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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샌다.
세금이 샌다.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1.02.21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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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의하면 미국 상원의원 톰 코번은 의회에서 혈세 낭비를 질타하기로 유명하다. 의사출신인 코번 의원은 의회에서 예산 문제를 너무 까다롭게 다룬다고 해서 닥터 노(Dr. No.)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2010년 가장 낭비적인 정부지출 100가지 사례를 내놓고 1조 달러를 넘는 연방예산 가운데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낭비의 대부분 책임은 백악관이 아니라 의회에 있다면서 질타했다.

우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도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사례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60, 70년대 인도 블록이 좋은 사례 가운데 하나다. 당시의 건설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예산을 내려보내 인도의 블록을 깔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내무부가 새로운 인도 블록을 설치하도록 하여 쓰는데 불편 없는 이미 설치된 블록을 걷어내는 일이 잦았다. 얼마 전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정장선 의원과 녹색연합이 주최한 ‘SOC 건설사업의 예산낭비를 막기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자 윤기돈 녹색도시국장은 도로 중복 투자로 1년 보육예산 6000억 원의 15배인 9조559억 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도로예산 축소 △자동차와 도로 공급 중심의 교통정책 전면 재검토 △국도확장기준의 수정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복 또는 낭비 투자 사례는 지방자치단체도 예외는 아니다. 목포시는 올해 초 연동광장∼도청입구 사거리 4.3㎞ 구간과 도청입구 사거리∼영산강 하굿둑 2.5㎞ 구간에 8,000여만 원을 들여 도로와 인도 사이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기 위해 경계석을 설치했다. 그러나 경계석이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주정차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이를 철거했다.

충남 아산의 인주 지방 산업단지 1만8,834㎡ 규모의 폐기물 매립장 입구의 폐기물 소각장(5,160㎡)은 폐기물 발생량이 하루 5t으로 예상량 30t에 미치지 못해 완공 이후 한 번도 가동하지 못했다. 인천 시가 853억 원을 들여 지난해 말 완공한 인천역~월미도(6.1㎞)를 운행하는 월미 은하레일은 완공 8개월이 지나도록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손님이 올지 자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인천시는 개통 첫해인 올해 17억 원, 내년에는 24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비가 오는데 분수를 틀고, 10원짜리 세금독촉장을 등기우편으로 발송, 도로에 아스콘 깔고 곧이어 상수도배관, 가스배관 공사로 뜯는 일, 건널목 옆 육교 설치 등 중복 또는 낭비 투자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런 한심한 일이 지금 여수에서도 진행 중이라니 참으로 안타깝다.

여수시는 지난해 박람회장 주 진입로 경관개선 사업으로 율촌면 시 경계에서부터 박람회장 진입로까지 버스승강장 113개를 교체하고 주변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국비 36억 원을 포함해 사업비 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는 1차년도 사업으로 2012년까지 3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교통모니터 설치 사업도 지난해 사업으로 103개소 가운데 73개를 설치했다. 시내버스 승강장 사업은 이미 주관부서인 교통행정과에서 미관과 기능을 고려한 11개를 교체했다. 교통행정과는 2009년 5월부터 8월까지 2억여 원을 들여 시청에서 석창구간까지 LED조명 등으로 디자인된 버스승강장 교체 사업을 진행했다. 이처럼 비슷한 사업을 각기 다른 부서에서 업무 공유도 없이 이루어짐으로써 디자인의 불균형은 물론 예산 낭비 사례가 되게 한 것이다.

황금 양털 상은 미국예산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프록시마이어” 전 상원의원이 제정한 것이다. 1975년부터 1988년까지 매달 낭비가 가장 심한 정부기관과 사업에 이 상을 수여함으로서 예산낭비를 막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여수시도 황금 양털 상을 받아야 할 모양이다. 시민들은 주민 참여 예산 제는 물론 예산감시 신고센터, 예산절약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주민 혈세가 새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려야 하겠다. “닥터 노”의 예산낭비 책임이 의회에 있다는 질타를 음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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