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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에는 우리 꽃새우 없다. 폐플라스틱의 공격?
새우깡에는 우리 꽃새우 없다. 폐플라스틱의 공격?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07.31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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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 주필
이상율 주필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국민 과자 농심 새우깡의 CM송이다. 그 노래는 쉬운 기초 언어만 가지고 구성하여 질리지 않고 마치 명곡 같아 온 국민이 따라 부를 정도로 크게 히트했다. 우리나라 광고 100년 동안 가장 히트한 CM송의 하나는 1984년에 나온 새우깡이고 앞서 나온 오란 씨로 두 곡 모두 윤형주가 작곡했다.

1971년 출하 당시 한 봉지 50원이었던 농심 새우깡은 CM송의 히트에 7년 주기로 가격이 올라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최근 가격이 1,100원으로 옛날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꾸준하게 팔리는 과자다. 새우깡이라는 이름의 탄생 비화가 참 소박하다. 그즈음 어느 날 창업자의 딸이 즐겨 부르는 노래 아리랑을 아리깡이라고 부르는 것에 힌트를 얻어 새우와 깡을 결합하여 새우깡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음식 중 깡 밥, 깡 보리밥 등의 이미지를 인용 어릴 때 부르는 동요와 같은 느낌을 주게 한 것이 유행을 탔다.

그런데 이 새우깡에 우리 꽃새우가 들어가지 않는다. 올해부터 농심이 새우깡에 국내산 꽃새우 사용을 포기했다. 서해에 넘치는 폐플라스틱 등 여러 오염원 때문이다. 새우 잡이는 저인망식 어업으로 꽃새우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바다 밑에 깔린 폐기물이 어망에 섞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중간 수심에서 그물을 올려 상대적으로 깨끗하다. 식품기업으로서 식품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야 하는 농심으로서는 지금까지 국산 50%, 미국산 50%의 재료 비율을 포기하고 모두 미국산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이 같은 농심의 정책 변화는 어이없게도 군산을 비롯한 서해안 일대의 어민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군산 연안 조망협회에 따르면 꽃새우 1 상자(14~15kg)9만 원에 달하기도 했지만 최근 가격이 27000~28000원으로 크게 하락했다고 한다. 농심이 6월이면 군산 꽃새우 생산량의 60~70%인 연간 300~500t 구매하여 왔는데 수입 산으로 대체하면서 국내산을 사들이지 않아 가격 폭락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해양 국가다. 바다는 국민들의 식량 보고이고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육지에 쏟아붓는 미세 폐플라스틱, 생활 쓰레기 각종 오염원의 유입으로 나날이 황폐해지고 있다. 굴 무침, 홍합탕, 생선구이, 선어회 등 맛깔난 해산물을 언제까지 마음 놓고 즐길 수 있을까. 일상생활용품에서 바다까지 흘러나온 미세 플라스틱이 해산물과 함께 식탁으로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펴낸 미세 플라스틱의 국내외 관리정책보고서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 또는 미세 플라스틱의 흡착물질을 인간이 섭취·흡입할 경우 암 또는 섬유증, 소화기계 장애 등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구체적인 현황 진단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관리 안을 담은 정책 설계의 노력은 첫걸음 단계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명확한 미세 플라스틱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최근 가장 우려가 커지는 해양오염 문제가 미세 플라스틱이다. 크기가 워낙 작다 보니 생태계, 더 나아가 인체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미세 플라스틱은 대체로 5이하의 플라스틱으로 정의한다. 하수도를 통해 바다에 흘러가기도 하고, 각종 플라스틱 제품이 햇빛이나 파도에 잘게 부서지기도 한다. 그렇게 바다 위를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 조각의 수는 무려 51조 개. 더 비관적인 연구로는 매일 미국 해역으로 흘러드는 마이크로비즈만 8조 개, 테니스 코트 300개를 덮는 양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타고 우리 식탁까지 되돌아온다. 플랑크톤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고, 이를 다시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가 먹고, 더 큰 물고기에게 잡아먹혀 결국 사람의 입속까지 들어가는 것이다.

북해에서 잡은 노르웨이 바다 가재의 경우 83%의 위장에서 가느다란 플라스틱이 나왔다. 오염된 먹이를 먹고 체내에 섬유 형태로 쌓인 것이다. 그 외 브라질과 중국의 홍합, 대서양의 양식 굴 등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다. 사람이 사용한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물고기들이 먹어 결국 우리 식탁으로 되돌아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세계 모든 해양국가가 격고 있는 공통된 현상이다.

인간의 수명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수산물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는 일이다. 나 스스로가 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생활 패턴을 바꿔 바다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국가는 전 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대책을 하루라도 세워 시행하여야 한다. 새우깡에 꽃새우가 다시 등장하는 그날을 고대하는 것이 어리석지 않은 일이 되었으면 한다.

후기 : 농심의 새우깡에는 군산의 꽃새우가 있다. 지난 30일 농심이 외국산을 쓰겠다는 계획을 철회 하고 군산 꽃새우를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수협과 어민들은 사전 이물질 작업을 철저히 하고 운반상자를 플라스틱 상자로 바꾸는 등 철저한 품질 관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서해 환경오염 문제는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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