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계사(癸巳)년을 열면서…
2013 계사(癸巳)년을 열면서…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3.01.02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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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새해가 밝았다. 계사년은 검은 뱀의 해라는 의미가 있다. 뱀은 파충류의 동물로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거나 흉물로 배척당한다. 사악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속신앙에서는 신적 존재로 숭배의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뱀 꿈을 꾸면 대체로 길몽으로 해석한다. 꿈에서 많은 뱀을 보면 하는 일이 잘되고 뱀을 만지면 부자가 되고 뱀이 치마 속으로 들어오면 잉태가 되며 구렁이에 물리면 큰 인물이 될 아이를 낳는다고 풀이한다. 뱀에 대한 인식은 이처럼 극단적으로 나뉜다.

배척과 숭배가 엇갈리는 뱀의 양면적 속성은 2013년의 불확실성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 한해는 국가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대선과 총선이 있었고 안철수 바람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패러다임에 변화를 불렀다.

심각한 세계적 불경기가 성장을 멈추게 했고 복지 논쟁과 경제민주화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청년 실업, 반값 등록금이 정치의 이슈로 등장했다. 사상 초유의 여성대통령을 탄생시켰다.

대통령 측근 비리는 또 한 번 정치부패의 전형적 모습을 확인했고 국민적 분노를 샀다. 15 호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해 19명의 사망자와 수백억 원의 피해를 줬고 설상가상으로 덴빈이 이어 덮쳐 피해를 키웠다.

원전 고장과 부정으로 위기의 전력난을 경험했으며 돈 검사, 성 검사가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부채질했으며 부동산 침체와 가계부채가 더욱 확산됐다. 12월 12일 북한의 로켓 기습발사로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세계 무역 규모 1조 달러로 세계무역 8강에 진입했으며 런던올림픽 종합 5위로 원정 경기 중 최고의 성적을 내 전 세계에 민족의 힘을 과시했다.

싸이의 말 춤이 세계를 웃고 즐겁게 했다.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지난 22일 유튜브 조회 수 10억 건을 돌파한 것이다. 문화 강국의 이미지를 만방에 떨쳤다. 지난 한 해는 흑백논리와 열정과 냉정, 갈등과 화합 등이 혼재된 매우 어려운 한 해였다.

여수는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끝내고도 시민의 열정과 참여로 이룩된 성공의 과실이 흔적 없이 사라져버린 참담한 한 해였다.

80억 공금 횡령사건과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에 경찰관 공모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민을 “멘붕” 상태로 만들어버렸다.

여수 시민은 긍지와 자부심, 충격, 분노, 실망으로 점철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본보가 2012년 한 해 동안의 주요뉴스를 되돌아보았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50년 만의 잇따른 태풍 피해, 환영받지 못한 이순신 장군 동상건립, 문수동 아파트 소송 져주기, 희대의 80억 공금 횡령사건, 광역 교통권 전국 3시간대 접근, 여수시·의회 화력발전소 건립반대, 총선·보선결과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치열, 시장의 잦은 국외출장 논란이었다.

공금횡령사건은 여수시의 회계-결제-감사 시스템의 부실함을 드러낸 것으로 지역사회에서 80억 원의 환수, 상급책임자 문책, 청렴 행정을 제도 개선 강화 등의 목소리가 높았다.

93일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음에도 사후활용 사업이 지지부진하여 여수의 미래를 담보하는 것으로 확신하며 열정을 다했던 시민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2013년 뱀의 해가 밝았다. 교수들이 선정한 새해의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택했다.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여수의 새로운 변화로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한 여의주를 얻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시장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시민의 화합에 두고 불통을 소통으로 대전환을 이루기를 바란다. 공무원의 청렴 지수를 높이고 진정한 봉사 행정에 빈틈없는 준비를 했으면 한다.

경찰도 자아를 잃지 말고 민생 치안에 전념했으면 한다. 모든 기관이 반면교사 삼아 시민 위에 군림하지 말고 철저한 봉사 행정으로 이바지 했으면 한다.

여수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박람회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우선 남아있는 시설의 활용부터 구체화 되었으면 한다.

아쿠아리엄을 중심으로 빅오쇼, 스카이타워 등을 연계하여 활성화 시키고 새로운 시설과 기관 단체와 기업 유치를 추진했으면 한다. 시민은 박람회 성공의 에너지를 지역의 화합과 발전에 이바지하는 대전환을 이루었으면 한다.

제구포신은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봐야 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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