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팔매질하던 섬마을 소년 희망을 던지다
돌팔매질하던 섬마을 소년 희망을 던지다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9.05.1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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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중 이동하군 창던지기 전남도대표 발탁 ...소년체전 금메달 목표
▲ 창을 잡은지 4개월만에 전남도 창던지기 선수로 발탁된 거문중 이동하군.
바다를 향해 돌팔매질을 하며 유년시설을 보낸 섬마을 소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육상꿈나무로 성장하고 있어 화제다.

특히 넓은 운동장 하나 갖춰지지 않은 섬지역 학교에서 운동을 시작한 지 수개월만에 전국 최고수를 다투는 재목감으로 급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거문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면서 오는 30일 여수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 창던지기 부문 전남도대표 선수로 선발된 이동하군.

이군은 지난 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전남 대표로 출전해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이군은 이번 대회에서 6차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4차까지 줄곧 1위를 달리다 후반에 기록이 쳐지며 3위로 밀렸다.

하지만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불과 4개월여만에 올린 결과라 경기 관계자들마저 깜짝 스타의 등장이라며 놀랐다.

이미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선수로 참여하는 실정인 것을 감안하면 중학교 3학년에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 군은 선수로서 출발이 늦어도 한참 늦은 터다.

이군이 선수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시교육청이 주관한 학년별 육상경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부터다.

이후 지난해 10월 전남 학생종합체육대회에서 1위, 올해 3월 전남 소년체전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5일에는 처음 출전한 전국단위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올린 것이다.

이군은 운동장 길이가 겨우 40m에 지나지 않아 대각선으로 연습을 해야 하는 극히 열악한 훈련환경을 극복하고 얻은 결과로 더욱 값지다.
운동장 길이가 짧다보니 멀리 던질 수 없어 정식 창보다 무거운 운동기구를 사용해야 했다.

또 114km뱃길을 오가며 경기를 하고 연습을 해야 하는 일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거문도는 넓은 대지라야 학교 운동장인데 그나마 비좁아 마음대로 연습을 하지 못했어요. 창던지기를 할 때면 아예 교문을 닫고 경고안내문까지 붙어야 했어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이군이다.

이군의 운동선수로서 소질을 알아본 것은 지난해 거문중학교로 부임한 황옥운 체육담당 교사였다.

“그냥 성실한 아이로만 지켜봤는데 체육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현격하게 차이나는 운동감각을 보며 운동을 권했죠”라는 황교사다.

이 군은 오는 30일 여수 진남경기장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 금메달을 목표로 망마경기장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황교사는 “아직 기록이 50m후반대로 60m를 넘어야 목표달성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기술훈련과 체력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을 시작했으니 우선은 소년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서 운동선수로서 자질을 인정받고 싶고, 향후 계획은 그 다음에 생각할래요”라며 웃음짓는 이동하군은 천상 섬마을 소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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