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소방출동로는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부터!
<독자투고>소방출동로는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부터!
  • 남해안신문
  • 승인 2012.02.24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봉산119안전센터 소방교 임은희
얼마전의 일이었다. 야간에 소내근무에 임하던 중에 긴박한 방송 소리와 함께 싸이렌이 울리면서 화재출동이 났다.
 
더욱이 우리 관내에서 발생한 화재라 운전을 하시는 반장님께서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며 서둘러 화재현장을 향하고 있었다.
 
화재현장은 신속히 도착하는 것이 화재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이기에 이날도 최대한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화재현장으로 출동을 하고 있었다.
 
봉산119안전센터를 출발해서 얼마 되지 않아서 좌회전 신호에 걸렸다. 우리는 싸이렌과 방송을 하면서 양보해 달라고 외쳤다.
 
하지만 자기신호에서 달리던 차들은 멈출줄 몰랐고 오히려 신호가 바뀌기 전에 통과하려고 속력을 높이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택시 한 대가 멈춰서면서 양보를 해주었다. 뒤따르던 차들도 택시를 보고 차례로 멈추었다. 바쁜 마음에 속으로 감사함을 느끼면서 계속 출동을 하였다.
잠시 뒤에 화재현장 인근에 도착했다. 좁은 도로에 이중주차로 인해 펌프차가 겨우겨우 지나갈 정도였다. 따라서 펌프차 보다 더 큰 물탱크차는 진입도 못해보고 대로변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불법 주차된 차량들을 피해 가까스로 화재현장에  도착하여 확인해 보니 3층 주택에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화재는 아니고 음식물이 새까맣게 타서 방안이 연기로 가득차 있었고 50대 남성분이 연기에 콜록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창문과 방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어 환기를 해주며 주의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빠져나와 소방차에 몸을 실었다.
 
다행히 큰 화재가 아니어서 현장도착이 조금 늦어지고 물탱크차가 진입을 못했어도 큰 피해가 없었다는 사실에 우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번 화재가 실제 화재였다면 어땠을까? 정말 생각도 하기 싫다. 소방관의 현장출동은 언제나 시간과의 싸움이다. 오늘 출동만 보더라도 소방 출동로 확보만 제대로 됐다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훨씬 더 단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시민들은 보다 더 자발적으로 소방 출동로 확보에 참여해야 한다. 내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긴급차량을 보면 양보하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정해진 장소에 주차하며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간격을 남겨두고 주차를 해야 할 것이다.
 
승용차는 지나가지만 소방차는 지나가지 못하도록 주차된 경우가  많다. 다른 승용차는 지나 갈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왜 소방차는 지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는걸까? 이는 아마도 아직 우리 모두의 시민의식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이에 소방방재청에서는 앞으로 소방차량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양보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시범 운영에 들어 갔다. 또한 소방기본법에는 소방차가 출동할 때 불법 주ㆍ정차된 차량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 출동로 확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보다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졌을 때 진정한 소방 출동로 확보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면 소방관들이 화재 및 구조ㆍ구급 현장에 보다 신속히 도착할 것이며 이는 전국민의 안전을 향상시키고 피해를 줄이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봉산119안전센터 소방교 임은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