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천사벽화마을,
고소 천사벽화마을,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3.09.20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편한 진실

 

'여수'하면 오동도, 진남관, 향일암, 거문도, 백도를 떠올렸다. 그 시절, 삼려통합 전 중앙동은 여수의 중심이었다. 종고산 아래 좌수영 터에는 최대의 목조건물 진남관이 이웃하고 종포를 끼고 어판장을 비롯하여 시장, 상가, 금융기관이 즐비해 여수의 경제를 쥐락펴락했던 구도심의 중심지였다. 지금 언 듯 돌아보니 면적 0, 49, 인구라야 고작 5,173명에 불과한 종고산 아래 작은 동네다.

종고산은 본래 명칭이 없었다. 한산도대첩 하루 전날 밤, 전라좌수영 뒷산이 3일 밤이나 종소리 같기도 하고 북소리 같기도 한 소리를 내었다. 이런 사실을 이순신 장군에게 알렸더니 무음산(無音山)이었던 산을 쇠북 종()자와 북 고()자를 써서 종고산(鐘鼓山)’이라 이름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중앙동이 진남관과 연결된 고소 벽화마을, 이순신광장, 해양 공원이 어우러져 관광 여수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첫걸음을 내딛는 곳이 되었다.

변두리처럼 추락했던 중앙동을 다시 다듬어 여수 관광의 최애 지역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2009년부터 주민 모두가 뚤뚤 뭉쳐 주민자치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몇몇 유지가 중심이 되어 주민자치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 28(20, 8)을 선정하고 운영지원, 기념품 판매, 고소 벽화 조성 등 3개 분과를 구성하고 결의를 다졌다.

첫 사업으로 고소 벽화마을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벽화 기금 조성과 먹거리 장터를 이용하여 주민자치 성금 2122천 원으로 하고 좁고 허름한 골목길을 9개 구간으로 나누었다. 1구간 동심의 세계, 2구간 바다 이야기, 여수 풍경, 3구간 생활 이야기, 허영만 화백 거리, 4구간 마을 전설(역사, 민화), 5구간 자연과 사람 이야기, 6구간 사계절 자연풍경, 동백꽃, 7구간 이순신 장군 일대기, 8구간 여수 8, 신호 연, 천사 날개. 바닷속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가득 채웠다. 작은 동네의 칙칙했던 골목길이 고소 천사벽화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해양 공원 낭만포차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지역 주민주도로 이순신 장군 역사 탐방 골목길 투어가 시작됐다. 탐방은 이순신광장(거북선 전시관)-이순신 장군 의복 체험-진남관-대첩 비-고소 천사벽화마을-신호 연 박물관-오포대로 이어진다. 자치 위는 여수 해양관광업체와 협약을 체결 미남 크루즈, 아쿠아플라넷, 해상케이블카, 해양 레일 바이클, 거북선 펜션에서는 30%~50%의 요금할인 혜택도 제공하도록 했다. 자치회 해설자원 자원봉사자가 해설을 맡는다.

전국의 유명 관광업체와 이용 할인 협약을 맺고 2016년 전남도 주민자치 특성화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고 2016172년 연속 도시공모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지치지 않고 1단체 1구간 사계절 꽃동산 가꾸기를 해를 거르지 않고 실시하고 있다. 1, 고소 천사벽화마을 가꾸기 날로 정해 쓰레기로 방치되어있는 유휴지를 찾아 정비하고 꽃동산으로 가꾼다. 자발적으로 조직된 6개 단체도 함께한다. 2013년부터 동민의 날을 정해 경로 위안 잔치 및 체험행사를 하면서 동민 간의 소통과 협력을 다졌다.

주민자치 운영지원분과 위에서는 사랑 나누기, 행복 더하기, 중앙동 만들기로 이웃사랑 종잣돈 기부 릴레이를 펴 12백만 원을 모금하고 동민의 날 푸드 점 운영 수익금 130만 원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 37세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이 주민자치 위원회 중심으로 소통과 협력의 좋은 사례로 평가되어 전국 주민자치센터 벤치마킹 대상지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구 고소동 산동네 골목길의 열악한 환경을 시각적으로 개선하여 구도심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예술적 가치가 있는 마을로 조성함으로써 해양 공원과 연계하여 전국에 알려지고 외지 관광객이 찾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진남관을 마주 보고 거북선전시실이 이순신광장과 이순신 동상이 있는 중앙동은 다시 여수의 중심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참으로 놀라운 변화로 동민들에게 그간 노력에 존경과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단초(端初)가 없다. 단초란, 일이나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는 첫머리를 말한다.

역사란 과거와 대화라 했다.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백이 없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 바르게 사실 그대로를 남겨야 한다.

20099월 아름다운여수21실천협의회(여수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전신)가 중앙동 주민센터 옆 골목 119계단 벽화 제작을 추진했다. 침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변의 문화 유적 전통을 살려 관광도시 중심 동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에 공감하여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었다.

여수지속협 제안으로 삼남석유화학 여수공장(공장장 이수헌) 지원과 임직원 참여, 전남대 최석 교수와 학생, 여수지속협 회원 등과 함께 계단 골목길 주변 벽화를 조성하고 2010223일 제막식을 가진 바 있다. 이후 2009년 이 경우 동장이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고소 천사벽화 조성 사업이 시작되었다. 최 교수는 2017년 314일 새 단장을 위한 채색 활동에도 학생들과 함께 참여했다. 이 위대한 기록은 중앙 동사(洞史)에 잘 정리됐다. 위와 같은 사실들은 누락되어 있었다. 고소 천사벽화 9개 구간 1,155m의 진원지인데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