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수는 선택을 해야 될 때가 되었다.’
‘이제 여수는 선택을 해야 될 때가 되었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09.05.12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난중일기] 한창진<여수엑스포시민포럼 사후활용분과위원장>
우리는 엑스포 이후 여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알아보려면 먼저 엑스포를 개최한 도시와 비교하면 된다. 멀리 갈 것이 없이 1993년 개최한 대전을 보면 많은 시사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적자 누적으로 15년 유지해왔던 ‘엑스포 과학 공원’을 청산 명령을 내린 것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이를 뒷받침 해 줄 또 다른 조사 결과가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된다.

정강환 배재대 교수는 ‘93 엑스포 전후비교조사를 통해서 본 대전시에 미친 관광 영향 연구’에서 박람회를 대형 이벤트로 규정하고, 박람회 전과 후로 나누어서 영향 조사를 하는 종단적 시간 비교 연구를 하였다.

대전시민은 긍정적인 면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으로 지역 도로망의 확충을 꼽았다. 또, 예술, 과학 행사 및 전시회가 증가하였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이 훨씬 더 많았다. 개최 전에는 볼 것이 많은 국내관광지로 인식될 것이라는 것도, 외국인들에게 관광이미지 부각도 모두 성공적이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박람회 개최 효과로 고용 효과를 들지만 외부 투자를 유발 시키지 못하여 고용 효과도 없었다고 하였다. 그 원인으로는 엑스포 관련 공사 또는 운영이 주로 지역 기업보다는 수도권 대기업이 추진하면서 경제적 수익 역시 외부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지역 경제 효과도 없었다는 판단이다.

엑스포 개최 전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였는데 사후에 크게 낮아졌고, 아파트 과잉 건설을 우려하였지만 그러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향락업소만 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3개월 대형 이벤트 행사로도 관광 산업 육성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2012여수세계박람회 실행 계획을 세우고, 기공식을 하기 전에 한번쯤 생각해볼 것이 많다. 엑스포 이후 여수를 어떤 브랜드 가치의 도시로 바꿀 것인가를 외국의 사례 등을 통해서 고민해본다.

가정 먼저 올림픽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개최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들 수 있다.

일본은 스페인과 똑같이 올림픽을 치르고서도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 시키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섬나라라는 좋은 조건을 갖고서도 그렇게 된 것은 방향 설정에서 문제인 것 같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여수처럼 숙박시설이 부족하여 세계 크루즈 선사를 대상으로 크루즈선을 유치하는 홍보를 펴서 크루즈 선박 15척을 해상 호텔(Floting Hotel)로 제공하였다. 그 때 위기를 기회로 바꿔서 지금은 지중해 최고의 크루즈 기항지가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그 뿐이 아니라 올림픽 이후 ‘포럼 바르셀로나’를 개최하여 관광 컨벤션도시로 만들었다. 동쪽 해안인 산따드리아항 일대를 개발하여 전시, 회의 시설 및 호텔 등의 기반을 완비하였다. 141일 간 동안 각종 국제회의 및 전시회 44회, 콘서트 450회를 개최하여 국제회의 참가자 6만 5천명 이외에 방문객 400만 명, 방송매체 등으로 이 행사를 지켜본 인원이 5억명으로 추정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둘째는 다보스 포럼이다.

인구 1만 여 명 밖에 안 되고, 해발 1,540m에 위치한 스위스 조그만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최하는 다보스포럼이 있다. 2006년에는 89개국에서 기업의 CEO 등 약 2,340명이 참가하였다. 그 중에는 15개국 원수와 60 여 명의 각료 포함 모두 175명의 정치인이 있다.

셋째는 하노버 박람회와 같은 산업 박람회 개최이다.

독일 하노버는 박람회를 개최한 도시로서 그 이후 매년 4월에 산업 박람회를 개최한다. 단독 산업 박람회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60 여 국가에서 6천 여 업체가 참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25만 여명의 관람객을 예상할 수 있다.

하노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도 많이 참가하는 국제박람회연맹(UFI) 인증 박람회가 세계 곳곳에서 전문 분야별로 열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넷째는 샌디에이고의 씨월드(Sea World)가 있다.

캔 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무대이기도 한 샌디에이고는 범고래 샴 쇼가 유명하다. 세계 최대의 수족관을 갖고 있고, 1964년 문을 연 이래로 1억 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한다. 신나는 놀이기구가 있지만 일반 놀이공원보다는 훨씬 교육적이어서 많은 인기가 있는 곳이다.

이와 같은 도시의 특징을 한데 모은 것이 어쩜 2012년 이후 여수의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세계 기후보호 포럼과 지구 정상회의, 여수선언 발표, 해양 산업, 대체 재생 에너지 산업 박람회, 크루즈항, 아쿠아리움, 광양만권 산업단지 등 조건 면에서 불가능하지 않다.

당장에 여수산단과 광양제철, 컨테이너부두, 율촌산단 등 광양만권 산업단지 회사들이 나서기만 하면 된다.

박람회가 끝나면 서울의 코엑스, 부산의 벡스코 같은 훌륭한 컨벤션 시설이 만들어진다. 이 곳에서 동양 최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인 여수산단과 광양제철 등 관련 부품 소재, 제품 등에 있어서 학회, 세미나, 포럼 등 회의와 산업 전시회 등을 충분히 개최할 수 있다.

또, 박람회장 안팎을 묶는 샌드에이고 Sea World 같은 것도 걱정이 없다.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롯데그룹의 호남석유화학, 63빌딩과 리조트를 운영하는 한화그룹,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그룹의 제일모직 같은 엄청난 기업이 수조원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곳이 우리 지역이다.

이제 그 기업들이 엑스포 박람회 부지 전체를 인수하여 엑스포의 영광을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키울 수 있는 엑스포랜드를 운영할 수 있다. 바로 당장에 수익을 내는 차원이 아닌 지역 환원, 사회 환원 사업으로 공장이 있는 이 지역에 하는 것이 마땅하다.

세계적인 철강회사인 포스코가 있는 우리 지역에서 파리 에펠탑과 같은 상징탑을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세계 유명 시설물은 모두 철강 구조물로써, 지금은 미적 감각을 살린 철강 예술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새로운 쓰임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포스코는 대표적 기업으로써 끊임없이 철강 소재의 다양화를 위해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좋은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 연구 결과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 여수엑스포를 맞아서 박람회장 뒤 마래산이나 자산공원, 묘도, 경도, 구봉산 등 한 곳에 100m 정도의 철강 조형물 세워 317개의 다도해와 리아스식 해안을 내려다보면 세계인을 감탄시킬 것이다.

이 일들의 몫은 바로 우리 지역 정치인들의 교섭력에 달려있다. 앉아서 공고를 하고, 공문만 보내서 기다리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끈질기게 매달리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선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지금은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지도자로서 나서야 할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