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치닐 나무의 교훈, 지방선거에도 관심을 
만치닐 나무의 교훈, 지방선거에도 관심을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1.12.30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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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눈]

 

새해, 20223월은 대통령 선거가 6월은 제8회 동시 지방선거가 있다.

벌써 대부분의 정당은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고 사실상 예비 선거운동에 돌입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지만, 정책경쟁은 뒷전이고 예비후보들의 자질에 대한 시비와 폭로,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있어 공명정대한 선거를 기대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코로나 사태에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한 선진방역과 세계 각국 간의 교역량을 증대시키고 K-예술, 문화로 세계인의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초청되어 융숭한 대접을 받는 등 한층 국가의 격(國格)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대통령선거에서 서로가 공정한 경쟁과 정책을 통한 국민의 선택을 받는 자질 높은 대통령을 탄생 시켜 한국은 정치도 선진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대통령선거는 오는 6월에 있을 제8회 동시 지방선거에도 큰 영향을 준다. 대통령선거에서 어느 당,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지방자치 단체장, 교육감,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도 판도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각 정당의 입지 자들은 이맘때부터 본격적으로 줄서기, 눈치 보기가 시작된다.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때문이다.

사실 기초단체 선거에 대한 정당 공천제 도입 논란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1991년 개정된 지방 자치 법으로 지방의회가 구성된 이후 광역선거에는 정당 추천제가 도입됐지만, 기초선거에서는 여야의 힘겨루기 끝에 2006년에야 정당 공천제가 도입, 실시됐다

그러나 정당 공천제에 의하여 당선된 의원들 가운데 기대와는 다른 일탈이 이어져 주민들을 실망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이 있다. 공직 인사 개입 금지 이해관계 직무 회피 이권 개입 금지 금품수수 금지 등이 규정되어있지만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집권당에 줄서기를 잘하여 공천을 받은 사람이 대거 지방자치단체의 의원이나 장이 됨에 따라 사실상 자질이 부족한 의원이 양산되고 주민자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국의 기초단체, 기초의회에서 벌어지는 행위는 폭력, 폭언은 예사고 이권 개입 등 함량 미달 의원들로 정치 논리를 앞세워 민의를 외면하고 집행부 현안 사업 발목잡기 등의 횡포로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비등하다. 공천과정에서 줄서기로 추문이 발생 애초부터 주민 중심의 현장 생활 정치는 실종되고 만다. 또한, 지방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정당과 단체장의 소속정당이 다를 경우에 나타나는 반목 등 폐해는 적잖았다. 의원만이라도 정당 공천제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당 공천제가 유용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잖다. 그나마 후보의 자질을 검증해주던 정당 공천제가 폐지될 경우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의존한 후보들이 난립, 결국 공당대신 사당이 지방정치를 주도할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우려가 아닐까. 정당공천과정에서 혈연, 지연, 학연 등의 배경을 고려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도리어 자질이나 능력보다는 충성도를 고려한 줄 세우기가 패거리 정치를 만들고 사실상 신선하고 능력 있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주민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 지방자치 본질에 걸맞다.

그러나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기여서 정당 공천제 폐지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6월의 제8회 동시 지방선거에서는 주민이 주인의식을 발휘하여 참된 후보자를 잘 골라야 할 책무를 질 수밖에 없다.

문득 미국의 플로리다, 카리브 해, 북중미에 분포하고 있는 만치닐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떠오른다.

풍성한 나뭇잎과 더불어 최대 15m까지 성장, 방풍림에 최적화되어 해변 도시에 널리 심겨 있는 만치닐 나무는 목재는 단단하고 조밀해서 배나 가구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게다가 사과 모양의 작은 열매는 향기로운 냄새가 나고 속을 갈라보면 향긋한 향기에 한입 베어 물지 않고는 못 배긴다. 그러나 열매를 먹는 순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매우 아름다운 나무이지만, 열매는 맹독을 품고 있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나무이다. 피부에 열매의 즙이 몇 방울 닿기만 해도 물집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강력한 독을 가지고 있다. 카리브해 지역 원주민들은 이 수액을 이용해 독화살을 만들어 사용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맹독을 뿜는 만치닐같은 위선()이 있는 후보를 가릴 줄 아는 현명함을 발휘했으면 한다. 혈연, 학연, 인연을 철저히 배제하고 자질과 혜안을 가진 바른 일꾼을 후보를 골라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에겐 만치닐 나무에 달린 POISONOUS, DO NOT TOUCH! (독성이 있으니, 만지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없다. 자질 부족의 단체장, 의원 후보야말로 만치닐 나무의 열매와 다를 바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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