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배려
나눔과 배려
  • 남해안신문
  • 승인 2015.06.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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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신정일 예치과 대표원장

“이찬희, 김주영 후원자는 기부에 있어서 선이 명확했다. 입학, 졸업, 취업같이 무엇을 처음 시작하거나 특별한 일을 앞두고 줄곧 기부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며 수줍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소유가 존재를 증명하는 사회잖아요. 가진 물건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일들이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결혼준비에서 허례허식을 다 걷어내고 감사의 뜻으로 그 돈을 좋은 일에 쓰고 싶었습니다. 기부라는 표현보다 받은 것을 모두와 나눈다는 환원이 옳은 의미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부르고 싶어요.’ 결혼 이후에는 돈 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마음이 변하기 전에 기부를 결정했다는 두 사람. 이들의 결정으로 각각 장애를 안고 있는 3세 아이와 8세 아이에게 후원금이 전해졌다. 작은 씨앗처럼 했던 다짐들이 어느새 뿌리를 내려 실질적인 도움으로, 아이들의 웃음으로 자라났다.”

“작은 움직임이 큰 행동으로 변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좋은 사람들’ 나눔 전도사 이천희 회장에게 들어봤다. ‘어릴 때 어려운 살림에도 스님에게 아낌없이 쌀을 퍼주시던 어머니를 보고 자랐어요. 그 영향 덕인지 결혼하고 나서 아내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후원을 시작한 후 의견 맞는 동료들과 ’좋은 사람들‘을 만들었어요. 동료에게 나눔을 권유할 때 솔직히 부담되죠. 근데 한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함께 하자고 설득해요. 사내 나눔 캠페인을 함께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동료가 어느덧 400명이 된 건 정말 크나큰 감동이죠.’ 정기후원, 해외봉사활동과 더불어 매해 장기기증, 헌혈, 지역 아동센터 봉사활동, 자판기 동전 기부에 이르기까지 비정기적 캠페인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이상 2개의 사례는 NGO단체인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발행하는 5월호 책자에 실린 내용의 일부이다. '내가 좋은 일엔 이웃도 좋을 수 있도록',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슈퍼히어로들'등과 같은 제목들이 말해 주듯이 나눔과 배려문화 확산 운동참여가 특정 계층이 아닌 평범한 우리의 이웃, 단체라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5 더 나은 삶 지수’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72%만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8% 보다 16%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우리사회가 인간관계 자체에서 기쁨과 만족을 얻는 상호작용 보다는 특수한 목적달성에 인간관계를 이용하는 사무적이고 수단적인 성향이 강한 이익사회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우리사회는 압축성장의 반동으로 가족해체, 저출산?고령화문제, 지역사회공동체의 와해, 빈부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 노사갈등이 유발되어 사회분열의 단초가 되고 있다. 또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엘리트의 사회적 책무)가 없는 사회지도층이 형성되었다.

안타까운 현실은 위기상황을 맞았음에도 어느 누구 하나 앞장서서 시정하고 책임지려는 자세로 나서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와 정치인들은 문제해결을 시도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국민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더구나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서민 경제가 매우 부진해져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가계가 증가하고 사회전반에 걸친 불평등의 심화는 경제의 순환구조에서 악순환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눔과 배려의 실천은 건강한 사회공동체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면서 사회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이스트 김경동교수는 ‘자원봉사를 근간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살핌과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시민공동체적 관계를 회복하는데 유의미한 범국민 나눔문화 운동으로 볼 수 있다.

사회를 통합하고 국민의 인식개선을 위해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운동은 확대,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 지역사회도 사회통합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나눔과 배려문화 확산에 개개인은 물론 NGO단체, 더 나아가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해야 한다.

특히 사회해체라는 위기상황에 책임지는 모습을 NGO단체들이 앞장서서 보여주어야 한다. 김밥집 할머니, 노점상 할머니 등의 기부관련 기사가 미담이 아니라 일상이 되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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