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얼룩 세계잼버리와 닮은 꼴(?), 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는...
파행 얼룩 세계잼버리와 닮은 꼴(?), 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는...
  • 강성훈
  • 승인 2023.08.29 09: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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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에 치러질 세계 축제...폭염·태풍 한복판...터무니없는 예산
불과 3년 남은 박람회 개최, 보다 세밀한 준비와 대응책 절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 예정지인 진모지구 전경.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 예정지인 진모지구 전경.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끝났지만, 여전히 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파행 운영에 대한 책임론이 이어지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3년 후 세계섬박람회 개최를 준비중인 여수시도 다양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새만금 잼버리대회의 가장 큰 논란거리였던 개최 장소의 부적절성, 폭염과 태풍의 한 복판에 선 개최시기, 원활한 대회 준비를 위한 예산의 적절성 등 섬박람회 준비과정이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여수시가 어떤 대응책을 준비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세계 첫 섬박람회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7월 17일부터 31일간 돌산읍 진모지구와 남면 금오도, 화정면 개도 등 관내 도서지역 일원에서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여수시와 전남도가 함께 치르는 행사로 총사업비는 212억 원이 투입되며 30여개 국의 해외 참가국과 200만 명 이상의 관람객, 6000명 이상의 고용창출, 40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비공인 국제행사다.

박람회장은 진모지구에 조성될 주행사장을 중심으로 섬 방문 확대를 위해 남면 금오도와 화정면 개도에 부행사장을 둔다는 구상이다.

개도에는 섬어촌 문화센터를 조성해 ‘여수와 전남권 섬문화 발전 거점이자 관광명소의 거점’으로 조성하는 한편, 금오도는 비렁길 코스와 금오도내 관광지와 연계한 컨텐츠 개발안을 제시했다.

전시관은 ‘섬의 8가지 무한한 가치를 담은 콘텐츠 개발 및 전시’라는 방향 제시에 따라 주제관을 포함해 7개관으로 구성된다. 주제관과 섬생태관, 섬문화관, 섬미래관, 해상교량특설관, 섬마켓관, 섬공동관 등이다.

 

진모지구, 매립지라도 같은 매립지 아냐

이같은 종합기본계획이 최근 공개된 가운데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의 파행 운영을 계기로 다양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주무대로 준비중인 돌산 진모지구가 매립지역으로 새만금 잼버리의 가장 큰 논란을 낳았던 지형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진모지구는 전원 주거지 조성을 목적으로 1994년 매립 공사를 시작해 2009년 2월에 준공 허가를 받은 22만 8천㎡의 대지다.

준공 이후 15년 가까이 지났지만, 축구장 등 일부 부지를 활용한 것 외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촬영세트장으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계약 기간이 끝난 이후 세트장은 모두 해체됐다. 사실상 나대지로 남아있는 해당 부지가 세계박람회장의 주무대다.

하지만, 여전히 기반시설이 취약한 상황이고 집중호우시 인근 임시도로가 통제될 정도로 침수에 취약한 상황이다.

여기에 진모지구 주변 돌산 해안가를 중심으로 펜션이 우후죽순 들어서 있는데, 주변 해역이 시시때때로 오·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어 오수관 분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섬박람회는 하계 휴가객을 겨냥해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개최되는데 개최 시기도 새만금 잼버리 대회와 비슷해 폭염과 호우, 태풍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지역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개최 시기와 장소 변경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개최 시기 변경, 행안부·전남도와 협의 중

이같은 지역 일각의 우려에 여수시는 개최시기 등 일부 계획을 변경하겠지만, 개최 장소 등에 대해서는 변경없이 시설보완 등을 통해 차질없는 준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개최 시기 변경은 행안부와 전남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 현재 해당 기관과 변경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다만, “개최 장소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세계박람회장을 활용하자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우선 기존 박람회장 전시관의 경우 이미 80%이상 임대된 상황이고, 섬박람회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임대비용만 50억원에 이르는 상황으로 비현실적이다”는 설명이다.

또, “관리 주체가 공사로 이관된 상황에서 정부의 선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향후 섬박람회 개최 시기인 2년후 부지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시설 노후화로 전체 리모델링을 해야 해서 섬박람회장으로 이용하기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모지구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는 “시유지이기에 추가 비용없이 준비가 가능한 지역으로 현재 24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내년 5월 준공 목표로 평탄화와 배수로 작업이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새만금 부지를 둘러싼 잼버리 파행과 겹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진모지구는 지대가 높아 현재 되레 깎아내면서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고, 배수로 작업이 마무리되면 침수 우려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교통대란 대책(?) 2012세계박람회 수준으로

진모지구 위치의 특성상 ‘병목현상’으로 심각한 교통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근 만덕교차로가 개통되면서 교통 흐름을 크게 개선했고, 셔틀버스 확대 등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박람회 개최기간 일별 최대 차량 수요량은 8,019대로 분석되고 있다.

200만명 입장객 목표치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6만4,516명, 최대 집중일 12만9,032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승용차 이용율이 61,4%에 달할 것이란 설문조사 분석을 토대로 1일 주차대수는 최대 8,019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여수시는 우선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 당시 준비했던 교통대책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우선 2,576대 규모의 박람회장 일반주차장과 1,707대 주차면 조성이 가능한 박람회장 인근 주차장을 적극 활용하고, 여수엑스포장 주차장과, 여수산단, 순천신대, 광양 마동 등에 환승주차장을 설치하는 방안이다.

 

예산(?), “연관사업 발굴로 내실 기할 것”

212억원의 책정된 예산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산의 적절한 집행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의 경우 1,171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예산은 조직위원회 인건비 등 운영비로만 740억원, 필수적인 기반 시설 조성에 235억원, 야영장 129억원, 직소천 활동장 36억원, 대집회장 30억원 등이 투입됐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시설은 물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세계적 망신을 사면서 예산 집행의 부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예산은 212억2천만원으로 편성됐다.

기본계획에 따른 예산 편성내역을 살피면 조직위원회 운영비가 8억8천만원, 회장시설비 103억원, 전시연출 21억원, 학술회의 6억원, 이벤트 10억원, 행사운영 21억원, 홍보비 10억원, 유치비 11억원 등이다.

하지만, 1개월간 진행해야 할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내년 5월 해외 2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박람회장에서 5일간 열릴 예정인 ‘미래교육박람회’ 예산만도 100억원 규모다.

이에 여수시는 섬박람회 연관사업 개발로 예산을 추가 확보해 박람회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212억원의 예산은 박람회장내에만 투입되는 예산으로 연관사업 확대를 통해 1천억원 규모의 행사로 치르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각 실과별로 연관사업을 발굴중이다”고 밝혔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는 1년전 제기된 수많은 문제제기에 “대책 다 세워놨다”고 답했다. 하지만, 1년 뒤 치룬 잼버리 대회는 파행으로 얼룩졌고, 세계적 망신을 샀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를 통해 드러난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3년 앞으로 다가 온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 준비에 시사하는 바가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섬’을 주제로 준비하는 박람회인만큼 보다 철저하고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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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이 2023-08-30 00:03:18
박람회장도 사후활용 안되서 방치중인데 또 몇달짜리 박람회를 위해 진모지구에 짓는다구요? 세금이 남아도나요? 순천 좀 본받아서 재사용 가능하게 해봅시다. 섬박람회인데 지금쯤 각 섬들 정비나 인프라 구축 해야하지 않을까요? 신안처럼 섬마다 특색있게 가꾸고 개선하면 박람회 후에도 충분히 유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