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도 끝나고 박람회재단도 해산되지만
박람회도 끝나고 박람회재단도 해산되지만
  • 남해안신문
  • 승인 2023.06.0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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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연안이라는 박람회정신은 계속되어야 한다!
[신난중일기] 한정우 박사

 

 

여수박람회법 개정에 따라 그동안 여수박람회장을 운영해온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 지난 12일에 해단식을 진행했고, 16일 부터는 여수광양항만공사가 박람회장을 승계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여수 세계박람회의 정신을 계승하여 박람회장을 관리하고 사후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던 여수박람회재단이 11년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박람회를 계기로 SOC를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이를 토대로 관광도시로 비약적으로 발전한 우리 지역의 입장에서는 박람회재단이 활발한 사후활용을 통하여 박람회정신을 계승하고 여수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었기에 그 해산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박람회장 운영주체가 여수광양항만공사로 이관되는 것이 경축만 할 일이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반성해야 할 일이며, 새롭게 운영주체가 될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이름에만 여수를 넣는 것이 아니라 박람회장에 대한 여수시민의 바램을 올곧게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던 필자의 입장에서도 기대 못지않게 많은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것은 박람회정신이 사라지는 것이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생태와 환경을 주제로 치러졌는데, 바다와 연안, 그리고 생태와 환경이라는 박람회 정신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경제적인 이익과 무분별한 개발만이 우선시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이미 우리 지역의 입장에서도 박람회정신은 희미해지고 상업적 이익과 경제적 효과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에 그러한 우려가 배가되는지도 모르겠다.

여수의 연안은 이미 관광시설로 에워싸져 있고 여수의 바다는 날마다 오염되어가고 있는데, 또다시 바다를 매립한 돌산 무술목에 골프장을 설치하는 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일방적으로 이미 전해졌으니, 해상케이블카, 웅천의 고층 건물들, 그리고 경도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는 골프장의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사회공헌사업 이야기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며 무술목은 골프장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박람회의 주제가 지역에서 조금씩 지워져가고 박람회장마저 생태와 환경을 도외시할 것이 두려운 것이다.

이번에 평가된 박람회재단의 자산총액은 8,706억 원이고 부채는 정부의 선투자금 3,665억 원이므로 5,041억 원의 순자산이 여수광양항만공사로 승계된다고 한다.

여수광양항만공사도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자는 박람회정신을 억지도 잊어버리고, 3천억 이상의 부채가 있으니 부채를 갚기 위하여 무분별한 개발이나 토지 분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할까봐 무엇보다도 두렵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출범하면서 여수항과 여천항이라는 막대한 자산을 소유하게 되었고, 두 항구를 통하여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4백억에서 5백억 원의 수입을 창출하였다.

하지만 두 항구에 투자한 사업비는 2017년부터 1억, 5억, 12억 원이었다가, 2020년에야 89억, 2021년 202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채무와 경제성을 내세워 박람회정신을 무시하고 박람회장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여수항과 여천항에서 얻은 수익을 박람회정신을 부활시키기 위하여 환원한다는 생각으로 박람회장을 운영하고 활용하기를 기대해본다.

 

한정우 박사/ 정치학.한의학 박사/ 사단법인 여수이주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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