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 먹구름만 잔뜩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 먹구름만 잔뜩
  • 강성훈 기자
  • 승인 2014.09.18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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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박람회 사후활용 논의 어디까지 왔나>
3차 매각도 물건너가...내년 사업예산 ‘0’
단기 수익만 골몰한 정부정책 전환 절실
‘동북아 최고의 해양종합관광지’로 탈바꿈 시키겠다던 정부의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후 장밋빛 전망이 점차 잿빛으로 변해가는 형국이다.

박람회 폐막직후 대선과 지방선거 등 굵직한 이슈를 치러내며 박람회 사후활용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마저 세우지 못한 채 2년 넘게 표류중이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박람회 정신을 계승할 사후활용계획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각에 초첨을 맞춘 정부계획에 밀려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박람회 개최효과가 점점 약해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의 인식과 정책 전환 등 하루빨리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수조원이 투자된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재부, 내년 예선 전액 삭감
실제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 지난 6월말부터 빅오(BIG-O), 엑스포디지털갤러리 등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인수할 사업자 모집에 나섰지만 결국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더욱이 공공성을 담보한 사후활용 계획에 초첨을 맞춰 해수부가 추진중인 청소년해양교육원, 복합해양센터 등 공익적 정부시설은 최근 기재부 예산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국회 예산심의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대로 끝난다면 결국 내년에도 사후활용사업은 올스톱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해양수산부가 박람회장 활성화를 이유로 박람회장내 명품 아울렛 유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내 갈등요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차례 매각시도...입질 기업 없어
박람회장 매각은 당초 정부의 방침대로 추진돼 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2012년 11월 1차 공개 매각에 입찰 참여업체가 한 곳 나타났지만 적격사업자가 없어 유찰됐고, 이듬해 9월 매각조건 완화와 투자가능 기업대상 타깃마케팅을 통해 2차 매각에 나섰지만 제안사업자가 없어 매각이 무산됐다.

세 번째 진행되는 이번 사업자 모집도 15일이 사업제안 접수 마감이지만 전화문의 한번 없을 정도로 기업들의 관심사 밖이었다.

이 과정에서 해양수산부는 박람회장 투자유치 전략 수립을 위해 용역을 발주했다.

두차례의 매각 추진결과, 마케팅에 대한 한계를 절감하고 전문컨설팅을 통한 국내외 투자기업을 발굴하겠다는 의지였다.

용역결과 획일적인 매각보다 초기 투자비가 적은 기존 시설의 중장기 임대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구조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 국제관을 활용해 조기 투자유치가 가능한 초저가 명품 아울렛 및 키즈파크를 선도사업 모델로 제안했다.

복합컨텐츠구역 선 활성화 후 마리나와 워터파크로 투자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이같은 마케팅 결과 국내외 30개 기업을 접촉해 17개 잠재 투자 가능기업을 발굴했고, 이 가운데 국외 7개 기업을 포함해 10개 관심기업을 도출해 냈다.

명품아울렛 유치(?)...지역상인 반발만
현재 여수지역내 상인들을 중심으로 반발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명품아울렛 유치에 대한 의견도 이 과정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동북아 해양관광리조트 건설’이라는 박람회 사후활용 목표를 뒷받침하기보다 대규모 아웃렛 입점 등 손쉬운 ‘수익 구조’ 찾기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역내 반발만 키우고 있다.

당초 매각계획이 매번 무산되면서 무조건식 매각보다 장기임대 등 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졌고, 해양수산부도 기획재정부 등과 공동으로 사후활용계획 변경 연구용역을 추진중이다.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에 거쳐 추진중인 연구용역은 사후활용계획을 재검토해 관계기관이 공감하는 실현가능한 사후활용계획 변경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연구용역에서는 박람회장 단지 배치와 도입시설의 적정성 검토, 현행 매각방안의 문제점 도출 및 민간투자 촉진방안 등의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처럼 해당 부처가 사후활용을 위한 다각적인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매각이라는 기본 입장을 철회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추진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내년까지 손놓고 있을 판...생각 바꿔야
연구용역과는 별개로 해양수산부가 계획한 청소년해양교육원, 복합해양센터 등 공익적 정부시설사업은 기획재정부 예산심의에서 모두 삭감되면서 내년 추진이 어렵게 됐다.

또,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가 공동으로 진행중인 용역결과도 11월 중순이후 나올 예정이어서 현재 상황대로라면 내년에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은 아무것도 없는 실정이다.

결국 박람회장은 3년이 지나도록 손을 놓고 있어야 할 처지다.

그동안 지역에서 요구해 온 임대규모 축소를 통해 동서화합지대 조성과 연계한 해양관광산업 육성을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사업으로 추진된 만큼 부지 매각이나 임대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박람회 정신을 계승할 사업중심으로 여수에 재투자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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