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골칫덩이 해파리, 기능성 소재 원료로 탈바꿈
바다의 골칫덩이 해파리, 기능성 소재 원료로 탈바꿈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1.11.0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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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기업 ‘포엠’ 세계 최초로 연구개발 성공
연간 수천억 피해 생물서, 수천억 매출 효자 노릇 기대
해파리를 이용해 만든 카본 샘플.
해파리를 이용해 만든 카본 샘플.

 

 

연안의 물 표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파리는 유해 해양 생물이다. 몸은 흐늘흐늘하고 투명하며, 바닷물에 떠다니며 산다. 몸길이 2~40cm에서 2m까지 되는 것도 있다. 자포를 가진 개체로 독성을 가진 해파리가 많다. 심지어 바다의 바퀴벌레라고 극단적인 표현까지 한다.

해파리 가운데 숲 뿌리 해파리와 입 뿌리 해파리는 갓(우산) 부분을 식용으로 쓰이지만, 대부분의 해파리는 이용 가치가 없다. 해수욕장 등 해변에서 쏘임 사고가 빈번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적잖다고 간간이 산업피해를 주기도 한다.

어선의 조업을 방해하고 대량 발생한 해파리 떼가 바닷물을 냉각수로 이용하는 원전 발전소의 취수구를 막아 가동을 중지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국립수산과학원의 유해생물 피해 예방 기획연구소가 밝힌 2009년 기준에 의하면 해마다 어업 763~2,290억 원, 해수욕장 170억 원, 발전소 588억 원으로 연간 최대 약 3,000억 원의 피해를 준다고 밝히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도 없는 실정이다.

해파리는 전 세계 모든 대양에 약 200종이 분포돼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해파리의 번식환경을 도와 해파리 활동 범위를 더욱 확장 시키고 있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낮아진 산소농도는 해파리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물 저해환경을 넓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파리를 잘게 분해하여 물에 버리면 도리어 개체 수가 증가할 수 있고 해저에 가라앉아 산호초를 죽게 하는 등 생태계를 파괴한다. 나라마다 후처리가 불가능해 애를 먹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세계 최초로 해파리에서 카본 원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등장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4월에 여수에서 창업한 ㈜ 포엠이다. 직원이라야 겨우 4명뿐인 소기업이다.

이영주 대표 체제로 연구소장에는 이기범, 이사 고윤식, 수석연구원에 최양호로 소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하루 1㎏의 카본을 생산해 소재 연구소 및 수요처의 샘플용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처리가 불가한 해파리를 이용하여 도리어 카본을 생산한다니 놀라울 일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개체 수와 출연 기간이 증폭되고 분포지역도 대형화되고 있는데 도리어 해파리를 카본의 원소재로 재활용할 수 있다니 획기적인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 기업이 해파리에서 카본을 생산하게 된 것은 이영주 대표의 특별한 이력과 발상의 전환이 계기가 된다. 2014년~2016년까지 영광 원자력연구소 냉각수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

가끔 원전냉각수 펌프에 주먹만 한 해파리가 대량 몰려와 투입 관로를 막아 원전 가동이 중지되는 사태를 보게 된다. 이를 계기로 해파리의 활용방법을 찾을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7년 화학을 전공한 강순기 고문과 함께 해파리 물질 성분에 대한 분석 작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해파리의 단백질 성분을 이용하여 기능성 소재인 카본 원 소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

2020년 여러 차례 실패과정을 겪으면서 염장 해파리를 세척-건조-결정화를 거치고, 또다시 세척-건조-탄화 세척-건조의 3단계 과정을 거쳐 카본 원 소재 생산에 성공했다.

생산된 카본의 원 소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각 국가 공인인증기관인 (한국 화학 융합시험 연구원)과 대학 실험실습관에 성능 검증 확인 비표면적(BET) 포함 6종의 성능 지표 모두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었다.

지난 10월에는 대량생산 체계를 확보를 위해 여수에서 순천 해룡면 해창만 공업지역으로 옮겨 클러스터를 구축하였으며, 5억을 투자하여 1일 10㎏~15㎏ 생산을 위한 설비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2030년 매출 778억, 2040년 1,557억, 2050년 4,700억 규모의 대단위 공장을 건설하는 야심찬 계획의 시작이다.

해파리 안정 수급을 위해서 여수 정치망 수협과 MOU를 체결하고 여수지역 외 6개 지역과는 협의를 진행 중이다. 생산량 증대에 따라 해파리 수급 방향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원료로 사용할 해파리를 중국 등 해외 수입도 고려하고 있다.

그간 ㈜포엠은 2021년 10월 19~20일 광주·전남 전남벤처기업청 주최 2021년 호남권 1인 창조·중장년센터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대상을 받았다.

2021년 10월 28일 해양수산부가 주최하는 세계 해양포럼의 제16회 대한민국 해양스타트업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앞서 2021년 9월 29일에는 (사)한국 엔젤투자협회 호남권 엔젤허브, 전남 엔젤투자클럽, 순천대학교 창업지원단,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한 2021년 엔젤 리더스 포럼에 지역 유망스타트업 기업 사례발표를 하여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카본은 항공우주 기체, 자동차, 2차 전지, 수소에너지 저장, 전기차 배터리 등과 각종 공산품 제조의 첨가제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품이 대체됐을 경우 시장성이 매우 높은 소재다. 금속, 플라스틱 한계를 극복한 카본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상당수의 나라가 국가전략사업으로 수립하고 있고 국내 144%, 해외 238%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그러나 그에게는 당장 대규모 투자는 이르다. 선한 투자가를 유치하고 있다. 엔젤 투자를 원하고 있다. 기업과 함께 상생하려는 의지 때문이다.

엔젤 투자는 창업하는 벤처기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주식을 받는 형태의 개인 투자를 말한다. 개인이 직접 하는 직접투자와 49명 이하의 개인이 모여 출자하는 간접투자 방식이 있다.

여윳돈을 투자하여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면 높아진 가치만큼 큰 몫의 배당을 받게 된다. 선한 투자를 기다리는 이들의 꿈이 영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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