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음악인, 세계가 주목하다
지역 음악인, 세계가 주목하다
  • 강성훈 기자
  • 승인 2010.02.2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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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사람들-색소폰연주자 강기만씨
출판, 음반, 악기 출시까지 한번에 이뤄내
지역 문화지키기 7년…색소폰 연주 메카로 일궈
▲ 지역에서 활동중인 색소폰 연주자 강기만씨가 최근 음악서적, 음반, 악기 등을 동시에 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한명의 음악인이 평생동안 노력해도 이뤄내기 어렵다는 책출판, 자신의 이름을 단 악기제작, 음반제작. 이 세가지를 수개월사이 한꺼번에 이뤄낸 억세게 운좋은(?) 음악인이 있어 화제다.

척박하기만한 지역의 음악예술분야에서 수년간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고집하며 지역 문화예술계를 지켜온 색소폰 연주자 강기만(36)씨.

지난 1월 지역 음악계에서는 쉽지 않은 자신의 정규 앨범 ‘Hymns for you’를 발매해 전국 색소폰 동호인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하는 등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강씨는 이미 지난해 7월 색소폰에 입문한지 7년여만에 전국에서 색소폰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기본 지침서와 같은 해설집을 펴내 음악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강씨가 국내 음악관련 서적 출판사 가운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세광음악출판사를 통해 색소폰 해설집을 펴낼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몸에 배어 있던 “하고 싶은 일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는 무대뽀 정신이었다”

이 책은 색소폰을 배우면서 경험하는 각종 상황에 대한 답변을 서술식으로 알기 쉽게 표현하여 기존의 교재와 차별화를 선언하고 색소폰 뿐만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될 기초이론과 음악지식, 재즈 화성학에 대하여 깊이 있게 접근했다.

“전국적으로 색소폰 붐이 불어 색소폰을 배우는 사람도 많고, 교습하는 곳도 많지만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현실에서 꼭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는 강씨다.

책은 출판된 지 3개월만에 2000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우며 인기를 끌었고, 벌써 3쇄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 서적계에서 쉽지 않은 현상으로 강씨의 색소폰 해설집은 전국 동호회와 학원의 교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국내 몇몇 대학에서는 교재로 검토되고 있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출판사 등에 인연이 없었던 강씨는 일반적인 책과 차별화된 내용을 전달해야 출판사에서 받아줄 것이라는 생각에 기본 이론을 물론 실전 연주기법에 이르기까지 출판사에서 바로 책을 인쇄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정리했다.

책의 인기는 단번에 그를 국내 최정상급 색소폰 연주자의 반열로 끌어 올렸다.

이를 계기로 악기 제조회사의 악기 모델로 발탁됐고, 이후 음반발매와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한 색소폰 출시가 이어졌다.

첫 정규앨범은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임형주씨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프로듀서 이상훈씨가 전곡을 프로듀싱한 앨범으로 전곡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연주했다. 이 앨범은 출시전 500장이 선 주문될 정도로 발매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앨범이 발매되자 이번에는 악기제조회사에서 국내 최초로 악기 연주자 이름을 브랜드로 한 색소폰 출시를 도왔다. 이렇게 해서 'Kang Ki Man Signature'가 탄생했다.

“운이 좋았던 거죠. 하지만 단순한 행운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가지 일에 전념하면 쉽사리 빠져드는 열정의 결과물이었죠”

음악의 불모지로 불릴만큼 열악했던 지역에서 재즈라는 음악을 소개하고 지역민들에게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재즈 음악 전도사로서 역할을 해 온 강씨는 이제 국내 최정상의 연주자 로 일약 떠올랐다.

“지역에서 문화예술활동을 한다는 것은 많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의 부재는 물론이고, 음악을 공유할 수 있는 계층 또한 얇아 활동이 쉽지 않다”

“자꾸 보여주고 들려줌으로써 지역민들의 눈높이를 올리고, 문화예술을 공유할 수 있는 계층을 넓혀가는 노력을 하고 싶다”는 강씨다.

강씨는 평소에도 소규모 공연 외에 해마다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을 초청해 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올해로 6회를 맞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사랑 실천의 일환인 강씨의 정기공연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어릴 적부터 교회에서 기타와 피아노, 드럼을 연주 했다는 강씨는 직업군인으로 복무중 “병사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색소폰을 접하게 됐고, 제대 후 백제예술대학에 진학해 실용음악을 전공하며 전문 음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억세게 운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강씨는 “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도 지역내 음악인들의 노력으로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며 “이전보다 더한 노력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단계 더 끌어오릴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싶다”며 지역사랑의 의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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