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 개선 촉구, 40m 사일로 올라 선 노동자들
노동환경 개선 촉구, 40m 사일로 올라 선 노동자들
  • 강성훈
  • 승인 2023.05.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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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첫 공식 입장, “조속히 복귀해야...더 성실히 노력”
비블라카본노조가 8일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사측의 성실교섭과 노동환경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비블라카본노조가 8일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사측의 성실교섭과 노동환경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 비를라카본코리아(BCK)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공장 옥상 40m 높이의 고공농성에 돌입하면서 노사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파업 67일째 맞는 이날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K사는 8일 입장문을 내고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사 교섭 과정에 대한 설명과 고공농성과 관련한 사측의 입장을 밝혔다.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조합는 파업 67일째를 맞은 8일 사내 사일로를 점거하고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K사는 “지난해 6월 비를라카본코리아 포장·출하 도급업무를 인수한 후 35차례 교섭을 통해, 노동조합의 근로 여건과 후생 복지 개선에 대한 단체협약 요구안은 대부분 합의해 수용했지만, 임금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금인상과 관련해서 노동조합은 기본급 79% 인상과 상여금 550% 추가 인상을 최초 제시했으며, 기본급 25% 인상과 상여금 350%로 최종안을 제시했다.

이에 사측은 기본급 3% 인상에서 7% 인상으로 제시하며 교섭을 이어 왔다.

사측은 노조가 주장해 온 열악한 근로환경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노조의 근로환경과 관련한 여러 과장 또는 허위 주장에 대해서도 성실한 교섭 진행을 위해, 교섭장 밖에서 반박하지도 않았고, 주 52시간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근무제도 개편과 근무환경 개선 계획을 노동부에 제출했지만, 파업 중이라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파업 중 최근 노동부와 여수시노사민정협의회 등 관련 기관의 중재로 지난주부터 매일 교섭을 재개하며,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 파업으로 상황이 전개될수록 노조 측의 교섭 상대인 사측의 사업권이 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며 “노조의 조속한 교섭 복귀를 촉구하며, 회사 측도 교섭 재개를 위해 더 성실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역 노동계와 정치권은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을 비판했다.

진보당 전남도당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비를라카본코리아는 노조탄압 중단하고, 노동자들의 최저생계 보장에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10년간 일당 7만원에 한 달 100시간 초과근로 등 최악의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사측은 시커먼 분진을 막아낼 일회용 방진복을 일주일이나 입게 하고, 1분만 일해도 새까매지는 방진마스크와 장갑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노조의 정당한 행동에 사측은 노동자 해고로 응답했다. 심지어 기존 사내하청 노동자 일당의 3배를 지불하여 대체인력을 고용하는 등 노골적으로 노조를 비웃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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