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자녀교육, 아들 눈에 맞춘 눈높이 교육?
부처님의 자녀교육, 아들 눈에 맞춘 눈높이 교육?
  • 임현철 시민기자
  • 승인 2016.09.0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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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답 여행] 순천 조계산 선암사 - 부처님의 자녀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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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산 선암사는 아기자기한 맛이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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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삼층석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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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 여행칼럼니스트] "선암사(仙巖寺)는 신선이 내린 바위란 의미로, 한국불교 태고종 총본산이며, <태백산맥>, <한강> 작가 조정래씨가 자란 곳이다. 백제 성왕 527년 아도화상이 창건하고, 중창주 도선국사, 삼창주 대각국사이다. 주요 문화재로는 3층석탑(보물 제395호), 승선교(보물 제400호), 대각국사진영(보물 제1044호) 등이 있다." - 출처 선암사 홈페이지

내면의 세계를 다듬기 위해 떠난 조계산 선암사 여행에서 주지실을 찾았습니다. 주지 호명 스님, 총무 승범 스님, 템플스테이를 담당하는 등명 스님, 원일 스님 등과 같이 앉았습니다. 등명 스님, 장난기 가득 찬 표정으로 주지 책상의 의자에 슬며시 앉으시며 한 마디 던집니다. 이에 호명 스님 맞장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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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산 선암사, 중생이 부처이며, 사람이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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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기 앉아 보고 살아야 하는데?"
"앉아 봐. 앉았네. 이제 명패만 바꾸면 되겠네."
 

 

농이 어색한 분위기를 단번에 바꿉니다. 호명 스님, 그 유명하다는 선암사 야생 작설을 우려냅니다. 차향이 은은하게 퍼집니다. 한 모금 입에 뭅니다. 목 넘김이 부드럽습니다. 참, 선암사 야생 차밭에서 딴 차 잎을 전통 제다 방법으로 만든 선암사 차는 승범 스님 손을 통해 나옵니다. 차는 만든 사람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기는 법. 차의 맑은 기운을 승범 스님에게서 느낍니다.

"불교는 무엇이고, 불교문화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등명 스님, 기회임을 아는 듯 템플스테이 홍보에 열심입니다. 불교문화가 알고 싶다면 선암사 템플스테이를 경험해 보세요. 연등 만들기, 발우공양, 다도체험, 예불, 108배, 염주 만들기, 편백나무 숲길 트래킹, 행선, 스님과의 차담, 선 체조, 좌선, 만다라 치유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을 대할 것입니다. 주지 호명 스님과 일문일답 후 법문을 청했습니다.

부처님 아들 라후라, 9세에 출가 십대 제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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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수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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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의 하루 일정은 어떻습니까?
"산사의 하루는 새벽 3시 도량석 목탁소리로 시작됩니다. 3:30 새벽예불, 5:30 아침공양, 07:00 도량청소와 울력, 10:00 사시예불, 11:30 점심공양, 13:00 산보 및 간경, 17:30 저녁공양, 18:00 저녁 예불, 21:00 참회 및 취침 등 약간의 시간차가 있으나 대개 이런 일정으로 마무리 됩니다."

- 선암사에 언제 들어오셨습니까?
"1962년 열 살 되던 해 사월 초파일에 들어와 15세에 수계 받고, 올해로 55년째입니다. 선암사 인근인 낙안에서 할머니 손잡고 산을 넘어 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19명 있었습니다. 선암사가 바로 고아원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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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일주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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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출가 후 부인과 아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몽양경에 부처님 가족에 대해 나옵니다. 부처님도 성인이기 이전에 아버지의 아들이었고, 한 여인의 남편이자, 아들을 둔 아버지였습니다. 부처님이 출가를 결심할 무렵, 아내 '야소다라'와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부처님은 '장애가 생겼구나' 하고 탄식했습니다. 이로 인해 아들 이름이 '라후라(장애)'가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은 후 고향인 석가국의 카필라성을 찾습니다. 이후 부인도 출가하여 비구승이 되었고, 아들 '라후라'도 7세에 들어와 9세에 출가하여 동자승이 됩니다."

- 부처님 아들도 깨달음을 얻습니까?
"부처님이 아들 라후라에 대해 내린 결론은 출가였습니다. 아들 교육은 가장 신뢰하는 제자인 사리풋타와 목갈리풋타에게 맡깁니다. 이후 라후라도 깨달음을 얻고 부처님의 십대 제자 중 한 명이 됩니다."

부처님의 자녀교육, 아들 눈에 맞춘 눈높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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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산 선암사 주지 호명 스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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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의 자녀교육은 어땠습니까?
"부처님은 그 옛날에 아들에게 눈높이 교육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들 라후라는 착한 성품을 가졌으나 장난이 심했고, 때로 크고 작은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스승들이 라후라를 타이르고 훈계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를 안 부처님께서 하루는 아들을 찾아가 라후라가 준비한 물로 발을 씻으신 후 물었습니다.

'너는 이 물을 마실 수 있겠느냐?'
'아니요, 마실 수 없습니다.'
'왜 마실 수 없는 거냐?'
'발을 씻어 더러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이 물은 깨끗했으나 발을 씻어 더러워져 마실 수가 없다. 너도 이 물과 같다. 사람은 태어날 때 누구나 깨끗한 마음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살면서 때가 묻어 사악해진 것이다. 너는 사미계를 받은 사문으로 수행 정진하고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하나 그렇지 못하니 이 발 씻은 물과 다름없다.'

그리고 아무 말 못하는 라후라에게 물을 버리고 그릇만 가져오라 시켰습니다. 아들이 가져온 그릇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을 수 있겠느냐?'
'없습니다.'
'왜 그러하느냐?'
'손발을 씻던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너 역시 이 물그릇과 같다.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일삼고 수행을 게을리 하여 더러워진 너라는 그릇에 어찌 깨달음이라는 귀한 보물을 담을 수 있겠느냐?'

이날 이후 아들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심히 수행했다고 합니다."

애착이 가면 못 버려, 나눌 수 있는 걸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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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강선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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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의 자랑은 무엇입니까?
"한국불교는 해방 이후 1954년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분규가 발생했습니다. 하여, 전통과 정통성 및 사찰의 원형 풍광들이 많이 변질 또는 훼손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만이 역경과 불편을 감래하여 현재의 선암사를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 불교 법맥과 승풍을 고스란히 전승하고 있음을 자부합니다."

- 오체투지 의미는 무엇입니까?
"오체투지(五體投地)는 아만과 교만을 물리쳐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과 삼보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최고 공경법입니다. 아울러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귀의한다는 표현입니다. 절은 기본적으로 '굴복무명 공경진성(屈伏無明 恭敬眞性)', 즉 '무명을 굴복시키고 참 성품을 공경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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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고즈넉한 멋이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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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문 한 말씀해 주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은 악한 일을 하는데 왜 잘 사느냐? 삶은 인과응보 아니냐? 선한 일을 안 하는데도 잘 사는 건 왜 그렇습니까?'라고 묻습니다. 그건 전생에 심었던 선한 업이 이번 생까지 아직 남아 있어 잘 사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전생을 보려면 현생을 보면 되고, 현생을 보면 다음 생을 압니다. 그래서 노력하고 살아야 합니다.

버려라버려라 하는데 그것이 버려집니까? 잘 버려지지 않습니다. 한 섬 있는 사람과 백 섬 있는 사람은 차이가 납니다. 한 섬 있는 사람은 한 섬만 주면 되지만, 백 섬 있는 사람은 백 섬을 다 주기가 어렵습니다. 또 구십 섬 있는 사람은 백 섬을 채우려는 욕심에 버리기가 더 어렵습니다. 때문에 없는 사람이 더 버리기가 쉽고, 주기가 쉬운 법입니다. 애착이 가면 버리지 못합니다. 나눌 수 있는 것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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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담장이 또 한 멋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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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는 사시사철 꽃이 핍니다. 꽃은 바로 해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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