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은 농업이다’라고 당당히 외치는 20대 청년농부
‘미래산업은 농업이다’라고 당당히 외치는 20대 청년농부
  • 강성훈
  • 승인 2021.03.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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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업인에게서 희망을 보다 2 / 숲속IT농장 백승원 대표
농업과 IT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새로운 도전 나서
“농업이 구세대 전유물 아닌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다” 강조
백승원 대표.
백승원 대표.

 

“미래 산업은 농업이다”라고 당당히 외치는 20대 청년 농업인.

전통 산업으로 젊은 세대에 외면받는 것이 현실인 농업분야에 뛰어든 20대 청년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농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IT에 익숙한 젊은 청춘의 기(?)를 펼칠 공간으로 ‘숲속농장’을 택했다.

이렇게 농업을 시작한‘숲속농장’ 주인장에게서 특별한 농업을 만났다.

여수에서 농업이라 하면 갓김치 재배나 벼농사, 토마토나 버섯재배 등을 떠올릴 줄 알았다.

하지만, 20대 청년농업인 백승원 대표에게 ‘어떤 농사를 짓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대뜸 컴퓨터 기기 비슷한 플랫폼에 화분이 놓여진 기기를 꺼내 놓는다.

실내에서 관상용화초를 씨앗부터 키워 싹이 나고 자라나서 꽃이 피는 과정을 도와주는 스마트 화분키트다.

최근 도시인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인테리어 용도로도 가능하지만, 식물이나 버섯재배 등도 가능하다.

숲속농장 주인장은 이렇게 농업과 스마트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농업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본격적인 농업을 시작한 경력은 2년여에 불과하다. 주력 재배작목도 토마토 재배다. 토마토 재배를 통해 수천만원의 소득을 거두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백 대표는 단순한 토마토 재배가 아니라 스마트팜 농업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농산물 생산과 가공, 유통에 이르는 단계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되는 지능화된 농업 시스템이다.

토마토 농사를 짓는 틈틈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식물 재배 과정을 소개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일선 학교를 찾아 아이들을 가르치며 ‘미래의 농업’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준비과정에서 지난해 ‘강소농’을 만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경영규모는 작지만 농업경쟁력이 있는 중소규모 농업경영체를 일컫는 ‘강소농’.

여수시는 지난 2011년부터 소규모 농가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경영개선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강소농’을 육성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청년 농업인들을 중심으로 6차산업화 등을 시도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실 농업에 뛰어들겠다고 농업분야 대학까지 졸업한 백 대표에게도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농업인 2세가 아니었던 탓에 직접 농사를 짓기에는 경험이 부족하고, 시설도 없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강소농’프로그램을 통해 비슷한 처지의 청년들과 다양한 교류를 하면서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며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아직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힘들다”면서도 농사와 교육사업을 연계하며 희망을 써내려가고 있는 백 대표를 만나 그만의‘특별한 농업이야기’와 여수농업의 미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본다.

 

농업과 IT를 접목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는 백승원 대표.
농업과 IT를 접목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는 백승원 대표.

 

- 먼저, 간략히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20대 청년농업인 백승원입니다. 화양면에서 400평 시설채소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또한, 후배들에게 농업의 즐거움과 희망을 가르치며 연대하고 있습니다.

‘농업이 미래 산업이다’는 소신으로 이제 갓 농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 소개가 너무 간단하다. 농업 분야에서 일한다고 알고 있다. 농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흙과 식물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외가쪽 어른들이 여수시에서 꽃집을 경영하고 계셨기 때문이었던 듯 싶다.

어머님께서 한국농수산대학을 소개시켜 주셨고, 그 길로 알아보고 진학하게 됐다. 이게 ‘청년농업인’을 길을 걷게 된 출발이었다.

 

- 백 대표에게 농업이라 하면 단순 농사짓는 일은 아닐 것 같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달라.

IT를 농업에 적용한 체험·교육농장을 준비중에 있다.

현재 전라남도 SW위촉강사로 되어있어 교육과정 개편으로 SW교육이 의무화된 초등학교 5~6학년 정보과정 정규수업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학교 코딩캠프 및 가족 메이커 SW교육에 스마트화분, 스마트 모이주기 등 농업에 관련된 주제가 포함된 각종 체험을 진행중이다.

 

-‘숲속 IT농장(?)’ 여러 가지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농장인지 소개해 달라.

‘미래 산업이 농업이다’를 주제로 체험·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두이노와 같은 작은 마이크로 제어 장치(MCU)를 이용해 코드를 짜서 학생들이 농업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하고, 농업이 구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다고 교육을 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엔 축제가 없었지만, 19년 전국SW페스티벌 전라남도관을 맡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어떻게 아셨는지, 매년 안성농업기술센터에서 초빙하여 스마트 화분 교육을 진행했고, 전남 학교와 섬마을, 지역아동센터에 수없이 코딩 교육, 메이커교육, 드론교육을 진행했다.

 

- 숲속 농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 제품은 무엇인가? 왜?

스마트화분 키트다. 주로 신호등 모듈 토양수분센서와 부저 등이 들어 있다.

코딩, 식물에 대한 이해를 간단하게 알 수 있다.

 

- 아무래도 성장가능성을 보고 참여했을 것 같다. 지속가능성은 어떤가?

농업 자체로서의 부가가치는 매우 적다고 보여진다. 대부분의 농산물의 가격은 가공하지 않는 이상 해외수입산 농산물에 밀리는 게 현 상황이다.

그래서 농업에 체험과 교육을 담았다. 여러 가지 체험이 있겠지만, IT기술을 접목해 부가가치가 많이 올라왔다.

 

- 처음 시작했을 때와 현재의 모습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처음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했을 때는, 졸업 후에 화훼나 플로리스트를 꿈꿨다.

하지만 진입장벽,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 채소농사로 방향을 선회했다.

 

-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무엇인가?

부모님이 농업에 종사하시는게 아니라, 방향성 잡는게 무척 어려웠다. 2세가 아니라 처음 자리 잡는 게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이론적으로 배운 지식으로 시설을 갖춘 곳에서 실습을 했다면, 현장에서 경험이 부족하고, 시설도 없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또, 주변에 도움을 청한다면 어떤 도움을 청하겠는가?

부모님께서 저를 믿으시고 방임형으로 키우셨다.

주로 지원을 받기 위해 공모전에 많이 나가고 있다. 사업계획서도 많이 써보고, 발표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다. 무조건 시도해보는 수 밖에 없다고 느끼고 있다.

4-H 청년농업인 단체가 있다. 여수시 농업기술센터와 연계되어 있어 그곳에 속하여 교육도 받고, 지원사업도 받는다. 서로 아이디어도 나누고, 사업구상도 해보는 곳이기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 여수라는 지역에서 농업이 강점을 가질 수 있다면 무엇 때문인가?

여수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그 분들을 농장에 직접 찾아오게 만들어, 체험이나 물건을 팔 수 있는 곳을 만든다면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여수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앞으로도 여수시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하여 스마트팜 교육을 농업에 적용한 IT 교육농장을 더욱 활성화 시키고 싶다.

교육농장 인증 후, 안정화와 홍보를 위해 전라남도 동부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색작물 재배로 수확을 기반으로 한 체험도 고려중이고, 농업과 IT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 내 학교에 홍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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