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권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뿌린다
책 한권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뿌린다
  • 김종호 기자
  • 승인 2012.06.18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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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여수어린이도서연구회, 매년 좋은 책보내기 운동 전개
11일 삼산면 초도초 아이들 찾아 새로운 시민단체 모델

 

▲ 도서지역에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책이 바로 희망을 뿌리는 씨앗이다. 지난 11일 초도초교를 방문한 도서연구회 회원들과 학교 아이들.
한 무리의 주부들이 한손에는 책꾸러미를 잔뜩 들고 지난 11일 오전 7시 여수여객선 터미널 배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잔뜩 묻어나고 어딘가는 모르게 마음 설레는 일이 있는 듯 보였다.

이들 주부들은 (사)어린이도서연구회 전남지부 여수지회(회장 황은영) 회원들로 이날 여수 삼산면 대동리 초도 초교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

아이들에게 정성스럽고 곱디 고운 포장을 한 책을 전달하기 위해 이른 아침 잠자는 아이와 남편들의 아침식사를 뒤로 하고 뱃길에 나선 것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여수지회 회원들은 매년 책을 읽고 싶어도 접하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 도서지역 아이들에게 ‘좋은 책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도 이들은 여수에서 가장 먼 도서이 삼산면 초도초교 아이들에게 책을 보내기 위해 뱃길에 나선 것이다.

▲ 연구회 임경화 회원이 초도초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책을 읽는 방법,고르기 등을 설명하고 있다.

회원들은 책을 그냥 전달하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책 전달과 함께 글쓰는 법,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과 책을 골라 동화를 읽어 주며 아이들과 이야기 꽃을 피워주는 것까지 이들이 역할이다.

여수 어린이 도서연구회는 올해 뿐 아니라 수년째 지역에선 남모르게 이같은 책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뿐만 아니나 도서 운동을 통해 지역내 교육 운동을 펼치고 있다.

양미향씨는“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들이 많이 반겨주셨어요. 저희가 온다고 많은 다과를 준비하셨어요. 원래 전복죽을 좀 쑤시려고 했는데  해녀님들이 12시가 넘어서 오신관계로 시간이 안 맞았어요. 정숙님이 작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자랑을 했더니 교무부장 선생님이 반 아이 일기를 좀 봐 주라고 부탁을 하더군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 도서연구회는 상반기 책 보내기 운동에 50명의 어린이와 단체를 선정해 책 보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참조은 소아과와 새맘길 지역 아동센터를 찾아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 아이들에게 책을 전달하고 아이들과 책을 읽었다.

이날 다문화 가정인 영현이의 집을 찾았다.

영현이는 자고 있었고 아빠만 계셨는데 한 5분 후에 엄마가 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영헌이 엄마로 부터 '영현이가 요즘 말을 안 듣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회원들은 '다 그런다고 걱정하지 말라'며 자식키우는 부모모의 경험까지 전달했다.

영현이 엄마는 태국이 친정이다. 영헌이 가족은 얼마전 온 가족이 태국에 다녀왔다고 한다. 영현이는 엄마보다 한글을 더 잘쓰고 잘 읽는다고 한다. 하지만 영현이가 더 잘 하는 것은 수학이라고 한다.

한 회원이 영헌이 엄마에게 '영현이가 형제가 없는 것 같은데 더 낳으시지?'라고 말을 던졌다. '태국에 9살 누나가 있다고 한다'며 영현이 엄마가 답을 한다. 심장병이 있어서 수술을 두 번 했는데 이제는 괜찮다는 이야기까지 회원들에게 전한다. 이런 가족사를 듣고 영현이 아버지께 '돈많이 벌어야 겠다'고 했더니 '그런다'는 답을 한다. 

▲ 회원들은 12일 다문화 가정인 영현이네를 찾아 책을 전달하고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영현이 엄마로 부터 다양한 자녀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은 책은 전달 한 후 영현이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
도서연구회 회원들은 책을 전달하는 것 만이 아니라 다문화 가정에는 자녀교육 상담역할까지 사랑과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이 단체의 이같은 활동은 대부분이 회원들과 약간의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회원들의 얼굴에는 자부심과 웃음을 잃지 않는다.

회원들은 주부로 그리고 한 직장의 직원으로, 지역내 소외 받고 어려운 아이들에게 희망을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이른 아침 모임에 나서고 있다.

양미향 홍보부장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꾸준히 운동하면 언젠가는 좋은 열매가 맺을 것이라 생각하고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이와같은 활동은 주도권 다툼이나 성명서 위주 운동을 주로 하는 일부 시민단체의 활동에서 벗어난 진정한 시민단체의 새로운 롤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책보내기 계좌:국민은행 789401-01-433730 어린이도서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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