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해수청, 책임 떠넘기기에 승객 안전은 뒷전
여수시-해수청, 책임 떠넘기기에 승객 안전은 뒷전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6.10.25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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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부잔교 관리 책임은 해수청’vs해수청 ‘공유수면관리 책임은 여수시’
양 기관 책임 전가 공문만 2차례 주고 받아 ... 변경허가시 그대로 통과
▲ 해수청이 지난해 7월 여수시에 보낸 공문. 해수청이 이 공문을 통해 여수시가 관리책임을 있다고 주장했다.

미남크루즈 허가와 관련해 여수시와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안전 책임을 서로 미루면서 승객들의 안전은 뒷전이 됐다. 이러는 과정에서 각종 사고가 잇따랐지만 책임지는 행정기관이 없다보니 상황은 그대로다.

국정감사를 통해 불탈법이 지적된 미남크루즈는 지난해 4월 첫 취항했다. 선사는 길이 66m 무게 1300톤의 대형 부정기 여객선을 35m의 노후한 부잔교에 정박해 왔다. 이 과정에서 여수시로부터 공유수면 점사용 변경허가를 받지 않았다.

공유수면관리법 제19조 제1항 2호에 따르면 점용·사용허가를 받은 자가 허가사항을 위반한 경우 승인을 취소하거나 점용·사용의 정지, 인공구조물, 시설물, 흙·돌 또는 그 밖의 물건의 개축·이전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는 선사가 공유수면 허가사항과 달리 더 큰 배를 운항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해 7월에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의 ‘태풍대비 여객선 피항대책 협조요청’이라는 공문을 받고 확인했다.

여수해수청은 여수시로 보낸 이 공문에서 “연안여객선 미남호가 태풍대비 피항지로 이용하고 있는 돌산대교 부근 부잔교가 안전한 접안지로 인정할 수 없는 시설이므로 (생략) 동 지역 시설 및 접안장소의 책임기관인 여수시(해양항만레저과)에서는 안전한 접안지 시설확보에 협조해 주시기 바라며”라고 시의 책임을 주장했다.

하지만 여수시는 여수해수청에 7월 28일 회신공문을 보내며 “연안여객선 접안지 시설확보는 ‘해운법 제5조1항2호’에 의거 해상여객운송사업의 면허관청인 귀 청에서 여객운송사업자로 하여금 적정한 접안시설확보 및 안전강화와 편의시설 확보차원에서 안전대책을 강구하도록 조치하여야 할 것”이라며 다시 공을 여수해수청으로 넘겼다.

▲ 해수청의 이 같은 공문에 여수시는 7월 28일 연안여객선 접안지 시설확보는 해수청 업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문에 대해 해수청이 다시 8월 5일 ‘여객선 미남호 돌산 부잔교 사용 관련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인접 부잔교와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시는 다시 해수청에 8월 17일 회신공문을 보내면서 “인접 부잔교와 충분한 거리 확보방안 등 검토 요청사항(평행구조 부잔교배치 및 대형선박으로 인한 분쟁발생)은 ‘해운법 제5조(면허기준)에 의거 계류시설 및 접안시설 등을 선박제원과 비교해 안전 및 이용자 편의여부 등을 심사하도록 명시된 바 면허관청인 귀 청에서 처리해야 할 사항”이라며 다시 돌려보냈다.

이렇게 서로 책임을 떠 넘겼으면서도 업체가 지난해 11월 공유수면 변경을 신청했을 때도 면적만 변경한 채 그대로 변경허가가 나갔다.

이 때문에 이번 태풍 ‘차바’가 여수에 왔을 때 미남크루즈는 피항지인 돌산대교 부잔교에서 벗어나 오동도 입구에서 위험한 ‘앵커투묘(닻을 내리는 것)’를 했지만 바람과 파도에 밀리면서 좌초됐다.

여수시와 여수해수청이 서로 부잔교 관리책임을 떠넘기기에 전념하고 있을 때 미남크루즈는 불안전한 부잔교에 접안을 해 왔고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져왔다. 승객들은 이런 사정도 모르고 행정당국을 믿고 이 배에 몸을 실었다.

최근 이와 관련한 취재 당시에도 여수시는 ‘부잔교 안전관리 책임은 해수청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해수청은 ‘공유수면 관리청인 여수시가 담당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유수면 관리법 제8조 3항에는 ‘공유수면관리청은 점용·사용허가를 하려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미리 협의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어떻게 됐든 책임이 누구에 있던 여수시와 여수해수청은 공유수면 점용허가전 이 부분에 대해 협의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는 기관은 없다. 책임 떠넘기기에 승객의 안전은 무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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