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보전 없는 충무공 마케팅은 사상누각!
역사 보전 없는 충무공 마케팅은 사상누각!
  • 남해안신문
  • 승인 2023.07.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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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한정우 박사

 

얼마 전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전라좌수영과 여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전라좌수영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라좌수영 복원의 당위성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었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라좌수영은 1479년에 전라우수영에서 분리되어 설치되었으며, 전라좌수영성은 1485년부터 쌓기 시작하여 1490년도에 성의 규모를 갖추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 약 100 여년이 지나 임진왜란을 앞두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으로 부임하여 거북선을 만들고 왜구의 침략을 준비하였다가, 삼도수군통제영까지 겸하면서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어 나라를 구하였고, 전라좌수영은 임진왜란이 끝난 1601년까지 삼도수군통제영을 겸하였다고 한다.

좌수영성은 임진왜란 이후에도 그 모습을 유지해 오다가, 1895년에 전라좌수영이 철폐되자 전라좌수영성 역시 방치되기 시작하였고, 일제강점기를 맞아 일제에 의해 훼손되어 성터마저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좌수영성의 성곽과 성문, 관아 건물 등이 모두 소실되고, 객사로 사용되던 진남관만 유일하게 보존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우리지역을 소개할 때 충무공이 나라를 구한 호국의 고장이라는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우리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며, 심지어는 지역 브랜드 및 마케팅에서도 이러한 역사성과 충무공을 많이 활용한다.

이처럼 우리지역은 충무공 및 전라좌수영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역사 복원에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을 보게 되고, 집안을 볼 때는 그 집안의 역사를 보게 된다.

건물을 평가할 때는 그 안에 담긴 시간을 보고, 도시를 평가할 때는 그 도시의 역사를 보게 된다.

사람이나 집안이 부유해서 아무리 외모를 치장하더라도 그 속에 아름다운 발자취가 없으면 근본이 없다고 평가절하 되며, 건물이나 도시를 아무리 높고 화려하게 만들어도 그 속에 역사가 없으면 유서 깊은 도시가 될 수 없다.

뿌리 없는 나무는 아무리 튼튼해 보여도 꽃을 피우지도 열매를 맺을 수도 없는 것처럼 시간과 역사는 아무리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오래전부터 좌수영성의 장기적인 복원을 피력해온 것이다.

현재 진남관을 보수하고 동헌을 복원하는 공사가 한창이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되며 더 늦기 전에 좌수영성을 복원하려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이미 도시화가 되어버린 곳에 좌수영성을 복원하려는 계획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능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복원하여 좌수영성을 잃어버렸던 수 백년을 투자한다면 복원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도 지역도 미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한정우 박사/ 정치학.한의학 박사/ 사단법인 여수이주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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