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 논란, 자율성이냐 자립성이냐
항만공사 논란, 자율성이냐 자립성이냐
  • 남해안신문
  • 승인 2011.04.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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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공단 기능.역할 축소로 항만공사 전환 시도...'1조467억' 부채는?

여수광양항 항만공사 논란이 뜨겁다.
민주당 우윤근 국회의원(광양) 등 국회의원 13명이 2009년 9월에 발의한 ‘한국컨테이너 부두공단 폐지법률안’이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 논란이 되었고 다시 4월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발의된 법률안은 기존의 광양 컨테이너 부두를 건설하고 관리하던 공단을 폐지하고 여수와 광양항을 공동관리하는 항만공사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공단과 공사의 차이는 무엇?
항만공사 전환 논의에 앞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이 공단과 공사의 차이점이다.
공단은 항만이나 도로의 건설 등 경제정책상 또는 사회정책상의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한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정부가 전액 출자해서 설립된 법인기업으로 정부의 산하기관에 준하며, 수익성 보다는 정부의 목적성과 책임성이 강조된 기구이다.

공사는 공기업의 일종이며 정부출자라는 부분에서는 공단과 같지만 자체내에서 이사회나 경영단을 따로 구성하여 인사권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도록 민간에 의한 자율성이 강화된 것으로 경제적 수익을 주된 목적으로 삼을 수 있다.

광양항과 여수항의 과거와 현재
한국 컨테이너 부두공단은 주로 컨테이너 부두를 건설하고 관리할 목적으로 1989년 12월 관련법이 통과되고 1990년 4월 설립되어 부산, 인천, 진해 등의 항만을 건설, 관리하다 2004년 1월에 부산항만공사가 설립되어 독립되고, 2005년 7월에 인천항만공사, 2007년 7월에 울산항만공사가 설립되어 독립됨으로써, 현재는 주로 광양항, 평택(당진)항, 군산항 등을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49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1923년 개항된 여수항은 1949년 교통부 여수 해사국으로 설치되어 현재는 국토해양부 산하에 있는 여수지방해양항만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항구이다.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은 현재 6개과 2해양사무소에서 244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주로 여천부두, 포스코항, 여수신항, 율촌산단항 등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컨테이너 부두공단 폐지 법률안은 이러한 컨테이너부두공단을 폐지하고 광양항과 여수항을 통합관리하는 항만공사를 설립하자는 내용이다.

자립이냐?, 자율이냐?
이러한 컨부두공단 폐지 법률안에 대하여 찬반논란이 뜨겁다.

광양지역의 의견이야 차지하고라도 우선 여수 두분의 국회의원의 입장이 약간 다른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 국회의원은 폐지 법률안 발의에 서명을 하셨고, 김성곤 국회의원은 현재의 법률안 통과에 반대의견을 표명하고 계신다.

논란의 핵심은 이렇다.
항만공사로의 전환에 찬성하는 입장은 부두건설이라는 부두공단의 목적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고, 여수와 광양의 항만을 통합 관리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수입과 지출 및 사업결정에 자율성을 갖는 항만공사로 전환하자는 논리이다. 다시 말해서 자율성을 강조한 것이다.

항만공사로의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은 현재 컨테이너 부두 공단의 부채가 1조 467억원이고 이러한 부채는 부산이나 인천, 울산 등의 부두건설에 비롯된 부분도 있는데 정부에서 3000여억원만 해소해 주면 남는 부채가 많아서 항만공사의 운영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는 논리이다. 다시 말해서 자립성이 부족함을 강조한 것이다.

채산성은 있는가?
컨테이너 부두공단측은 정부 지원, 자산 매각 등을 통하여 항만공사의 실질 채무액이 5000억원이하가 될 것이며, 또한 여수와 광양항은 항만시설에 여유가 있고,향후 2020년까지 새롭게 항구를 개발할 비용이 필요 없고, 여기에 각종 수입이 매년 늘어가 올해 651억원, 2012년 845억원, 2013년 870억원, 2014년 914억원 등 2014년까지만 해도 자체항만수입이 32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부채는 별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오히려 항만공사는 부채가 모두 상환된 2017년 이후부터는 잉여자금으로 항만의 장비보강과 마케팅 등으로 지금보다 효율적인 항만관리를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여수시 의회와 여수지역발전협의회에서는 정부의 평가는 신설되는 항만공사 부채가 제로일 경우와 광양항이 년간 500만 TEU 유치를 전제로 계산된 것이기 때문에 광양항은 부채가 유지되며 컨테이너 유치물량이 현재 200만 TEU인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올해만도 2073억원의 원금과 555억원의 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여수·광양항에서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은 올해 지출해야 할 이자 수준인 557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며, 여기에 항로유지보수·인건비·경상비 등으로 연간 400여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 상환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항만공사가 출범할 경우 적자 운영은 물론이고 부채 상환 등을 위해 항만사용료 인상이 불가피하게 되어 결국 이용 선박이 줄어들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항만공사의 재무재표는?
자율성을 갖기 위해서는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이익이 나서 부채를 갚고 새롭게 투자를 하기는 커녕 운영할수록 부채만 늘어나거나 원리금도 제대로 갚지 못한다면 자율성의 의미보다는 책임 떠넘기기의 의미가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독립했던 항만공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 이익 대비 이자 비율 등등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자립할 수 있느냐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항만공사 당시의 재무재표를 파악하지 못하여 출범한 첫해의 12월 31일자 재무재표를 살펴보았다.

부산항만공사의 출범 첫해인 2004년말 재무재표를 살펴보면 유동자산 146억, 고정자산 3조4408억으로 총자산이 3조 4555억이었으며, 유동부채 483억과 고정부채 2천7백5십7억으로 총부채가 3241억이었는데 매출 1406억중에 이자비용 172억 등이 사용되고 당기순이익 80억을 남겼다.

인천항만공사의 출범첫해인 2005년말 재무재표를 살펴보면 유동자산 236억, 고정자산 2조 446억으로 총자산이 2조683억이었으며, 유동부채 38억만 있고 고정부채가 없어서 총부채가 38억이었으며 매출 203억중 이자비용 5천9백만원을 사용하였는데, 순손실이 32억 발생하였다.

울산항만공사가 출범한 2007년말 재무재표를 살펴보면 유동자산 44억, 비유동자산 1544억으로 총 자산이 1589억이었으며, 유동부채 37억으로 총부채가 37억이었는데, 매출 88억중에 7천8백만원을 이자로 사용하고 순이익 7억원을 남겼다.

광양항만 따로 구별이 안되는 관계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의 2009년 재무재표를 살펴보면 유동자산 1531억, 비유동자산 1조 50억으로 총 자산이 1조1528억원이었으며, 유동부채 2939억, 비유동부채 8589억으로 총 부채가 1조 1581억원인 것으로 파악되어 있다.

사업수익은 269억이었으며 사업비용은 573억으로 303억원의 손실을 보았는데 정부출연금 700억원을 포함하여 사업외수익이 1270억이었고, 이자 482억을 포함하여 사업외비용이 623억이 되었다.

물동량이 관건이다.
자립할 수 있느냐의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물동량이다.
물동량이 많아야 수입이 늘어나서 재정자립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현재 컨테이너 물동량 현황을 보면 부산항은 1419만 TEU, 광양항은 16선석을 이용하며 548만 TEU을 처리할 수 있는데 현재 207만 TEU로 아직 광양항은 다른 항구에 비해 활성화 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광양항은 사용료를 부산항의 절반수준으로 받고 있는데도 207만 TEU만 처리되었는데 항만공사가 설립되어 사용료가 인상되었을때 물동량이 늘어나고 컨테이너 부두가 활성화되겠냐는 문제가 남는다.

항만공사가 출범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원래 목적인 컨테이너 부두는 충분하게 건설되었는지, 필요한 배후시설은 제대로 설치되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기반을 갖추고 있는지, 다른 곳과 비교해서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한정우<본지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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