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남의 과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남의 과제
  • 남해안신문
  • 승인 2023.05.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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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강문성 전남도의회 의원
강문성 의원.
강문성 의원.

 

전라남도와 여수시는 탄소중립 선도도시 도약을 목표로 산업단지 내 온실가스 저감과 친환경 에너지원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지원해 왔다.

특히 여수산단과 여수미래혁신지구를 중심으로 한 혁신기술 산업화 노력 중 올해부터 구축될 국내 최초의 2MW급 ‘초임계 CO2 발전 산업화 지원센터’는 우리 지역에서부터 창출될 세계적인 기술력과 높은 산업적 파급효과가 기대돼 주목받고 있다.

초임계 CO2 발전기술은 증기 대신 이산화탄소로 터빈을 구동하는 차세대 발전 기술이다. 2000년대 도스탈(Vaclav Dostal)의 MIT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재조명되어 현재까지 미국 에너지부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다양한 실증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 기술의 장점은 초임계 상태에 도달한 이산화탄소의 특성(액체처럼 높은 밀도와 가스처럼 높은 운동성)으로 터빈의 소형화와 설비의 단순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물을 끓여 스팀을 만드는 공정이 불필요하여 폐열, 태양열, 지열 등 외부 열원으로도 발전이 가능하고, 스팀터빈 대비 2~5% 높은 발전 효율과 공랭식 냉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친환경성과 경제성 모두 확보가 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래혁신지구에 구축 중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기술(CCU) 실증지원센터와 함께 향후 전남의 산업체 탄소중립 실현과 신산업 생태계 조성 그리고 지역기업의 경쟁력 견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전남이 탄소중립 신기술 분야를 선점해 나가는 것과 더불어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것이다.

전남도는 지난해 11월 탄소중립지원센터를 나주에 위치한 광주전남연구원에 설치했다. 센터는 센터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되어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고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이 전남 동부권에 집중되어 있는 지역적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전남은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 중 산업부문 에너지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석유화학·철강업체가 밀집된 여수국가산단과 광양만권 산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여수시는 2003년부터 이루어진 민간영역에서의 기후위기 대응과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 유치 등 선제적인 활동을 펼쳐왔으며 나아가 기후보호 시범도시에서 국제적 선도도시로 발돋움하려 한다.

전남도에서도 지역내총생산과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해온 동부권에서 탄소중립 모범사례를 창출해 2050탄소중립 실현 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정책개발과 기반 조성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때이다.

우선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남중권을 기후변화 대응 선도지구로 지정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실현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COP33 개최지 자격을 갖추는 데 필요한 제반 여건을 마련해 나가도록 실질적인 권한과 기능을 갖춘 컨트롤타워를 동부권에 설치해 다양한 기후변화대응 사업의 기획과 추진을 전담하게 해야 한다.

광주광역시는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국 14위이지만 다가올 미래의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2015년부터 재단법인 국제기후환경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광주광역시 탄소중립지원센터로도 지정하여 현재 국제기후환경센터는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38명의 대규모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제기후환경센터에서 기후변화 현상을 분석하고 대응전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광주광역시 특성에 맞는 미래지향적 대응방안을 도출하는 등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그에 필요한 인력과 조직을 마련한 것이다.

전남도는 ‘국립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를 유치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를 대비한 기술혁신을 이끌 농식품분야의 컨트롤타워는 확보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오는 2026년부터 운영될 예정으로 저탄소 농업으로의 전환 등 미래농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중심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국 1위인 전남으로서의 대비는 많이 부족한 편이다. 지역기업은 앞으로 해외 탄소 관련 무역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시설·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여 탄소중립 경영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이에 대응할 정보·인력·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민·관 협력의 구심점이 되어 관련 데이터 관리·정책개발·기반조성 계획 수립 등 실질적인 기능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전남에도 광주광역시의 국제기후환경센터처럼 권한과 역량을 갖춘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할 시급성과 당위성은 충분하다. 우리 전남도가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해 나가기 위한 주춧돌을 하나씩 튼튼하게 쌓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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