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세상에 너를 소리쳐!
“빅뱅” 세상에 너를 소리쳐!
  • 이상율
  • 승인 2009.05.12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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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은 우주 대폭발을 의미한다. 가요계에서 대폭발을 염원하는 뜻으로 그룹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데뷔와 함께 대중의 주목을 받고 인기 정상에 있는 이 그룹은 G-드래곤(권지용), 태양(동영배), 승리(이승현), 대성(강대성), T.O.P(최승현) 등 20대 청년 다섯으로 구성돼있다. 가요계의 각종 상을 휩쓸면서 인기를 지속하고 있는 이들이 빅뱅 13,140일의 도전 “세상에 너를 소리쳐”라는 책자를 내놓아 당당히 베스트셀러에도 끼었다.

책을 든 순간 홍보책자일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 되고 말았다. 어른보다도 더 성숙한 생각,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낸 것이어서 경악과 전율을 느껴야 했다. 꿈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고 지향점도 진솔해 젊은이에 대한 노파심마저 거두게 했다.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단숨에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창조본능편의 G-드래곤은 음악이 좋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던 녀석이다. 룰라의 뮤직비디오에 꼬마 룰라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캐스팅되었다. 처음 연습생이 되었을 때 의상이나 필요한 짐들을 직접 짊어지고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고 콘서트장으로 가곤 했다. 어린 몸이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곤 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해서 조금도 잘하는 것뿐이라는 그는 실패하는 것보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지 않는 것이 더 어리석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폭풍우가 심한 어느 날 거미 한 마리가 이를 이겨내고자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생존의 법칙을 배웠던 젊은이였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찬란한 햇빛이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는 젊은이다.

질주본능의 태양은 여섯 살 무렵 형의 카세트 라디오에서 흑인 음악을 듣고 심취했다. 이를 계기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지뉴선 음악 비디오에 아역으로 출연했고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굳혔다. 초등학생이 당돌하게 YG의 양현석 대표를 두 번이나 찾아가 연습생을 자청했고 드디어 기회를 얻었다. 세계적인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친구가 넌 꿈이 뭐냐? 는 물음에 “거야 PC 방 주인이지!”라는 답변에 작은 꿈을 꾸는 것은 분명히 낭비고 위험이라고 생각했다. 남을 배려하는 데도 넓은 가슴을 열었다. 내가 가진 것은 50뿐 나머지는 주위사람들이 채워준다는 겸손도 있다. “칭찬은 독이요 비난은 칼날이다.” 칭찬은 사람을 나태하게 만드는 독이고 비난은 의지와 가능성까지 잘라버리는 칼날이 될 수 있으니 둘 다 조심해서 사용하라는 의미를 아는 청년으로 성숙했다.

긍정본능 대성은 가수가 되겠다는 말에 버럭 화를 내시는 아버지였다. 드디어 가출했고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사실인 듯 아버지 허락이 떨어졌다. 오디션제의, 연습생 그러나 학생의 기본 도리는 지켜야 했다. 매일 등교하는 연습생,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드디어 가수의 길을 가게 됐다. 긍정방정식을 머릿속에 새겼다.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 않아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희망을 품는 순간 기적이 일어난다. 긍정의 힘은 내 삶의 나침반이자 원동력이다.

뚝심 본능 T,O,P는 음유시인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힙합”이라는 음악에 사로잡혔다. 영혼을 울리는 힘은 때론 고통을 통해 탄생한다는 의미를 안다. 중 3년 때 오토바이사고로 두 친구를 잃었다. 말수가 적어진 그는 “왕따”도 경험했다. 학교가 싫었고 이태원에서 힙합 옷가게 아르바이트를 했다. 빅뱅에서는 가장 많은 가사를 쓰는 멤버다. 그러면서도 학업에 충실하지 못했던 지난날을 후회한다.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족이다. 나를 다독이는 가장 고마운 두 글자가 가족이다. 그래선지 빅뱅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최고본능 승리 오직 가수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친척도 친구도 없는 서울에 혈혈단신으로 올라와 죽을 각오로 연습했다. 2006년 여름 빅뱅의 최종 멤버를 선정하는 자리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멤버들의 연습이 끝난 다음에 새벽에 혼자 나와서 연습하는 것은 무방하다는 말에 10%의 가능성을 향해 뛰었다. 상처와 굳은살, 기이하게 틀어진 박지성 선수의 발 사진을 보고 고난을 극복하는 각오를 다진다. 탈락한 멤버들 가운데 한 명을 뽑는 재도전에서 합류가 결정됐다. 열등감과 자신감은 한끝 차이일 뿐, 닭도 죽기 살기로 덤비면 날 수 있다면서 자신을 최고의 브랜드를 만드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빅뱅, 열정의 다른 이름은 인내와 끈질김 그리고 시련을 무릅쓰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최고정상은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드래곤의 성공에는 재능을 중시하는 어머니의 힘이 컸다.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갖게 하려고 온갖 대회나 오디션에 손을 잡고 함께했다. 태양의 어머니는 피아노를 사주고 바이엘과 체르니 교본을 속도에 맞춰 공급해줬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로 이어진다. 자녀 교육을 마치 명문대, 대기업 취직, 판사, 검사, 의사 운운하는 식의 인식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이다. 세상에 너를 소리쳐! 는 자아, 도전, 인내, 창의, 가족을 깨닫게 하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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