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의 폐막과 여수의 과제
엑스포의 폐막과 여수의 과제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2.08.20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수세계박람회는 93일간의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쳤다. 최종 누적 관람객 수 8백20만 3천956명으로 목표 관람객 8백만 명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 지난 2008년 스페인 사라고사 엑스포 관람객은 550만 명으로 도시 인구 대비 8배 수준, 1993년 대전 엑스포 관람객은 천4백만 명으로 인구 대비 13배 수준이었으나 여수는 인구 대비 약 27배를 기록한 것이다. 인구 30만의 소도시에서 매우 획기적인 일로 기록된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여수 엑스포는 건축, 시설, 전시, 문화, 예술행사 등이 세계적인 이목을 끌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주제 구현의 심벌 주제관, 재활용의 상징인 스카이타워, 첨단기술을 선보인 해양 로봇 관과 디지털 거리, 장엄하고 화려한 빅오쇼,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는 기후 환경관 등 교육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요소가 고루 갖추어진 박람회였다.

지구촌 국가 102개국이 참여한 국제관은 명실상부한 축소판 세계 여행이었다. 엑스포 주제에 걸맞은 시설, 자기 나라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알림으로써 듯도 보지도 못했던 나라를 이해하는데 이바지했고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스위스를 비롯한 내륙국가 호주, 일본 섬 국가를 가리지 않고 각 나라는 물 또는 해양의 중요성을 주제로 전시물을 가꾸어 인류의 공통관심사를 이끌어 내는 대 공헌 했다. 기업관은 제각기 다른 전시공간에서 즐거움과 예술, 미래의 우리나라 기술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장으로 손색없이 꾸몄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프랑스 르몽드도 매우 훌륭한 박람회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람회 기간 중 해양 생태계 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대책을 논의하려는 학술회의도 80여 차례나 열려 세계인의 관심과 학술적 측면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바다로부터의 녹색성장이라는 여수엑스포의 비전을 담은 '여수선언'을 통해 기후변화, 해양자원개발, 해양보전 등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메시지를 세계인에게 전했다. 문화와 예술도 만발했다. 엑스포 홀에서의 각국 공연, 거리에서 열린 게릴라 콘서트만도 1만 번이 넘었고 연일 만원사례의 정상급 가수 K-POP 페스티벌은 엑스포 관람의 재미를 넘어 열광의 무대였다.

외국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도 17차례나 입항해 만4 천명의 크루즈 여행객들이 다녀갔고 수백만의 관람객이 여수를 찾았지만, 여수는 완벽한 준비로 이들을 반겼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여수, 교통체증이 없는 여수, 친절하고 인심 좋은 여수를 실현했다. 거리마다 문화와 예술이 넘쳐나고 다채로운 공연으로 관광도시로서의 잠재력을 마음껏 뽐냈다. 일부 옥에 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숙박료, 음식값의 인상 등. 그러나 시장경제의 특성상 올림픽을 열었던 런던이 물가가 치솟았듯 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가설도 있다. 엑스포가 끝난 후 여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물가 내림세를 보였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 스스로 값을 내리는 착한 음식점, 착한 숙박업소로 칭찬받는 여수로 탈바꿈시키는 시민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처럼 엑스포 성공의 중심에는 여수 시민이 있었다.

엑스포는 끝났다. 사후 활용이 과제로 남는다. 앞으로 아쿠아리움과 빅오, 스카이타워 등은 상설 관광자원으로 주제관은 해양과학관으로, 한국관은 사후관리 기구와 기념관, 엑스포 홀은 컨벤션홀로 활용된다고 한다. 전시관은 리모델링해 유스호스텔 등으로 변모한다. 요트 마리나 시설을 짓고 해수 워터파크도 조성하고 해양연구를 위한 리서치센터도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엑스포를 위해 교통 인프라 확충에만 18조 원이 투입됐다. 서울에서 KTX로 3시간, 고속도로 개통과 다리 건설로 남해안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2시간 반이면 오갈 수 있다. 국토의 최남단 여수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관광 인프라도 확충됐다. 여수는 남해안 공동개발의 중심점에 우뚝 섰다. 도시 이미지도 여러 섬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휴양지로 확산했다. 따라서 여수를 세계 4대 미항의 하나로 발전의 축으로 삼는 것은 지역발전이라는 소극적 개념을 넘어 국익에도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후 활용이 엑스포장 안으로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엑스포장이 아닌 엑스포를 개최한 도시라는 광의의 접근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