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실종, 없어지는 우산
양심 실종, 없어지는 우산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3.10.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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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 입구에 비치된 양심 우산.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란 우산 깜장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 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 대고 걸어갑니다. 어린이 동요다.

장도(여수시 소호로 100)에 가면 흔히 보는 광경이기도 하다.

입구에 가면 빨간 우산, 녹색 우산, 노랑 우산이 가지런하게 꽂혀 있다.

올해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장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위해 세 가지 색 우산 300개를 작만 비치했다. 더울 때는 양산으로 비가 올 때는 우산으로 사용하도록 마련한 것이다.

사용 후 돌아갈 때는 제자리에 두고 가야 한다.

그런데 자그마치 60여 개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정성 어린 배려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

어쩌다 비 올 때 우산으로 쓰였던 것은, 가끔 그 뒷날 가져와 감사했다면서 반납하는 사람도 있어 그나마 위로된다고 한다. 늦게라도 가져온 사람은 이 고장 사람들뿐이다.

장도는 예울마루 2단계 사업으로 250억을 들여 조성한 복합 문화예술공원으로 창작 스트디오가 있고 산책로, 잔디광장, 산책로 전망대 장도 전시관이 있다.

다리는 물때에 따라 잠기기도 하고 떠오르기도 해 신비함을 주기도 하는 섬으로 우리 모두의 공유물이다.

장도를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입구에 비치된 우산이 들고 햇볕과 더위를 피하고 있다.
장도를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입구에 비치된 우산이 들고 햇볕과 더위를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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