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새로운 사적 홍보 열올리더니 기존 사적은 풀만 무성
여수, 새로운 사적 홍보 열올리더니 기존 사적은 풀만 무성
  • 강성훈
  • 승인 2023.09.06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현숙 의원, 풀밭에 방치된 석창성...문화재 관리 정책 비판
사적으로 지정된 여수석보가 풀숲에 방치돼 있다.
사적으로 지정된 여수석보가 풀숲에 방치돼 있다.

 

최근 여수에서는 향일암 일대가 명승으로 지정되는가 하면 돌산 봉수대가 사적으로 지정되는 등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여수시도 여수를 ‘대한민국 역사문화 중심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하지만, 정작 기존 문화재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여수시가 실적위주의 ‘보여주기 행정’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수시의회 홍현숙 의원은 최근 열린 제231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여수의 대표적 유적지 가운데 하나인 ‘여수석보’의 관리실태를 비판하고 보다 적극적인 복원과 보전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여수시가 보유한 20개 국가지정 문화재 중 하나인 여천동에 위치한 여수 석보는 2001년부터 14년간 진행된 총 3차례의 발굴조사 및 역사자료 고증 등을 통해 동·서·남 3개소 성문, 성 외곽의 큰 도랑(해자), 건물터 5동, 우물 1곳, 연못지 1곳 등이 확인됐다.

또, 청자편, 백자편 등 유물 590점이 출토되면서 2012년 제523호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특히, 여수 석보는 다른 성곽과는 달리 처음에는 군사적 방어위주로 활용되다 시간이 흐르면서 물자 비축용 관청 창고와 5일장과 같은 장시로 변모하는 등 기능의 다양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육지와 해안을 잇는 요충지에 입지해 성곽사에서 시대적 한정성과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같은 역사문화적 가치에도 정작 관리 소홀 등으로 지역민들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녹슨채 방치된 표지판이 여수시의 문화재 관리 행정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녹슨채 방치된 표지판이 여수시의 문화재 관리 행정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홍현숙 의원은 “여수 석보의 이와 같이 높은 지리적, 학술적,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복원을 통한 관광유적지로서의 활용계획은 더디게 추진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여수시는 2016년 석보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 및 전체 복원 계획을 위해 문화재청에 신청한 국비 282억원이 종합정비계획의 미비를 이유로 반려된 이후 추가 토지 매입 또는 석보 주변의 예초 작업만을 추진했을 뿐”이다.

“2년 전에는 언론을 통해 고물상처럼 방치된 석보의 모습이 드러나자 여수시는 당시 ‘내년부터 석보복원 사업들을 정비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당시와 변한 것 없는 실정이다.

직접 현장을 찾은 홍 의원은 “다행히 고물들은 치워져 있지만 그 사이 돌들은 하나둘씩 사라졌고 초입엔 세워진 안내판이 무색하게 한 여름 자라난 풀들로 인해 성의 터라기보다는 드넓은 초원을 방불케 한다”고 비판했다.

석보는 현재 풀숲으로 우거져 있을 뿐만 아니라 녹슨 표지판만이 덩그러니 서 있는 형국이다.

홍현숙 의원은 “문화재 복원은 수백차례의 고증 검증을 통해 복원된 유적지와 문화재를 중심으로 옛 시대의 문화를 현 세대에 소환하는 섬세하고 복잡한 오랜 기간이 요구되는 작업인데다 문화재청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이 필수인 만큼 중심을 잡고 사업을 진두지휘해서 추진해야하는 시정부의 역할이 사실상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수 석보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이 찾는 유적지가 될 수 있도록 시정부의 변화와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홍 의원에 따르면 여수시는 ‘2022년 여수 석보 종합정비 기본계획 및 주변정비사업 설계비’ 등 국비 2억 2천만 원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