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하는 한가위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한가위
  • 이무성
  • 승인 2008.09.0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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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의 거꾸로 보는 열린경제-56-

결실의 상징인 한가위가 성급 다가왔다.

1년을 농사절기로 마무리하는 의미로서 중추절은 예전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사회에서는 그 어느 명절보다도 풍요로움이 가득하였다. 곡식 등 농산물의 산출물만 풍성한 것이 아니라 주변 이웃과 나눔의 마음도 넉넉하였다. 서로 가진 것을 나누기도 하였다. 한 해 먹을거리를 수확하면서 함께 한 동네사람들과의 공동노작에 대한 감사하는 덕담으로 한가위는 단순히 의례적인 행사가 아닌 생활로서 삶 그 자체이었다. 

흙을 멀리하는 도시중심의 생활에서 한가위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다. 이웃과 함께하는 것보다는 이해관계의 주변사람들에게 선물을 전달해야 하는 부담의 날로 변질이 되었다. 이젠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는 의례적인 행사로 간주된다. 갈수록 주변의 관계들이 물질을 매개로 하는 세태로 급변함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어떻든 이날은 그간 분주한 각자의 생활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있다. 가족 친지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조금은 느긋하게 자신보다 더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 날이었으면 한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예전의 풍습이 아직은 남아 있는 시골장이나 재래시장을 찾아 나서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현대화된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오랜 전통속에 그 맥을 유지하고 있는 동네 시장은 교육적으로도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조기 경제교육을 극성스럽게 시킨다고 한다. 어른들이 관심갖고 있는 재테크 등의 내용들과 유사하게 구성하여 일부 계층에서는 이를 집중시키기도 한다. 이는 바른 교육방식이라고 보여지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그 나이에 걸맞게 집중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 있다. 아이들은 갇히지 않는 생각속에서 자신들의 사유로서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의 폭을 넓혀 창조적인 사고에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그 기회들을 자주 마련 해 주는 것이 기성세대인 어른들이 자식인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게임 중독 등 특정한 놀이에 아이들이 심취하고 있는 것이 주변의 환경들이 아이들의 생각의 폭이나 깊이를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식들은 결코 부모들의 소유물이 아니다. 기성세대인 자신의 경험만을 강조하여 아이들의 장래를 규정하는 행위는 부모로서 금지해야 한다. 이번 한가위는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동심의 세계로  나서는 것도 좋을 성 싶다.

녹색대학교 교수, 경제평론/소설가, 한국은행/IBM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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