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대다
간질대다
  • 신병은
  • 승인 2011.04.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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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대다│


                                -신병은-


칡넝쿨은 오리목을 간질이고

오리목은 소나무를 간질이고

소나무는 굴참나무를 간질댄다

까르르까르르

배꼽 웃음소리 드러내는 숲에서는

누군가 누군가의 가장 깊숙한 곳에

하얀 웃음을 옮는다

숲길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도

한결같이 매듭 풀고 느슨해지는 이유도

사이사이로 달려온 바람이

머리결 가지런히 간질대기 때문이다

맑은 웃음이 묻혀있는

간질대다는 말,

바람결 옆구리를 비벼대는 초록 옹알이다



'간질대다'는 말의 색은 연초록이다. 그리고 맑고 경쾌한 웃음이 묻혀있다. 그래서 봄이 되면 몸이 근질거리는 것도 알고 보면 뭔가 행복하고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초록의 옹알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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