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와 바다청결
엑스포와 바다청결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8.04.29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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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주제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다. 그러나 바다는 죽어있고 연안은 숨을 멈춘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지구는 온난화가 되고 세계의 몇몇 섬들은 바다 밑으로 잠기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2012 여수 세계박람회다.

날로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지고 이산화질소와 오존 그리고 산성비 피해가 늘고 질소화물 배출량은 최상위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계인 한강수계, 낙동강수계, 금강수계도 날이 갈수록 수질오염 실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남해안 일대는 물론 동·서해안으로 까지 확대되고 있는 해양오염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적조현상이다. 적조는 육지로부터 발생하는 생활하수, 공장폐수 등이 바다로 흘러들어 바닷물이 부영양화 상태가 될 때, 또는 수온의 급격한 상승에 의해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한꺼번에 번식할 때, 바닷물이 썩어 검붉은 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해수 중의 용존산소가 결핍되고, 적조생물이 내뿜는 독소나 이 생물의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 메탄가스, 암모니아 등 유독성 물질에 의해 어패류는 물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1962년 남해에서 적조가 처음 발생한 이후 전 해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하고 인간 생명의 위기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여수세계박람회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여수프로젝트와 여수선언을 제시하고 전 지구적 노력을 하자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여수선언은 기후변화 등 개도국의 해양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연구와 노력을 하자는 것이다.

약 1억 불 규모의 재원을 정부와 민간기업이 출자하여 2009년 12월 시범사업을 201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시할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여수선언은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해양개발 및 해양오염 등 전 지구적 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을 촉구하는 선언으로 박람회 기간 중 국제법적 선언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지구 겉 면적의 4분의 3이 바다다. 또한, 지구에 있는 많은 물 가운데 바닷물이 전체의 97퍼센트나 된다. 결국, 나머지 3퍼센트가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민물인 셈이다. 바다의 청결이 인간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가는 이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여수는 친환경도시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러나 바다는 온통 폐기물로 뒤덮여 있고 적조는 매년 연례행사가 되어 있다. 해양에 폐기물을 버리는 일은 바다를 황폐화시키는 것으로 이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국토 해양부로 흡수 통합됐지만 해양수산부 시절 축산 폐수와 하수 찌꺼기를 바다에 버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시행될 수 없게 되었다는 보도다. 작년 8월 해양수산부는 2012년부터 축산폐수, 하수 찌꺼기를 바다에 버리지 못하게 하겠다며 해양환경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11월21일 해양부가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해 지난 1월18일 공포된 시행규칙엔 '2012년부터 금지 한다'라는 조항이 빠졌다는 내용이다. 이는 2006년 3월 하수 오니(汚泥)를 바다에 버리는 나라는 한국·일본·필리핀뿐이라며 국무회의에서 결정한 조항이었다는데 이 조항이 삭제된 배경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축산폐수·하수 찌꺼기의 바다 배출은 환경단체와 지역 어민단체가 2005년부터 못하게 해달라고 들고 일어났던 사안이다. 그런 내용이 어떻게 바뀌어 공포됐는지 유감스러운 일이다. 엑스포 도시 여수는 '오물을 바다에 버리는 도시'라는 오명(汚名)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청결하고 아름다운 해양을 만들려면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모두가 인재(人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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