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밤 수놓은 패션 판타지아
여수의 밤 수놓은 패션 판타지아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8.10.27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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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진남경기장서 앙드레김 패션쇼
박람회 성공기원.광주전남 방문의 해 기념
문화예술 감각 한껏 드높여 시민 1만여명 참석
▲ 24일 시민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앙드레 김 패션쇼가 진남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패션쇼가 열린 지난 24일 여수의 밤은 뜨거웠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 개최와 2008 광주전남 방문의 해를 맞아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해 ‘앙드레 김 패션 판타지아’를 여수 진남경기장 특설무대에서 가졌다.

이날 패션 판타지아에는 오지호, 윤세아 등 한류스타와 최정상급 국내외 모델 30여명이 무대라인을 장식, 여수시민 1만여명을 감동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이날 행사에는 앙드레 김과 한류스타를 보기위해 일본 후쿠오카에서 온 100여명의 관광객이 자리를 꿰찼으며 광주전남지역 대학 외국인 유학생 500여명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주한외교사절로는 네팔과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공화국 대사 내외 등 대사관 직원 50여명과 광주전남지역 명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 패션쇼 메인 모델인 오지호 윤세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환상의 무대, 매혹에 빠진 여수시민= ‘앙드레 김 패션 판타지아’는 전남의 자연과 해양 등을 주제로 여수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형상화해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판타지아는 모두 4개의 스테이지로 선뵀다.
첫 번째 무대는 ‘북극의 눈 내리는 밤의 로망스’.

2012여수세계박람회 심벌을 가슴에 표현한 의상을 입은 한류특급 오지호와 남성 모델들의 은은하면서 힘 있는 워킹이 돋보였다. 이어 차가운 밤공기를 한꺼번에 벼리듯 윤세아와 여성 모델들은 보랏빛 작품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평소 보여주기 위한 것만이 아닌 기능성과 효용성을 강조하는 앙드레 김 스타일이 드러난 캐주얼한 의상이 뒤를 이었다. 고급스러움을 잃지않으면서도 세련되고 우아한 디자인이 색감과 어울렸다.

특히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상징인 빨강과 파랑, 녹색을 절묘하게 섞은뒤 파스텔톤의 옅은 레드와 블루, 그린이 고혹함을 뽐냈다.

두 번째 스테이지는 ‘영원한 아름다움의 신비감’. 격조높은 드레스 행렬이었다.

천혜의 연안을 상징하듯 파스텔톤의 의상이 무대를 좁혀오더니 어느덧 대양을 누비고 심연을 파고 들어가듯 매력이 번져갔다.

시민들은 눈길을 한 곳으로 모으고 숨을 죽였다.
‘사랑의 부케’를 떠나는 이에게 주는 오지호의 시선엔 슬픔의 이슬이 맺혔다. 관객들은 매혹의 강에 빠졌다. 탄성마저 삼켰다.

세 번째 무대는 ‘잊을 수 없는 발리의 추억’=어쩌면 이렇게 자유를 표현하고 자리에 앉아있는 시민들마저 바다로 뛰어들게 할까.

뜨거운 열정을 담은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태양빛 아래 의상은 관객들을 들뜨게 했다.

▲ 오현섭 여수시장이 앙드레 김의 작품을 입고 등장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사진 맨 왼쪽이 앙드레 김, 오현섭 여수시장, 윤세아, 오지호, 박준영 전남도지사.
무대에 오른 이들의 몸짓에 녹아내리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깜짝 스타의 등장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오현섭 여수시장이 앙드레 김이 직접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라인을 걸었다. 특유의 낙천성과 친근함으로 딱딱한 무대를 부드럽게 적셨다.

머리와 무릎을 굽혀 백작의 인사법을 선뵀다. 시민들은 웃음과 함께 박수, 환호를 보냈다.

네 번째 무대는 ‘나의 영원한 사랑이여’. 앙드레 김 전매특허중 하나인 웨딩 포인트. 결혼식 드레스와 각종 의상들이 ‘오지호’와 ‘윤세아’를 위해, 아니 여수시민들을 위해 준비됐다.

서민들도 입어볼만한, 입어봄직한 남녀 웨딩드레스가 화려함을 잃지 않고 쉼 없이 등장하고 사라졌다. 눈 내리듯 종이가루가 흩날려 관객을 메운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중년에 접어든 시민들은 찰나, 추억에 잠겼다.

◇‘꽃밭으로 변한 여수’= ‘앙드레 김 선생님이 지나가면 황무지가 꽃밭으로 변한다고 들었습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김병일 사무총장은 이날 패션 판타지아를 이렇게 평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아름다운 여수가 한 단계 더 업그레드되는 계기를 맞았다”면서 “좋은 작품을 준비한 앙드레 김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오현섭 여수시장은 “우리 여수시민들은 할 수 있었던 일로 엑스포 유치와 전국체전 성공개최를 들 수 있다”며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역량있는 시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앙드레 김 패션 판타지아를 통해 더 높은 문화수준을 누리고 선진 시민의식을 갖게 됐다”고 자긍심을 고취시켰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명예홍보대사이기도 한 앙드레 김은 “진심으로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면서 여수의 아름다움에 반했다고 말했다.

그는 “30여년전 차를 타고 여수를 찾았을 때와 달리 이번에 비행기로 왔다”면서 “하늘에서 바라본 여수는 하늘이 내린, 천혜의 비경이었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어 “여수의 섬과 육지, 바다는 아름답다”면서 “2012년 여수를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수시민들께서 문화, 예술을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문화갈증 단 번에 풀었어요’= 이번 ‘앙드레 김 패션 판타지아’는 그야말로 여수를 포함해 전남 동부권의 문화예술, 특히 패션에 대한 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 프로젝트였다.

특히 광주와 전남지역 곳곳 대학에 있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권 대학생은 물론, 지역내 주요 기관 단체장, 여성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 일본 후쿠오카에서 직접 관광객들이 100여명이나 찾아 앙드레 김 패션쇼의 영향력를 가늠케 했다.

무엇보다 여수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갈증해소는 가장 큰 의미로 손꼽을 수 있다.

시민 조유진씨(여수시 학동)는 “앙드레 김 패션판타지아를 보지 않았으면 엄청 후회할 뻔 했다”면서 “정말 반했고,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환상적인 무대였다”고 말했다.

여선중학생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오지호 오빠와 모델언니들의 모습이 너무 좋다”면서 “휴대폰 동영상으로 모두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 대불대에서 수학하고 있는 중국인 한 유학생은 “앙드레 김 패션쇼가 열린다길래 학교차원에서 왔다”면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 꿈만 같다”고 밝혔다.

구례에서 일부러 행사장을 찾은 한 문화계 인사는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면서 “박람회 유치를 통해 여수가 그만큼 성장하고 수준이 높아진 것 아니겠냐”면서 나름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앙드레 김 패션 판타지아에 이어 제2부 행사에서는 제89회 전국체전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 해단식을 갖고 아이돌 스타인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신혜성, 김혜영 등 인기가수가 출연, 축하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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