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고교 급식실 조리사 손목 사고는 예견된 인재”
“여수 고교 급식실 조리사 손목 사고는 예견된 인재”
  • 마재일
  • 승인 2023.12.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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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여수지부 성명 “분쇄된 양념 구매 등 개선 요구했으나 묵살”
▲ 사고가 난 급식실 양념 분쇄기. (사진=KBS 화면 캡처)
▲ 사고가 난 급식실 양념 분쇄기. (사진=KBS 화면 캡처)

전남 여수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던 조리사가 양념 분쇄기에 손이 끼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지역 노동단체가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여수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8시 30분경 여수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 A씨가 고추 가는 기계에 손목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현장에서 응급 처치가 어렵다고 판단해 A씨를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 고추 가는 기계와 A씨의 손가락을 분리한 즉시 수술했지만, 손의 훼손 상태가 심해 정상적인 복원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사용한 장비는 각종 식자재를 분쇄하는 회전형 기계로 가정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장비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여수지부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3년 동안 전국 시도교육청 담당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모두 3,000여 건으로, 유형별로 보면 화상, 끼임, 부딪힘 순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가운데 절단이나 베임, 질림 사고가 190여 건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남, 광주, 충남, 제주 등에서 식자재 분쇄기나 음식물 처리기로 인한 절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쇄된 양념을 구매하는 등 개선을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급식실 노동자들이 조리 과정에서 끊임없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했는데도 교육청이 묵살한 예고된 인재 사고”라고 했다.

민주노총 여수지부는 학교급식 종사자 1명당 140여 명의 음식량을 조리하는 현행 노동강도를 완화하고 인력 충원과 배치 기준 개선 등을 논의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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