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 할 만큼 너무나도 힘든 직장(?)” 어떻길래
“죽고 싶다 할 만큼 너무나도 힘든 직장(?)” 어떻길래
  • 강성훈
  • 승인 2023.03.27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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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청 직원들 상당수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충격”
송하진 의원, “정확한 원인진단 시급·외부 신고센터 운영도” 제안

 

“여수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은 차마 죽고 싶다는 표현을 할 만큼 너무나도 힘든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수시청 내 ‘직장 내 괴롭힘’이 상당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설문에 응한 700여명의 직원 가운데 ‘직장 내 괴롭힘을 한번이라도 경험했다’고 답한 직원이 무려 29%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결과는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이 27일 227회 본회의 시정질의를 통해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송하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여수시는 관련 법령에 의해 지난해 11월 28일부터 9일간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전체 직원 가운데 24%인 673명이 참여했다.

설문결과 ‘최근 1년 이내 직장 내 괴롭힘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라는 응답이 29%에 달했다.

또한, ‘최근 1년 이내 직장 생활에서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나에게만 힘들고 과도한 업무를 주거나 업무를 떠넘기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였느냐’는 질문에도 29%가 ‘있다’고 답했다.

괴롭힘 종류로는 ‘업무상 필요하지 않은 회식과 모임, 행사, 교육 참여를 강요하는 경우’가 31%로 가장 많았다.

괴롭힘 행위자로는 상급자(81.7%)가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괴롭힘을 당했을 때 죽고 싶을 만큼 큰 괴로움을 느꼈다’라는 응답도 21%에 달했다.

또, 최근 1년 이내 ‘괴롭힘을 당하여 업무 능력이나 의지, 집중도가 떨어진 경험이 있다’라는 응답도 무려 74%였다.

‘괴롭힘으로 부서를 옮길 것을 고민했다’라는 응답은 66%, ‘퇴사나 이직을 고민한 경험이 있다’라는 응답도 55%가 나왔다.

상당수의 직원들이 이같은 괴롭힘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괴롭힘에 대해 특별한 대처를 해본 적 없다’는 의견이 응답 중 71%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처했다가 직장 내 관계가 어려워지거나 업무상 불이익이 있을 것 같다’라는 응답이 52%였다.

괴롭힘 행위자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한 대처가 효과적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에는 46%가 ‘별로 효과가 없었다’라고 답했고, 상급자를 통한 공식처리 절차를 통한 조치 역시 ‘효과가 없었다’라는 응답이 71%로 나타났다.

괴롭힘 행위에 대처했다는 이유로 주위에서 비난받거나 본인에 대한 악의적 소문이 퍼졌다는 응답은 45%, 괴롭힘 대처로 업무상 부당한 대우나 불이익을 받았다는 응답도 35%에 달했다.

이와 함께 여수시 조직에서 직장 내 괴롭힘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75%가 ‘심각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괴롭힘 발생 원인으로는 ‘권위적, 수직적 문화’가 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예방과 해결을 위한 지원 방안으로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는 응답이 45%였다.

이처럼 여수시의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해 있음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여수시는 지난 1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괴롭힘 접수 건수는 전무한 실정이다. 아예 신고센터 운영 자체를 모른다는 비율도 59%에 달했다.

이같은 직장 문화를 반영한 듯 여수시의 최근 신입직원 이직률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청 직원들 가운데 최근 5년간 89명이 의원면직한 가운데 이중 신규직원은 40명으로 44.9%에 달했다.

송하진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조직사회의 피로감은 가중되고 업무력과 생산성은 떨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조직문화로 어떻게 시민을 섬기며, 시민을 위한 행정은 펼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어어 “선출직 공무원들이 정치적 입맛에 맞게 조직을 재단질하거나 악용만 해왔지 정작 아픈 곳은 도외시해왔던 결과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하여 전문 용역을 실시하여 정확한 원인과 진단을 통하여 여수시 공직사회에 맞춤형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또한, “내부 신고제도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고, 형식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크기에 외부 신고센터에 위탁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현재보다도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주기적인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을 통하여 조직의 체질 개선에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송 의원의 지적과 제안에 정기명 시장은 “가해자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고, 피해자는 지체없이 근무지 변경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또, “5급 이상, 6급, 7급 이하로 구분해 직급별 괴롭힘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향후 설문전문업체 용역을 통해서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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