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서호(印象西湖)와 엑스포 Big-O
인상서호(印象西湖)와 엑스포 Big-O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0.01.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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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악호(악비묘 앞 서호)에서는 매일 저녁, 북경 올림픽에서 영상으로 선보였던 뮤직 컬 '인상서호(印象西湖)' 도시 산수 실경(都市 山水 實景) 공연이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다.

서호를 거닐면 누구든 시인이 된다는 낭만의 자연과 음악, 빛이 어울려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공연은 400여 명이 출연하는 매머드 뮤직 컬이다.

인상서호 공연은 실제 서호의 수면이 무대이고 또 서호의 풍경이 그대로 배경이 된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수면 밑, 발목을 적실만한 깊이에 무대가 설치돼 있고 배우들은 그 넓은 공간에서 춤과 노래를 한다.

각종 세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일을 따라 움직이도록 장치되 있다. 줄거리에 따라 연출되는 조각배들은 실제로 물을 가르며 다닌다. 관람석은 수축 계단 형으로 낮이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환경보호와 경관 훼손을 배려한 것이란다.

서호의 상징인 백학이 물 위로 날아들며 공연이 시작된다. 물위에 둥근 달이 뜨고 게스트와 스태프가 소개되고 색색의 조명이 수면과 숲을 비추면 400여 명의 출연자가 물 위에서 군무를 추는 모습이 서서히 떠오르면서 관람객을 압도한다.  특히 출연자 400여명 중 절반가량인 200여명이 현지민이라는 것 또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출연자들이 집단 물보라를 일으키기도 하고 무대 중앙에서 뿜어 올리는 분수와 어울려 물 스크린을 만들어 내고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화려한 영상을 만들어 낸다.

스토리는 매우 간결하다. 이곳의 전통 설화인 '백사 전'이다. 백사 전은, 인간이 되고픈 백사, 백소정과 서생 허선이 서호 단교잔설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세속적인 벽에 부딪혀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인상서호에서는 ‘만남’, ‘사랑’, ‘이별’, ‘추억’, ‘인상’으로 이뤄진 각각의 장을 통해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이다.

인상서호는 영화 '연인', '영웅', '붉은 수수밭' 북경올림픽 총연출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장이모우 감독의 작품이다.

오페라 '투란도트' 등 야외 공연 부분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그가 왕차오거, 판티야오 등과 함께 공동 연출한 대형 도시산수실경 공연이다.

'인상. 류삼자(劉三姉)', '인상. 려강(麗江)' 설산편 등에 이어 출현한 '인상'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송나라 수도였고 경제도시로 알려진 항저우가 도시발전의 동력을 얻고 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는 핵심 시설인 Big-O를 단순히 축소형 바다 전시장에서 해양 문화 체험과 흥미로운 전시․연출․공연 등 이벤트 적 요소를 구성하여 명실상부한 랜드 마크가 되도록 하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23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Big-O 국제아이디어 공모다. 세계 11개국, 국내 31개 업체가 응모 되어 5개 우수작 및 2개 가작을 선정했다.

앞으로 당선작품을 중심으로 기존의 기본계획에서 관람객의 흥미, 감동과 박람회 흥행을 성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가미된 T/K 사업자를 오는 5월에 선정하여 7월 중 착공하겠다는 것이다.

당선작들이 내놓은 작품의 특징을 보면 파제제와 연결된 워터폴 보행교, 에코 파크 등의 조성을 통한 창조적 복원, 워터 스크린, 놀이시설, 다양한 쇼를 통한 역동적 공간 연출, 돌고래 잠수정 활용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Big-O에 대형 수중 무대를 설치했으면 한다. 수려한 오동도가 배경이 돼 '인상서호'와 같이 '인상여수'라는 도시산수실경공연이 가능하다.

도리어 바다 특유의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유일한 바다 공연장으로 명망을 갖게 해야 한다.

이 무대에 올릴 작품은 세계박람회의 주제에 걸맞은 심청전 또는 붉은 동백꽃 사랑의 설화 오동도라도 좋다.

난해한 내용보다는 간결한 것이 관람자를 이해시키는데 효과적이며 바다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연출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매머드 급 공연의 출연자는 주연급에 유명 배우를 등용하더라도 나머지 출연자는 현지인으로 활용한다면 지역의 고용창출은 물론 문화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아쿠아리움과 연계하여 퍼포먼스가 지속적으로 공연된다면 '인상여수', 아쿠아리움, 오동도 상호 간 시너지 효과는 물론 사후 활용에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는 여수세계 박람회로 인한 도시발전을 기대하는 시민의 기대를 다소나마 충족 시켜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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