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리더십 지상강좌(8) - 국토를 사랑하는 정신①
이순신리더십 지상강좌(8) - 국토를 사랑하는 정신①
  • 남해안신문 기자
  • 승인 2010.01.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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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경 / 비전여수인재육성 대표
우리나라 역사적인 인물 중에 ‘나라’의식을 가장 투철하게 가졌던 분이 이순신 장군이다.

장군의 일기 속에는 ‘국가’니 ‘종사(宗社)’니 하는 말이 몇 백번이나 나오는지 모른다. 자나 깨나 나라였다. 자기 개인은 없었다. 나라 밖에 없었다.

나라란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볼 때, 국토와 국민과 정권을 말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직감적으로 부딪혀지는 것이 국토다. 그러므로 나라 의식이란 무엇보다도 국토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국토를 사랑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다.

명나라 지휘관인 도사(都司) 담종인(譚宗仁)이 일본과 강화를 핑계로 소서행장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충무공에게 ‘일본군을 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 왔다.

“일본군이 싸움을 그치겠다고 하니, 일본 진영에 가까이 오지 말 것과 또 모두들 자기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하다시피 했다.

그 때 장군은 염병으로 고통 중에 있으면서도 너무나 분하여 친히 글을 지어 대답했으되, “영남 연해안이 내 땅 아닌 곳이 없는데, 우리더러 일본 진영 가까이 오지 말란 말이 무엇이며, 또 우리가 우리 땅에 있는데, 각각 본 고장으로 돌아가라 하니, 도대체 본고장이란 어느 쪽을 가리킴인가?”하고 강경한 항의를 했던 것이다.

장군에게는 전라도도 없었고 경상도도 없었다. 아산도 없었고 한산도도 없었다. 오직 국토 밖에 없었다. 모두가 내나라 땅이란 그것 밖에는 없었다. 그러므로 ‘영남해안이 내 땅 아닌 곳이 없다’고 했던 것이다.

그 뜨거운 국토 사랑! 그 뺏을 수 없는 국토 의식! 비록 한 뼘이라도 적의 발 아래 더럽힐 수 없다는 적개심! 또 비록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땅을 베고 죽겠다는 최후의 각오! 그것이 장군의 본원이었다.

한산도 곳간 속에 따로 벼 500 섬을 간직해 둔 것이 있었다. 군량 이외에 따로 마련해 두는 것을 보고, 어떤 이가 그 까닭을 물었다. 장군이 대답하기를,  “지금 임금이 의주에까지 피난을 가 계신다. 들으니 조정의 대신들은 일이 불행하게 되면, 강을 건너자고 한다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날이 온다면, 나는 이 곡식을 배에다 싣고 서해로 거슬러 올라가 임금을 마중해 태우고, 죽음을 다해 적과 싸울 것이요, 설사 불행하게 될지라도 임금과 신하가 같이 안고 내 국토 안에서 죽는 것이 옳다.”하고 말했다.

이 얼마나 철두철미한 국토의식이냐?  국토의식은 곧 주인의식이다. ‘내가 곧 내 나라의 주인이라’는 정신이다. 그러므로 주인은 나라를 버리고 가지 못한다는 정신이다.

죽어도 내 국토 안에서 죽어야 한다는, 나와 국토가 둘이 아니요 하나라는 정신이다. 이런 정신을 갖고 있는 위정자와 백성만이 나라를 지키고 겨레를 보존한다.

제2차 중동전쟁이 일어나자 이스라엘 학생들은 참전을 위하여, 이집트 학생들은 도망가기 위하여 공항으로 앞 다투어 달려갔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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