇼핑 스토어)

sara*******는 “매년 김장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농협에서 시키다가 이번에 얼굴 걸고 홍보하길래 믿고 샀더니 김장, 망했네요. 배추는 아기배추도 아니고 짜리몽땅에 속도 안 찼고 절임 배추 시켰는데 이건 절인 것도 아니고 살아서 하늘로 날 것 같다. 배추 밑단은 언 건지, 썩은 건지 하얗고 몇 개는 속이 빨갛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1년 치 먹을 김장인데 망했네요. 힘은 힘대로 드는데, 기분은 안 좋고, 전화도 안 받고, 진짜 화가 머리까지 올라간다. 다시는 안 시킨다. 절대 비추”라고 적었다.

11es******는 “배추가 너무 작아요. 90일 배추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배추가 7~9통이 나온다고 했는데 받은 배추는 10통 반, 21쪽이 나왔다고. 엄마가 70평생 이런 배추는 처음 봤다고 하세요. 이렇게 작고 짧은 김장 배추는 처음 봤습니다. 배추가 잘 절여지지 않았고, 배추 안쪽만 단맛이 있고 겉쪽의 배추는 날내나요. 지인 소개로 구매했는데 배추가 복불복인가요? 다시 구매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tt33********는 “생각보다 배추 상태는 괜찮았는데 절인 정도가 제각각이라 많이 난감했다. 무게 맞추시려고 배추 크기가 균일하지 못한 건 알겠는데 배추 크기에 따라 분류해서 절임 시간을 차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크기는 다른데 염도와 절임 시간이 동일하니 큰 덩어리는 버무리기 전까지도 서걱서걱입니다. 덜 절여져서 아마 익으면 물이 많이 생길 거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 해당 업체가 홍보하는 배추. (사진=해당 업체의 N쇼핑 스토어)
▲ 해당 업체가 홍보하는 배추. (사진=해당 업체의 N쇼핑 스토어)

허술한 포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소비자는 “주의사항으로 택배를 받으면 뒤집으라고 강조해서 실제로 박스를 뒤집었더니 물이 그냥 줄줄 샌다. 제대로 밀봉하지 않아 하마터면 원하지 않는 시간에 김장할 뻔했네요”라고 적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배추가 작은 이유가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외국인 인력이 포장 작업을 하다 그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해 간혹 들어간 경우가 있다. 옆에서 계속 지켜볼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년 보고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고의성은 없다. 어쨌든 잘못된 상품에 대해서는 저희 잘못이고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별을 잘못해 보낸 제품에 대해서는 원하시면 교환이나 반품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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