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특수 끝...지역경제 각종 ‘파열음’
박람회 특수 끝...지역경제 각종 ‘파열음’
  • 강성훈 기자
  • 승인 2012.10.16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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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박람회 폐막 두달 여수지역경제 지표는?]
매매 거래 중단 속출...부동산 시장 극심한 ‘한파’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경제활성화 방안 모색해야
세계박람회 개최 이후 여수 경제가 낙관적일 것이라는 전망과는 반대로 다양한 지표에서는 각종 파열음이 나며 지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박람회 개최 이후 소비자물가는 2개월 연속 전국 최고치를 달성하며 서민경제를 괴롭히고있다. 여수경제를 지탱해 오던 여수산단과 수산업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여기에 각종 경제통계지표들도 마이너스나 하락세를 기록하며 지역경제를 둘러싼 우려스런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여수지역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2개월 연속 전국 최고다. 지역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밝힌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여수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전국에서 소비자물가지수가 108을 넘는 곳은 여수가 유일하다. 전국 평균 107.0보다 1.2가 높다. 또 전남 평균 107.4 보다도 0.8이 높은 수치다.

8월에도 여수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국 평균 106.3보다 무려 1.1이 높은 107.4로 1위를 기록했다.

박람회 개최 이전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가 형성됐던 것이 세계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오르기 시작한 각종 생활물가들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것.

최악의 기후변화 겪은 수산업 30%↓
지역 수산업을 올해 초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던 것이 여름철 적조와 고수온, 태풍 등이 겹치면서 더 심각해지고 있다.

여수수협이 집계한 어획량을 보면 9월말 기준 1만9064톤에 756억8천1백만원의 위판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이 줄어든 수치로 금액으로만 275억9천만원이 줄었다.

남서해수산연구소가 최근 분석한 어황자료에 따르면 각 선단별 어획량도 크게 줄어 대형선망어업의 경우 척당 어획량은 전년대비 78% 감소, 평년대비 60% 감소했다.

멸치어업의 경우도 여수, 통영, 창원에서 156척이 출어하여 총 323톤을 어획해 전년대비 28% 감소, 평년대비 51%가 각각 줄었다.

가장 최근 출어한 근해안강망어업은 목포와 여수에서 65척이 주로 서해 남부에서 제주 서남부해역까지 출어하여 참조기, 갈치류, 고등어 등 총 391톤을 어획해 전년대비 56% 감소, 평년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어획량 침체는 올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단 생산량 지속 감소 추세
수산업과 함께 지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여수국가산단의 침체도 심상치 않다. 상당수 기업들이 적자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축운영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집계한 여수국가산단의 생산액은 6월 7조7,608억원으로 전달 8조5,42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전년 동월보다는 6.3%가 증가한 수치지만 집계되지 않은 최근의 석유화학업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정황으로 미뤄 감소세는 더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가격 급상승...거래 뚝
지역부동산 시장은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침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남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2%로 전원과 동일한 감소폭을 유지하고 있고, 전세가격은 -0.2%를 보이며 감소로 전환했다.

여수의 경우 7월 -0.4%로 감소세를 보인 이후 8월에도 -0.6%로 감소폭을 키웠다.
전세가격도 7월 들어 처음으로 -0.1%를 기록한 이후 8월 들어 -0.7%로 감소폭을 더욱 커 졌다.

이 같은 통계 수치는 지역내 부동산 업체 관계자들의 분석과도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의 경우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소폭 하락세 속에 매매가 중단된 상태다. 반면 전세가의 경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매매가격에 육박하고 있다.
토지 시장도 거래자체가 사라지면서 가격형성이 아예 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김모씨는 “박람회 개최 이후 지역 부동산 시장은 거래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만큼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밝혔다.

박람회 개최를 전후해 우후죽순 생겨났던 원룸의 공실률도 계속 상승하고 있어 부동산의 하강 경기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어음부도율 도내 최고
지역 경제 전반의 하강 국면에 지역경제 관련 각종 지표도 빨간불을 켜고 있다. 2012년 8월중 전남지역의 어음부도율이 크게 상승했다.

특히, 전남지역의 어음부도율은 여수지역이 가장 높았는데 이는 지난달 발생한 한려엑스포병원의 부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8월중 광주·전남지역의 어음부도율(전자결제분 제외, 금액 기준)은 0.48%로 전달에 비해 0.24%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광주지역(0.24% → 0.22%)이 0.02% 하락한 반면 전남지역(0.24% → 0.81%)은 0.57%포인트 상승했다.

전남지역의 경우 여수지역이 전달 16억원에서 58억원으로 부도금액이 3배 가까이 크게 늘어났다.

여수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H병원의 부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지역 부도율은 1.18%로 전년 동기간보다 1.10%가 상승해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

부도업체수(당좌거래정지 업체수)는 14개로 전월(8개)에 비해 6개 증가했으며 신설법인 수는 299개로 전달(376개)보다 77개 감소했다.

브레이크없는 경제인구 감소
주택구입연령인 30~64세 인구의 유입추이도 지속적인 감소세다.
최근 8연간 감소추이를 보면 목포, 순천, 광양 등 도내 주요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여수만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2010년 3,095명이 빠져나가 최대의 감소폭을 보였다가 2011년 11,613명, 올해 8월까지 -447명으로 감소폭이 그나마 줄었다는 점이 위안이다.

전체적인 인구도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다.
박람회 개최 효과가 사라진 현 시점에서 여수지역의 경제상황은 다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경제의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생활도 위축되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는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지역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오히려 실망감으로 다가오면서 지역내 경기 침체와 맞물려 시민들의 생활이 더 각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현재 박람회 사후를 대비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의 정책으로 박람회 준비과정에서 늘어난 숙박 인프라 등을 배경으로 마이스산업 유치 계획들을 추진중이다”고 밝혔다.

또, “박람회 사후활용의 사업자가 올 연말께 결정되면 내년초 구체적인 사후활용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되면서 지역경제 활로를 찾아 갈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지역 경제 상황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과 함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활성화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특히, 박람회 사후활용 관련 막연히 정부 계획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 차원의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지속가능한 활용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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